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지만 속으로는 예측 가능한 시나리오 중 ‘최악’의 상황이 발생했다는 생각이다. 이회창 후보 측근들은 후보단일화에 대해 “설마 되겠느냐”는 반응을 보여왔다. 하지만 단일화가 눈앞에 다가온 것. 따라서 대선전략도 전면 수정해야 할 판이다.
우선 한나라당은 노 후보가 단일후보로 될 것으로 판단하고 있다. 이 후보측의 한 특보는 “조직을 가지고 있는 노 후보가 정 후보를 앞서는 것은 너무나 당연한 일”이라고 말했다.
또 다른 관계자도 “TV토론 과정에서 노 후보가 정 후보를 가지고 놀 것”이라고 말할 정도다. 이 점에 한나라당은 그나마 다행으로 본다. 이 후보가 경쟁하기 쉬운 상대로 노 후보를 꼽고 있기 때문. 사실 한나라당이 ‘청와대 배후설’을 운운하며 정 후보를 향해 집중 포화를 가한 것도 같은 이유에서다.
한나라당이 노 후보를 선호하는 근거는 노 후보라면 예측 가능하다는 데 있다. 이른바 ‘노풍’으로 수직 상승한 노 후보가 지방선거, 재보선 그리고 후보활동 등을 통해 단점이 드러나면서 실체가 완전 노출됐다는 것.
이와 함께 노-정 두 후보 지지층을 비교해 볼 때 정 후보의 지지표에 잠재적 이회창 표가 더 많다는 게 한나라당 대선전략팀의 판단이다. 실제로 그런 결과가 나오고 있다. 18일자 〈동아일보〉 여론조사에 따르면, 노 후보로 단일화될 때 정 후보 지지자들은 43.2%가 노 후보를, 20.3%가 이 후보를 지지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반대로 정 후보로 단일화될 때 노 후보 지지자들의 투표 성향은 정 후보 58.1%, 이 후보 13.6%로 조사됐다. 이는 지지층이 공고하지 못한 정 후보 지지자들이 이 후보쪽으로 넘어온 결과다. 이 때문에 한나라당은 단일화 저지는 물론 노-정 양측을 벌여놓는 교란작전을 전개할 것으로 보인다. 청와대 배후설은 물론 노-정 이면합의설 제기, 특정 후보 의도적으로 띄우기 등등 여러 방안이 나오고 있다. [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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