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중앙지법 형사19단독 김정훈 판사는 21일 절도죄로 기소됐지만 투병으로 법정에 출석하기 어려운 이 씨의 병원을 찾아 재판을 진행한 뒤 징역 8월에 집행유예 2년을 선고했다.
재판부는 이날 오전 공판 검사, 국선전담 변호사 등 소송관계인과 함께 병원에서 마스크를 쓴 채로 20여분간 재판을 진행했다.
서울중앙지법이 찾아가는 재판을 실시한 것은 지난 4월 하반신 마비 피고인의 집을 찾은데 이어 올해 두 번째다.
김 판사는 “이 씨가 일정한 주거를 갖고 있지 않는 상태에서 타인의 금품을 훔치고 동종 범죄로 처벌받은 전력이 수차례 있어 징역형의 선고가 불가피 하다”면서도 “일부 피해가 회복된 점, 피해자가 처벌을 원하고 있지 않은 점, 이 씨가 결핵을 앓고 있어 건강이 매우 좋지 않은 점 등을 고려해 형 집행을 유예하기로 한다”고 판시했다.
이 씨는 지난해 12월18일 오후 3시15분께 서울 중구 시청광장 지하쇼핑센터에서 전기작업을 하던 A 씨가 벗어놓은 점퍼에서 휴대전화와 현금, 카드 등을 훔친 혐의로 기소됐다.
배해경 기자 ilyohk@ilyo.co.kr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