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8일 경찰은 “서울 서대문구, 마포구 일대에서 건강기능식품 판매업 신고를 하고 중국 대만 등 외국인 관광객을 상대로 688억 원 상당의 건강기능식품을 판매한 혐의로(건강기능식품법에관한법률 및 식품위생법 위반) 업체 대표 등 관계자 14명을 검거했다”고 밝혔다.
경찰에 따르면 이들은 건강기능식품을 콜라와 커피의 성분 분리 현상을 이용한 속칭 ‘커피시연’과 ‘콜라시연’을 통해 마치 간에 해로운 물질을 분해시키는 효능이 있는 것처럼 허위․과장 광고하는 방식으로 총 688억 원(㈜한국서OO 92억원. ㈜한국보OO 91억원. ㈜한국익OO 140억원. ㈜한국건OO 137억원. ㈜한국보OO 228억원) 상당의 건강기능식품 등을 판매해 부당이득을 취득했다.
이들 중에선 ‘커피시연’을 통한 판매로 약 8개월 만에 90억 원 상당의 부당이득을 취한 사례도 있었다.
대만국적의 화교인 근 아무개 씨(44)는 관할구청에 판매업 신고를 하지 않고 서대문구 충정로에 ㈜보수OOO회사를 설립했다.
근 씨는 한국을 찾은 중국인 관광객을 알선해주는 여행사 및 가이드에게 해당 여행사에서 데려온 관광객이 구매한 자사의 건강기능식품금액의 50~60%를 지급하며 외국인 관광객을 유인했다.
근 씨는 올 해 2월 1일 경부터 지난 10월 16일 경까지 자신의 회사 홍보관에서 중국인 등 관광객들을 상대로 헛개나무 및 밀크씨슬(엉겅퀴풀의 일종) 추출물과 비타민C가 혼합된 건강기능식품인 자체개발 제품을 마치 간 치료 및 손상된 간을 회복시켜주는 탁월한 효과가 있는 것처럼 허위 과장된 광고로 약 92억 원 상당의 제품을 판매했다.
이밖에도 ㈜OO코리아 대표 진 아무개 씨(55), ㈜레이OO대표 김 아무개 씨(38), ㈜익OO 대표 모 아무개 씨(대만국적˙56), ㈜OO플러스 대표 이 아무개 씨(49) 등 역시 2013년 2월 경부터 2014년 10월 경까지 약 1년 반 동안 각 회사 홍보관에서 헛개나무 및 밀크씨슬 추출물과 비타민C가 혼합된 건강기능식품을 마치 간 치료 및 손상된 간을 회복시켜주는 탁월한 효과가 있는 의약품으로 허위 과대광고를 해 거액의 부당 수익을 올렸다.
이 과정에서 각 업체 별로 적게는 90억 원에서 많게는 200억 원 상당의 건강기능식품을 판매했다.
거액의 부당 이득이 가능했던 이유는 이들이 건강기능식품을 생산 공장으로부터 5만원에 매입해 90만원에 판매하는 등 적게는 10배에서 많게는 18배의 폭리를 취했기 때문이다.
앞서 이들은 일반적으로 건강기능식품을 홍보할 경우 판매실적이 부진할 것을 우려해 속칭 ‘커피시연’을 악용하기로 마음먹었다.
‘커피 시연’이란 믹스 커피에 건강기능식품 분말을 혼합하면 약 5분 후 커피와 프림이 분리되는 현상을 말한다.
‘콜라시연’ 역시 콜라에 건강기능식품 분말을 혼합하면 약 2시간 후 물과 콜라색소가 분리되는 현상이 일어나는데, 이들은 이런 ‘시연’을 통해 마치 자신들이 판매하는 제품이 간에 해로운 물질을 분해시켜 간을 보호해주고, 숙취 해소, 면역력 강화, 인체 영양분 보충, 간세포 회복, 간 섬유화 예방 등 간 질병의 예방 및 치료에 효능이 있는 것처럼 속여 매출을 극대화해온 것이다.
또한 이들은 중국어로 된 사이트를 개설해 간 기능이 이상이 있는 사람, 간염, 지방간, 알콜중독 환자, 폭음이나 과도 음주로 간 기능이 안 좋아진 사람, 담낭염 등 각종 담 질병 환자. 화학물질. 농약. 등 독성이 있는 물질로 인체에 간 기능이 손상된 사람 등에게 효과가 있다고 제품 홍보를 해왔다.
하지만 문제의 제품을 복용한 중국인 관광객들의 복용 후기들이 뒤늦게 퍼지면서 이들에게 700억 원에 달하는 부당 이득을 안겨준 ‘마법의 시연’도 끝이 나게 됐다.
‘커피 시연’에 속아 피해를 입은 중국인 관광객 일부는 온라인 사이트에 “몸이 좋지 않아 여러 가지 약을 먹어서 간이 좋지 않았는데 직원의 소개로 3개월 먹으면 치료된다고 하여 그 제품을 구입했다. 아무런 효과를 보지 못했다.”, “한국 단체여행 코스에서 간기능 회복 제품을 소개하며 콜라에 식품분말을 넣는 실험을 하였는데 아주 신기하였지만 제품 가격이 너무 비싸다.”라는 등의 의견을 내놓았다.
결국 우리나라의 부정적인 이미지만 더 부각된 셈이다.
이에 대해 경찰은 “최근 우리나라에 중국 관광객의 증가로 저가 여행이 만연해지면서 여행사와 가이드에게 주는 리베이트 금액이 총매출의 50~60%에 이를 정도로 그 한계 수준을 넘어선 상태”라며 “여행사는 저가 여행비용을 건강기능식품 판매업업체 및 각종 기념품 판매업체로부터 리베이트를 받아 이를 충당하는 악순환이 지속적으로 이루어져 결국 한국을 찾은 외국인들에게 한국 관광의 이미지를 실추시키고 국격을 떨어뜨리고 있다”고 밝혔다.
이어 경찰은 “올바른 먹거리 문화 정착을 위하여 노력하는 한편, 국가 이미지를 훼손하는 건강기능식품 위반사범을 지속적으로 단속해 불량식품 척결에 최선을 다하겠다”고 덧붙였다.
김포그니 기자 patronus@ilyo.co.kr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