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노무현 대통령 관련 자료집. | ||
하지만 소기의 목적을 달성하지는 못했다. 당사에 비치된 텔레비전, 컴퓨터 등 집기 목록은 일일이 적었으나, ‘공포의 빨간딱지’를 붙이지는 못했던 것. 당직자들과 실랑이를 벌이는 동안 사진기자들이 몰려왔기 때문이다. 이에 집달관과 성전기획 직원들이 “다음에 다시 오겠다”는 말만 남긴 채 황급히 당사를 떠나야 했다.
민주당은 지난 2000년부터 지난해 7월까지 성전기획으로부터 모두 7억5천3백51만8천3백원어치의 인쇄물을 납품받았다. 그리고 지난해 민주당이 분당되기 전까지 5억5천4백95만4천7백원만 갚았다. 아직 1억9천8백56만3천6백원을 갚지 못한 셈이다.
그런데 성전기획으로부터 납품받은 인쇄물 가운데는 노무현 대통령과 관련된 자료집과 연설문 등도 포함돼 있다. 대선 전인 2002년 11월에는 <노무현 문답으로 풀어보는 100문 100답> 1백만 부(8천66만3천원), 같은 해 12월에는 <16대 대통령선거 정책공약자료집> 1만5천 부(3천3백82만5천원)과 <당선자 대국민 연설문> 1천 부(1백21만원) 등이 바로 노 대통령과 직접 관련된 인쇄물. 장전형 대변인은 “노무현 대통령이 소속된 열린우리당이나 청와대에서 갚아야 할 돈을 왜 우리가 지급해야 하는지 모르겠다”며 어처구니없어 했다.
더군다나 성전기획이 김원기 국회의장의 막내 동생이 운영하는 회사라는 까닭에 민주당 당직자들의 분노는 더욱 고조됐다. “김원기 의장이 어떻게 우리한테 이럴 수 있느냐”는 격한 목소리가 여기저기서 쏟아졌다. 분당 전까지만 해도 ‘한솥밥’을 먹었던 김 의장에 대한 배신감과 섭섭함이 그대로 드러났다. 이정일 사무총장은 “김 의장은 사태가 이렇게까지 된 것에 대해 도의적으로 사과라도 해야 하는 것 아니냐”는 불만을 표출했다.
김 의장측은 이와 관련해 “의장님 동생이 운영하는 회사라고 해서 다 공짜로 해줘야 하는 것이냐”고 반문하며, “(이번 사태를) 왜 의장님과 연결 지으려고 하는지 모르겠다. 더 이상 코멘트할 이유가 없다”고 말했다. 성전기획 관계자는 “우리는 계속 밀린 대금을 청구할 것”이라는 입장을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