누군가 이렇게 물어올 때 과연 자신 있게 “네”라고 대답할 수 있는 사람은 얼마나 될까. 모르긴 몰라도 대부분의 사람들은 아마 고개를 갸우뚱거리며 “잘 모르겠다”고 대답할 것이다. 정말 자신의 소질을 알고 또 적성에 맞는 직업을 택한 사람들을 가리켜 ‘행운아’라고 부르는 것도 이런 이유에서일 것이다. 말 그대로 ‘어쩌다 보니 선택한’ 직업은 흥미를 느끼기는커녕 날로 쌓여만 가는 스트레스로 고통 받거나 혹은 돈을 벌기 위한 밥벌이 수단으로 전락하기 마련이다.
독일 칼스루에 소재의 ‘엑스트라뷰 컨설팅’ 회사의 안드레아스 카츠는 “자신의 소질이나 적성을 무시한 채 전혀 다른 일을 하거나, 혹은 타고난 재능을 아예 모르고 있는 사람은 어떤 일을 하더라도 직장 생활에 불만을 느낄 수밖에 없다”고 말한다. 이럴 경우에는 아무리 열심히 일을 해도 능률이 오를 리 없을 뿐더러 성공하기도 힘들다.
이런 맥락에서 요즘 미국에서는 새로운 체험 상품 하나가 사람들에게 각광받고 있다. 2004년 처음 시작된 ‘천직을 찾아 휴가를 떠나보라’고 권고하는 ‘보케베케’라는 상품이 바로 그것이다. ‘천직’을 뜻하는 보케이션(Vocation)과 ‘휴가’를 뜻하는 베케이션(Vacation)의 합성어인 ‘보케베케(Vocatioan-vacation)’는 직장에서 휴가를 내고 평생 꿈꿔왔던 직업을 체험해 보는 상품이다. 각 분야의 전문가인 멘토의 지도에 따라 며칠 간 현장에서 일을 배우면서 과연 내가 꿈꾸는 직업이 나의 적성에도 정말 맞는지를 가늠할 수 있다. 때문에 이직을 꿈꾸는 사람이나 전혀 새로운 분야의 일을 시작하고 싶지만 막상 용기가 나지 않는 사람들에게는 더할 나위 없이 좋은 기회가 되고 있다.
가령 현재 직업은 선생님이지만 사실은 패션 디자이너가 꿈인 경우에는 주어진 휴가 기간 동안 직접 디자이너의 곁에서 일을 배우면서 스스로 디자인을 시도해보는 식이다.
다음은 ‘엑스트라뷰 컨설팅’사가 작성한 개인의 재능과 소질을 알아보는 간단한 적성 테스트다. 과연 나는 특정한 분야를 파고드는 게 맞는 전문가 체질일까, 아니면 다른 사람들과 함께 일하는 게 맞는 팀원 체질일까, 그것도 아니면 창의력과 창조성이 풍부한 몽상가 체질이나 다른 사람들을 이끄는 지도자 체질 혹은 사람들을 모으고 결합시키는 데 재주가 있는 통합자 체질일까(다른 사람이 보는 나는 어떤 사람인지 알기 위해서 친구나 직장 동료들에게 부탁해서 테스트를 작성하게 하는 것도 좋은 방법이다. 자신이 직접 작성한 테스트 결과와 비교해 보자).
김미영 해외정보작가 world@ilyo.co.kr
테스트
다음의 문항들은 다섯 가지 그룹으로 나뉘어 있다. 각 그룹별로 총 10점 만점이 되도록 문항마다 점수를 분포해서 매기도록 한다. 가장 근접한 문항에는 높은 점수를, 전혀 해당이 되지 않을 경우에는 0점을 주어도 무방하다. 예) 1번 문항: 6점, 2번 문항: 3점, 3번 문항: 0점, 4번 문항: 1점, 5번 문항 : 0점=총 10점
1 내가 알고 있는 전문지식과 경험이 직장에서 하는 일에 도움이 된다.
2 현재 다니고 있는 직장에서 다양한 분야의 사람들과 잘 어울려서 생활하는 한편 일도 함께 잘 한다.
3 새로운 기회나 가능성이 보이면 재빨리 포착한다.
4 스스로 일을 만들어서 시작하는 편이며 마무리도 확실하게 짓는다.
5 직장에서 어떤 동료가 어떤 일에 얼마나 잘 맞는지를 꿰뚫고 있으며, 그 동료와 함께 협력해서 공동 목표를 달성할 수 있다.
6 엉뚱한 생각을 자주 하는 편이며, 다른 사람이 미처 생각하지 못한 관점에서 생각한다.
7 어떤 결정을 내리기 전에는 먼저 그 일에 얽혀 있는 여러 관련 사항을 면밀하게 검토한다.
8 다른 사람의 입장에서 잘 생각하며 의견을 존중해준다.
9 어떤 일에 확신이 들면 다른 사람들이 반대를 해도 결정한 대로 밀고 나간다.
10 맡은 일은 늘 신중하게 처리하며, 완벽하게 마무리 짓는다.
11 직장에서 어떤 결정을 내릴 때에는 나의 의견이 강력한 영향력을 미친다.
12 상상을 즐겨 하는 편이며, 그로 인해 새로운 아이디어가 샘솟는다.
13 매사에 호기심이 많기 때문에 어떤 분야에 대한 지식을 깊게 파고들길 좋아한다.
14 직장 생활에서 동료들 간의 협동심을 특히 중요하게 생각한다.
15 직장 내 다양한 관심과 흥미를 하나로 통일시키는 데 재주가 있다.
16 공동의 목표를 이루기 위해서 다른 사람의 의견도 잘 듣는다.
17 정한 판단을 내리기 위해서 동료들의 다양한 의견을 수렴한다.
18 다른 사람들과 만날 때에는 감정에 휩쓸리기보다는 이성적으로 대하는 편이며 그들의 전문가적인 의견에 관심이 많다.
19 다양한 의견 속에서도 직감에 따라 상황을 파악한다.
20 회의를 지루하게 끌기보다는 신속하게 결정을 내려서 합의점을 도출한다.
21 아이디어를 실행에 옮기는 일보다는 아이디어를 구상하는 일이 더 좋다.
22 즉흥적이기보다는 신중한 편이다.
23 여러 가지 다양한 관점과 의견들을 하나로 모으는 데 능숙하다.
24 새로운 아이디어를 만들어 내는 것보다는 다른 사람이 내놓은 아이디어를 실행에 옮기는 것을 더 좋아한다.
25 업무상 어떤 결정을 내리기 전에는 그로 인해 해당 직원에게 어떤 영향을 미칠지 고려한다.
26 어떤 위험 상황이 발생해도 잘 대응하는 능력이 있다.
27 나도 동료를 믿고 동료들도 나를 믿는다.
28 논리적으로 생각하고 이성적으로 행동한다.
29 어려운 상황이 닥쳐도 침착하고 신중하게 일을 처리한다.
30 전략적인 사고로 이점을 재빨리 파악한 후 정확한 판단을 내린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