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 사장에 시장 측근 선정…“짜고 치는 고스톱” 투명 공정인사 취지 무색
윤 시장은 22일 도시공사 임원추천위원회가 서류와 면접을 거쳐 복수 추천한 2명 중 조용준 전 조선대교수를 사장으로 낙점, 도시공사에 통보했다.
문제는 조 전 교수가 ‘내정설’의 중심에 있던 장본인이라는 점이다. 조 전 교수는 윤장현 광주시장의 최측근이다.
결국 윤 시장이 공모제를 시행했지만 자신의 측근 인사를 도시공사 사장 자리에 앉히는 것으로 마무리돼 ‘무늬만 공모제’이라는 비난을 면치 못하게 됐다.
◇무늬만 공모제= 도시공사 공모 초기부터 이미 윤 시장과 가까운 조 전 교수가 사전 내정됐다는 설이 시청 안팎에서 파다하게 나돌았었다.
이 때문에 당초 도시공사 사장 공모에는 6명이 응모했으며 서류를 통과한 4명 중 1명은 내정설이 나돌자 ‘들러리를 설수 없다’며 중도 포기하기도 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일각에선 시민시장을 자처하는 윤 시장 입장에서 섣불리 조 전 교수를 임명하지는 못할 것이라는 시각도 있었다.
윤 시장도 최근 기자 간담회 자리에서 시 산하 기관장 인사와 관련해 ‘전문성’ 여부를 집중적으로 검증하겠다고 밝혀 사실상 임명 기준에 자신의 선거 캠프 관계자나 지인은 문제 될 것이 없다는 입장을 간접적으로 시사한 바 있다.
그러나 ‘설마했던 했던 일’이 현실화되다 보니 광주시와 윤 시장이 밖으로는 공기업 인사 취지에 맞는 기관장을 선임하겠다고 떠들며 개방형 공모 카드를 꺼내 들어 여론을 잠재운 뒤 안으로는 ‘측근’을 기관장으로 ‘앉히는’ 꼼수를 부렸다는 의혹만 더욱 짙게 됐다.
한 시민은 “설마 했는데 측근을 산하 기관장으로 선임한 시장의 독단에 놀라움을 금할 수 없다”며 “ 무늬만 개방형이고 차라리 임명보다 못한 일이 발생했다”고 비난했다.
◇들러리(?) 추천위원회= 시청 안팎에서는 ‘무늬만 공모’라는 비아냥과 함께 심사를 맡은 추천위원들이 역할을 포기한 채 ‘거수기’ 역할만 했다는 비난도 터져 나오고 있다.
추천위 구성 자체가 문제라는 것이다. 이번 도시공사 인사 잡음의 근원지는 결국 최종적인 임명권을 가진 윤장현 시장이라 게 관가의 공통된 지적이다.
임명권자인 시장의 입김을 배제하고 도시공사의 자율적인 판단과 기준에 의해 추천위가 구성돼야 하는 데 그게 현실적으로 어렵다는 것이다.
추천위 구성 단계부터 자율성이 상실돼 외압에 의해 영향을 받을 소지가 크고 들러리로 전락할 수 밖에 없다는 것이다.
광주도시공사의 전 간부는 “그동안 추천위 구성 과정을 보면 광주시장의 의중이 대부분 반영됐다. 일부 인사들은 ‘낙하산 인사’에 들러리 서기 싫다며 응하지 않는 경우도 있었다”며 “ 추천위원 구성 단계부터 외압을 배제할 수 있는 인물들로 채워져야 한다“고 말했다.
정성환 기자 ilyo66@ilyo.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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