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사진제공=heymantoday.com | ||
클럽, 쩜오, 퍼블릭, 하드코어 룸살롱 등 과거 텐프로와 비교가 되지 않던 낮은 레벨(?)의 업소들이 선전하는 데 반해 텐프로 업소가 고전을 면치 못하자 에이스급의 텐프로 아가씨들이 ‘배’를 갈아타는 경우도 속출하고 있다. 어차피 돈 때문에 진출한 유흥가인데 자존심보다는 실리를 택할 수밖에 없다는 입장인 셈이다.
그렇다면 이렇게 둥지를 떠난 텐프로 아가씨들이 새로 정착하는 곳은 어디일까. 그곳은 최근 새롭게 떠오르고 있는 이른바 ‘텐프로 풀살롱’이라는 신종 룸살롱이다.
최근 등장한 ‘텐프로 풀살롱’도 외관상 텐프로를 표방하고 있지만 서비스 수위에서 일반 텐프로 업소와 확연한 차이가 있다. 업소 아가씨의 수질은 텐프로 급이지만 서비스는 말 그대로 ‘2차까지’ 이어진다는 것. 업주 C 씨는 자신이 도입했다는 이 새로운 영업 시스템을 ‘명품 풀코스’라 부르고 있었다.
업주 C 씨에 따르면 강남 선릉역 인근 등지에는 텐프로 풀살롱이 벌써 몇 곳 자리 잡은 상태. 그는 이들 업소가 기존의 텐프로 업소에서 2% 부족했던 부분을 채워줌으로써 마니아들로부터 폭발적인 호응을 얻고 있다고 설명했다.
“기존의 텐프로 업소에서는 ‘공식적’으로 ‘2차’는 불가능했다. 업소 서비스 매뉴얼에 2차 자체가 아예 존재하지 않았던 것이다. 하지만 텐프로 풀살롱은 텐프로에서 일하는 아가씨들의 인정받은 수질과 퍼블릭 룸살롱의 저렴한 가격, 끝까지 가는 서비스 등을 조합시켜서 고객들에게 최대의 만족감을 준다. 향후 룸살롱 업계의 판도도 텐프로 풀살롱 위주로 재편될 것이다.”
지금까지 텐프로 업소의 주 고객은 부유층 인사들이었다. 텐프로 업소 아가씨들 중 일부는 특급 미모를 내세워 손님들의 자존심을 교묘히 자극, 이른바 ‘공사치기’(손님을 스폰서 삼아 큰돈을 받아내는 것)를 하기도 했다. 그 매개가 됐던 것은 다름 아닌 ‘비공식 2차’. 공식적으로는 2차가 없다고 내세우면서도 뒤에선 엄연히 2차가 존재했던 것이 공공연한 비밀이었다.
텐프로 업소의 일부 마담과 아가씨들은 비공식 2차를 통해 손님들로부터 큰돈을 챙겨왔고 손님들은 은밀한 2차의 대가로 거액을 탕진해야 했다. 초창기엔 텐프로 업소의 손님들이 ‘귀하신 아가씨들’과 은밀한 만남을 갖기 위해 혈안이 됐지만 근래 들어 일부 아가씨들의 공사치기 실태가 일반에 알려지면서 텐프로 룸살롱의 전성기 또한 저물기 시작했다.
당초 고품격 서비스를 받고자 텐프로 업소를 찾았던 부유층 손님들이 주객이 전도된 듯한 서비스 상황과 ‘공사치기’ 등으로 드러난 일부 아가씨들의 ‘저품격’에 염증을 느끼게 된 것이다. 이런 와중에 경기가 침체돼 텐프로 업소의 불황이 가중되는 상황에서 등장한 것이 바로 텐프로 풀살롱이다. 이곳은 한마디로 ‘명품형 럭셔리 풀살롱’이라 불리고 있다.
현재 텐프로 풀살롱은 강남 선릉역과 신사동, 역삼동 주변을 중심으로 하나둘씩 생겨나고 있다. 이들 업소는 기존의 텐프로 업소 아가씨들과 새끼마담들을 적극적으로 영입, 고품격서비스를 지향하면서도 ‘비공식 2차’와 같은 ‘내숭’ 없이 풀코스 서비스를 제공한다는 점을 강점으로 내세우고 있다.
선릉역 부근에 위치한 A 룸살롱은 최근 등장한 텐프로 풀살롱 중 하나. 업주 B 씨는 “우리 업소의 시스템은 텐프로에 대한 고객들의 가장 기본적인 욕구에 맞춰졌다”며 업소 시스템에 대해 설명했다.
B 씨는 “텐프로 업소에서 술을 마실 때 가장 아쉬운 것은 아가씨들이 옆자리를 자주 비운다는 것이다. 이는 아가씨들이 여러 테이블을 동시에 뛰기 때문인데 이렇게 ‘더블’을 뛰다보면 아가씨가 정작 손님 옆을 지키는 시간은 얼마 안 된다”며 “우리는 손님들이 가장 아쉬워하는 이런 점을 과감히 개선했다”고 말했다.
그에 따르면 통상 텐프로 업소에선 한 ‘타임’(한 팀의 손님이 룸에 머무는 시간)이 3시간 정도지만 A 룸살롱은 그 절반인 한 시간 반 수준이다. 대신 아가씨들이 더블을 뛰는 일이 절대로 없다고 한다. 텐프로급 아가씨들이 한 시간 반 동안 줄곧 옆자리를 지키고 앉아 있으니 손님들은 되레 즐거워한다고.
B 씨는 “손님이 기존 텐프로 업소에서 세 시간 앉아 있어도 업소에서 인기 있는 아가씨를 앉힐 경우 실제로 아가씨가 자리를 지키는 시간은 불과 한 시간도 채 되지 않는 경우가 많다”며 “그런 점을 감안하면 한 시간 반 동안 강남 최고 수준의 아가씨들과 줄곧 술잔을 기울일 수 있다는 것은 우리 업소만의 장점이다”라고 말했다.
또한 텐프로 풀살롱은 아가씨들의 복장에서도 텐프로 모드를 따르고 있다. 텐프로 업소 아가씨들은 이른바 ‘홀복’이라 불리는 업소용 드레스를 입지 않고 개인이 직접 구매한 명품 의상을 입는다. 이런 점은 이곳 텐프로 풀살롱도 똑같다. 아가씨들은 저마다 최고급 명품 옷으로 자신을 돋보이게 치장한다. 캐주얼한 복장을 하고 있다고 해서 저렴한 옷으로 여기면 오산이다.
반면 이에 비해 술값은 과거 텐프로 업소의 거의 3분의 1이나 4분의 1 수준이란다. 두 명이 과하게 마셔도 술값은 100만 원을 초과하지 않는다고 한다.
A 업소의 메인 마담으로 일하는 이미란 씨(가명·33)는 “이곳을 찾는 손님들은 과거 텐프로를 찾던 이들이 대부분”이라며 “예전에 일했던 텐프로 룸살롱에선 가게에서 좀 괜찮은 술을 드시는 분들은 하룻밤 술값으로 1000여만 원을 쓰는 경우도 있었다. 우리 업소에선 아가씨들의 봉사료를 제외하면 실질적인 술값은 수십만 원에 불과하다”고 전했다.
텐프로 풀살롱이 기존의 텐프로 업소와 확연히 구분되는 점은 바로 서비스에 있다. 아가씨들이 더블을 뛰지 않는다는 점 외에도 지금까지 텐프로 업소에서 ‘금지’해오던 것들이 이 업소에선 가능하다. 그중에서 특히 다른 것이 바로 2차 서비스다. ‘2차’의 유무는 지금까지 텐프로 업소와 일반 룸살롱을 구분 짓는 경계와 같은 것이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그러나 이제는 이 구분이 무의미하게 됐다. 텐프로급 아가씨들로 구성된 업소에서 2차가 이뤄지게 됐기 때문이다.
또 다른 텐프로 풀살롱 관계자 최아무개 씨는 2차 여부에 대해 “이 자리에서 말하기는 힘들다”며 즉답을 회피했다. 하지만 텐프로 풀살롱에 드나드는 고객들은 대개의 경우 2차가 이뤄진다고 전한다.
일부 마니아들의 경험담에 따르면 텐프로 풀살롱에선 한 타임이 끝나면 손님과 아가씨가 2차를 나간다. 이 모든 서비스가 한데 묶여 있기 때문에 풀코스 룸살롱 즉 풀살롱이라는 것이다. 결국 텐프로 풀살롱은 기존 텐프로 업소의 비공식 2차를 수면 위로 끌어내 영업하는 형태라고 할 수 있다.
앞서의 업주 C 씨는 “솔직히 우리 업소 시스템은 테이블 안에서 보내는 시간이 일반적인 룸살롱 시스템과 비교해서 짧다. 하지만 최상의 수질로 굵고 짧게 가자는 게 업소 전략이다”라며 “텐프로 업소보다 저렴하면서도 모든 서비스가 짧은 시간 안에 다 녹아 있는 서비스를 맛보려면 우리 같은 시스템이 적격”이라고 말했다.
한 유흥문화 전문가는 텐프로 풀살롱의 등장이 결국 유흥가의 ‘2차’ 관행을 더욱 부추기는 계기가 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성매매를 법으로 금지시켰지만 여전히 성을 팔고 사는 사람들이 넘쳐나는 세상이다.
구성모 heyman@heymantoday.com 대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