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석 달 전 사무직 재취업에 성공한 최정희 씨. | ||
취업 포털 사이트에 따르면 기혼여성의 구직자 수는 87.4%나 증가했지만 취업률은 미미한 수준에 그쳤다고 한다. 가능성이 희박하다고 포기하기는 이르다. <일요신문>에서는 전업주부에서 직장인으로의 변신에 성공한 중장년 여성을 만나 재취업 성공률을 높이는 방법을 알아봤다.
성공사례 하나
두순남 씨(가명·46)는 컴퓨터 관련 자격증만 11개를 갖고 있는 ‘열공 아줌마’다. 그러나 처음부터 취업을 염두에 두고 자격증을 취득한 것은 아니다. 그를 ‘열공 아줌마’로 만든 것은 다름 아닌 남편과 아이들. 컴퓨터 다룰 줄 모른다고 구박받은 일이 한두 번이 아니었단다. 자존심이 상해 동사무소에서 진행하는 무료 교육에 지원했고 워드, 엑셀 등 공부하다보니 재미가 붙었다.
두 씨는 시에서 진행하는 무료 교육에도 참가했다. 구청에서 실시하는 ‘예쁜 문서 만들기 경진대회’에서 우수상을 받았다. 두 씨와 수상자들이 모여 복지관 자원봉사를 시작했다. 60세 이상 노인들에게 컴퓨터를 가르치는 일. 하지만 남을 가르치는 일은 전문성이 요구돼 자격증 취득에 나섰다.
두 씨는 직업훈련학교에 들어가 6개월간의 교육과정을 끝내고 복지관 문을 두드렸다. 빈자리가 없어 자원봉사는 불가능했다. 내친김에 컴퓨터 강사로 재취업을 결심, 서울시 여성능력개발원을 찾았다.
구직등록을 했더니 여러 곳에서 연락이 왔다. 가사를 병행해야 해서 주5일 근무 실시 기업을 선택했다. 업무는 전반적인 사무관리. 3개월의 인턴과정을 거쳐 10월부터 정직원이 됐다. 월급은 100만 원이다.
두 씨는 “가정경제에도 보탬이 되지만 달라진 남편과 아이들의 시선에 기분이 좋다”고 말했다. 자신감이 생기면서 자신이 더없이 소중하고 자랑스럽게 느껴진다고 한다.
성공사례 둘
최정희 씨(47)는 서울시 여성능력개발원에서 사무자동화 교육과정을 두 달간 수료한 뒤 ‘여성 일자리 갖기 지원 프로젝트’를 통해 지난 7월 재취업에 성공했다. 총무부 소속으로 전화상담, 장부정리 등 다양한 업무를 맡고 있다. 성실한 태도에 10월부터는 정직원이 됐다.
최 씨가 취업한 회사의 박혜란 이사는 “사실 나이가 많아서 채용이 부담스러웠지만 공공기관 교육수료자여서 믿고 채용했다”며 “적극적인 업무자세와 탁월한 융화력이 주부사원의 장점인 것 같다”고 덧붙였다. 최 씨는 이전에도 다양한 일을 해왔지만 적성에 맞지 않아 그만뒀다. 여성능력개발원을 찾은 것은 자신이 진정으로 하고 싶은 일을 찾기 위해서였단다.
컴퓨터를 사용할 줄 알았지만 보다 원활한 재취업을 위해 교육과정을 이수했다. 정보기능검색 경진대회에서 주부 부문 우수상을 수상, 상금 20만 원도 받았다. 현재의 일은 적성에 잘 맞아서 만족도가 높다고 한다. 주5일 근무에 월급은 100만 원을 받고 있다. 가계에 보탬이 돼 흐뭇하단다. 가족들도 긍정적인 반응이다.
최 씨는 업무 영역을 넓히기 위해 퇴근 후 웹디자인 교육을 수강하고 있다. 그는 “몸은 피곤하지만 또 한 단계 업그레이드될 내 모습을 생각하면 없던 힘도 솟아난다”며 밝은 미소를 지었다.
김미영 객원기자 may424@ilyo.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