선배의 친구는 나의 선배
한 기수 차이라도 기수 선후배 사이에서는 기율이 엄격하다고 한다. 군대에서 ‘바로 위 고참이 가장 무섭다’는 속설이 조직폭력배 사이에서도 통용되고 있는 셈이다. 또한 조직과 관련된 대부분의 일은 기수별로 이루어진다고 한다. 한 예로 비상연락망을 가동할 때 윗기수 조직원이 바로 아랫기수에게 연락을 취하고 해당 기수 조직원이 또 자신의 아랫기수에게 연락하는 방법을 쓴다는 것.
검찰에 따르면 조폭세계에선 선배가 기수 차이가 많이 나는 후배들의 일에는 관여하지 않는 게 일반적이라고 한다. 대신 후배들의 행동이 마음에 들지 않으면 자신의 바로 아랫기수에게 ‘애들 관리 좀 잘 하라’는 식으로 한마디만 하면 나머지 후배 기수들이 알아서 움직인다는 것이다.
대부분의 조폭들은 이러한 그들만의 계급 구조를 토대로 조직의 기강을 유지한다고 한다. 검찰 관계자는 “조직폭력배들의 기강 확립 방법은 전통적으로 두 가지가 있다”며 “가장 잔인한 방법이 ‘단지’ 즉 손가락을 자르는 것이고 그 다음이 야구방망이로 집단 구타하는 것으로 일명 ‘줄빠따’”라고 설명했다. ‘단지’ 의식은 말 그대로 후배들이나 자신의 잘못에 책임을 지고 조직 선배들 앞에서 손가락을 자르는 의식을 거행하는 것이다. 검찰 관계자는 “주로 ‘단지’ 의식은 자신이 관리하는 후배들의 잘못을 용서받기 위해 선배 앞에서 행하는 의식으로 중간급의 조직원들이 손가락을 자르는 경우가 많다”고 말했다.
일명 ‘줄빠따’는 윗기수에서 파도 타듯이 아랫기수로 내려오는 폭력행위로 맨 윗기수가 후배들을 집합시켜 야구방망이로 엉덩이를 때리면 다음 기수가 야구방망이를 받아 자신의 후배들을 때리는 식으로 이뤄진다. 맨 막내 기수는 몇 백대를 맞을 수밖에 없는 방식이다.
검찰 관계자는 “조직폭력배들은 자신의 조직을 유지하기 위해 이렇듯 잔인한 방법을 동원해 기강을 확립하고 있다”며 “요즘엔 ‘줄빠다’가 조직폭력배들 사이에서 가장 많이 사용되는 방법”이라고 전했다.
이윤구 기자 trust@ilyo.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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