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아파트 건설 현장으로 기사의 특정 내용과 관련 없음. | ||
이 상도덕 중에서 가장 중요한 덕목(?)은 ‘깃발을 먼저 꽂는 쪽이 우선권을 갖는다’는 것. 즉 누가 먼저 건설현장을 접수하느냐에 따라 이권의 향배가 갈린다고 한다. 일단 어느 한 조직이 건설현장을 선점한 상태가 되면 다른 세력들이 물러나는 게 암묵적인 룰이기 때문이다. 그래서 현장을 선점하기까지의 과정이 매우 치열하다는 게 경찰관계자의 전언이다. “깡패는 깡패가, 장애인은 장애인이 막는다”라는 이들의 행동강령에서도 다른 연합세력과 치열한 주도권 싸움이 벌어진다는 사실을 미뤄 짐작할 수 있다.
특정 조직에 의해 선점된 건설현장은 조폭들 사이에서 “누구누구 현장이다”라고 불리는데 대개의 경우엔 그 영역을 인정해주는 분위기라고 한다. 어느 쪽 ‘형님’이 관리하는 곳이기 때문에 건드리지 않는다는 식의 암묵적 동의가 이뤄진다는 것이다.
몫을 나눌 때도 그들만의 룰이 있다. 만약 한 연합세력이 경호 계약을 따내면 조폭과 경호업체, 장애인단체 등은 서로의 몫을 분배한다. 이럴 때 쓰이는 용어가 ‘조각을 낸다’라는 표현이다. 이들은 서로 세대를 나눠 그쪽에 들어가는 인테리어 업체에서 나오는 돈을 각각 자신들의 몫으로 가져가는 방법을 쓴다고 한다.
이윤구 기자 trust@ilyo.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