▲ 이명박 후보 | ||
─김유찬 씨가 쓴 <이명박 리포트>를 보면 권 선생께서 매제인 김재정 씨의 재산이 실질적으로는 이명박 전 시장의 소유 재산인 것처럼 말했다는 부분이 소개되고 있는데.
▲(어이가 없다는 듯) 모두가 소설이다. 그 문제로 검찰에서 김유찬 씨와 직접 대질신문을 한 적도 있다. 그가 나를 억지로 끌어들이려는 의도는 뻔하지 않은가. 내가 김 씨와 친인척간이니까. 나는 지금 매제에 대한 모든 소식을 오히려 언론을 통해 듣고 있다.
─그래도 처남매제간인데 전혀 교류가 없다는 것은 선뜻 이해하기 어렵다.
▲예전이야 자주 만났지. 하지만 지금 매제가 진짜 많이 아프다. 언론에서는 자꾸 숨으려고 꾀병 부리는 것 아니냐고 의심하는데 사정이 그렇지 않다. 최근엔 매제를 일 년에 두 번 정도 만난다. 어머니 제사가 설날 다음날이어서 그 때 한 번 제사 모시러 오고, 아직 아버지(김 씨의 장인)가 살아계시기 때문에 추석 때 인사하러 한 번 오는 정도다.
─김 씨의 정확한 건강 상태나 병명은 무엇인가.
▲원래 당뇨가 있었다. 그의 부친도 당뇨로 돌아가신 것으로 알고 있다. 당뇨가 심하다보니 합병증으로 신장이 안 좋아졌다. 그러다가 또 6, 7년 전에는 풍이 와서 거동조차도 불편하게 됐다. 지금도 휠체어에 의지한다. 올해 어머니 기일에는 그나마 오지도 못해서 여동생 혼자 왔더라. 작년 추석 때 본 게 마지막인데 아버지께 간신히 절을 하고 소파에 앉아서 꼼짝을 못하더라. 3일에 한 번씩 신장 투석을 하고 있다. 검찰 소환에 날짜를 미룬 것도 신장 투석 때문인 것으로 알고 있다.
─김 씨의 재산 상태에 대해서 궁금한 점이 많다. 원래 집안이 부유했나.
▲그랬다. 그 부친이 국세청인가 전매청인가에서 고위 공무원을 지낸 것으로 알고 있다. 내가 알기론 집안에 제법 재력이 있었다. 여동생이 80년대 초에 (김 씨와) 결혼했는데 당시 결혼하자마자 동부이촌동인가에 큼지막한 아파트를 바로 사서 들어가더라. 솔직히 동생인데도 부러웠다. 또 그의 부친이 공무원을 퇴직하고 나서 건설 사업체를 운영했는데 사실상 매제가 외아들이었다. 그래서 부친의 사업을 고스란히 물려받았다.
─사업 수완이 좋은 편이었는가 보다.
▲솔직히 내가 보기에 매제는 그다지 사업 수완이 좋은 편이 아니었다. 한창 사업 잘하다가 몇 개는 엎어먹기도 했다. 사업 수완은 이 전 시장 형제들이 정말 뛰어나다. 특히 다스 회장인 이 전 시장의 큰형 이상은 씨가 사업 수완이 좋아 두 사람이 ‘경영은 사돈이 돈은 내가’ 식의 의기투합이 된 거다.
─사돈 간에 그렇게 동업을 한다는 것이 좀 부자연스러워 보이기도 하는데.
▲물론 우리 정서상 그렇게 볼 수도 있지만 한편으로는 또 못할 것도 없지 않은가. 남남끼리도 하는데. 내가 전해 듣기로는 매제가 술을 아주 좋아했고 사람들과 어울리는 것을 좋아했다. 그런데 이 전 시장의 큰형님이 또 상당한 애주가다. 이 전 시장을 비롯한 다른 형제들은 술을 전혀 못하는데…. 그래서 간혹 가족끼리 만나면 술을 좋아하는 매제와 이 전 시장의 큰형님이 따로 앉아서 술을 마셨다고 한다. 그 정도로 두 사람이 친하다.
─그렇다고 해도 김 씨가 다스나 많은 부동산에 대한 투자를 할 만큼 엄청난 재력가라고 보기 어렵다는 얘기도 있다.
▲내가 보기에 매제의 재산 형성 과정은 두 가지가 큰 계기가 됐다고 본다. 우선은 토건회사였다. 그가 현대건설 출신이고 또 매형이 있고 하니까 토건회사에서 상당히 재미를 많이 본 것으로 알고 있다. 거기서 벌어들인 돈으로 87년 다스에 투자했는데 그게 또 잘 된 거다. 그래서 다시 땅을 사고…. 하지만 그 이후로는 사업이 별로 신통치 않았다.
─그렇다면 그의 사업 배경에 매형인 이 전 시장의 도움이 있었기에 성공이 가능했다는 얘기도 되는가.
▲그렇다고 볼 수도 있다.
─(매제 김 씨의) 성격은 어떤 편인가.
▲어려서부터 곱게 자라온 사람이 되어 가지고 독하게 마음먹고 그러질 못한다. 그래서 내가 보기엔 사업가 체질이 아니라는 거다. 착하고 순박하다. 사교적이고 인정도 많다. K 중학 동창회에 돈도 많이 기부한 것으로 알고 있다. 돈을 벌려고 막 아등바등 하는 그런 성격이 못 된다. 그런데 좀 운이 있는 것 같다. 예를 들면 가구회사가 경영이 안돼 사실상 망했다. 그런데도 김포에 있는 공장 부지의 땅값은 또 엄청나게 오른 거다. 결국 손해보는 장사는 아니었던 셈이다. 뭐 그런 식이다.
─김 씨와 만나지는 못해도 통화는 자주 할 것 아닌가.
▲자주는 못하고 가끔 한다. 아무래도 몸이 안 좋으니까 건강상의 안부를 묻는 것이다. 그럴 때면 ‘아이 그냥 저냥 뭐 지낼 만합니다’라고 말한다. 한번 보자고 해도 ‘좀 조용하면 보죠’라고 하더라. 내가 만나러 가겠다고 해도 ‘천천히 한번 봅시다’ 하고 피하는 판이다. ‘시간이 지나면 (해결)되겠지요’라고도 하더라. 언론에서 하도 떠들어대니까 본인도 많이 신경이 쓰이나 보더라.
─그래도 너무 언론을 피하는 것은 오해의 소지가 있는 것 아닌가. 매형인 이 전 시장에게도 좋지 않을 텐데.
▲누군가 곁에서 그러더라. 진짜 본인이 죽게 생겼는데 매형이고 누구고가 다 무슨 소용이냐고. 그만큼 지금 그 사람이 몸과 마음이 고달프다. 심사숙고 끝에 (언론에) 안 나서는 게 좋다고 생각한 듯하다. 일단 한 번 나서기 시작하면 앞으로 대선 끝날 때까지 계속 시달릴 것 아닌가. 본인으로서는 무척 고통스럽고 감당하기 어렵다고 판단한 것 같다.
─그럼 부인이라도 나서야 하는 것 아닌가. 여동생은 뭐라고 하던가.
▲안 그래도 얼마 전 통화에서 내가 그랬다. 매제가 아프면 너라도 나서서 해명을 하라고. 그랬더니 ‘안 그래도 언론에서 여러 차례 접촉이 오는데 자기는 거기에 휘말리고 싶지 않다고. 내가 왜 나서야 하느냐’고 그러더라
─최근에는 (김 씨가) 경영하는 회사가 없나.
▲여러 개의 사업체를 (운영)했으니 관여하고 있는 게 있지 않을까. 잘 모르겠다. 내 동생 재산도 모르는데 매제 사정을 어찌 다 알겠나.
감명국 기자 kmg@ilyo.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