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진그룹은 한진칼의 지주회사 전환을 위해 오는 11월 20일까지 1조 1340억 원 규모의 유상증자를 실시한다고 24일 밝혔다.
대한항공 주식을 주당 3만 7800원에 공개 매수하고, 그 대가로 주당 2만 6298원에 발행되는 한진칼의 주식 4312만 1149주를 현금 대신 지급하는 방식이다. 한진칼은 대한항공 주주들로부터 오는 10월 15일부터 11월 5일까지 공개 매수 청약을 받아 한진칼 신주를 배정한다.
이로써 한진그룹은 한진칼의 대한항공 보유지분을 20% 이상으로 높일 계획이다. 공정거래법상 지주사 요건을 충족시키려면 오는 2015년 8월까지 한진칼의 대한항공 지분율을 20% 이상으로 높여야 한다. 한진칼은 현재 대한항공 지분을 6.88% 보유하고 있다.
또한 한진칼이 지주사로 지배력을 강화하기 위해 대한항공 주식을 갖고 있는 조양호 한진그룹 회장 등 오너 일가와 특수관계인이 모두 이번 공개매수에 참여할 가능성이 높다. 조 회장 오너 일가가 공개매수에 참여하면 이들의 한진칼 지분율은 현재 25.2%에서 최대 57.2%까지 늘어날 수 있다. 오너 일가가 지주회사 한진칼을 지배하고, 대한항공을 자회사로 두는 구조가 완성되는 것이다.
한진그룹은 앞서 지난해 8월 대한항공을 인적 분할해 지주사인 한진칼과 항공운송 사업을 하는 대한항공으로 나누면서 지주회사 체제로 개편을 시작했다.
현재 한진그룹의 지배구조는 ‘한진칼-정석기업-한진-대한항공-한진칼’로 이어지는 순환출자 구조를 갖고 있다. 유상증자가 성공할 경우 한진칼이 대한항공을 직접 지배하게 된다.
그러나 정석기업과 한진이 남아 순환출자 구조는 유지된다. 때문에 한진그룹에서는 한진칼과 한진, 정석기업을 모두 합병해 통합지주사로 지배구조를 단순화하는 방안도 검토 중인 것으로 전해진다.
민웅기 기자 minwg08@ilyo.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