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와 거꾸로만 투자하면 대박
‘둥신’이 네티즌들의 관심을 모은 것은 그가 미네르바처럼 경제 상황을 정확히 예측했기 때문이 아니라 정반대로 매번 예측이 빗나갔기 때문이다. “둥글게와 거꾸로 가면 호재를 맞는다”는 소문이 퍼져 네티즌들 사이에서는 ‘둥신이 매수하면 하락, 둥신이 매도하면 상승’이란 공식이 등장할 정도로 그의 ‘거꾸로 예언’은 족집게처럼 들어맞았다.
둥글게가 주식갤러리에 나타난 것은 지난 2007년 여름, 코스피 지수가 2000을 돌파한 시점이었다. 그가 처음 투자한 금액은 100만 원. 당시 고등학교 2학년 학생치고는 상당히 큰 액수였다. 그는 처음 투자를 한 날부터 하한가를 맞았고 며칠 후 서브프라임 모기지 사태에 직면하게 된다. 하지만 당시까지만 해도 모든 사람들이 큰 피해를 본 탓에 둥글게란 존재를 크게 인식하지 못했다.
그런 그가 주식갤러리 네티즌들의 관심을 본격적으로 끌기 시작한 것은 주식워런트증권(ELW)에 관심을 갖기 시작하면서부터다. 주식워런트증권은 주가가 오르면 ‘콜’을 매수한 사람이 수익이 나는 것이고 반대로 주가가 하락하면 ‘풋’을 매수한 사람이 수익이 나는 구조를 갖고 있다. 둥글게가 ‘콜’이라고 한 다음 날은 주가가 하락하고, ‘풋’이라고 한 다음 날에는 주가가 상승해 쪽박을 찬 것.
이후 둥글게가 주식을 매수하면 번번이 폭락했고 그가 주식을 빼면 폭락하던 주식도 급상승했다. 그때부터 주식갤러리에서는 둥글게를 ‘둥신’이라고 불렀다.
둥신이 ‘왕림’한 유명한 일화 한 가지. 단타를 통해서 하루에도 수천만 원어치의 주식을 사고 팔면서 큰 수익을 내는 투자자 중에 ‘긔’라는 아이디를 쓰는 고수가 있었다. 승승장구하던 그는 우연히 매수하는 종목을 주식갤러리에 언급했는데 이것이 엄청난 실수였다. 어떻게 하면 수익을 내볼까 고민하던 둥글게가 따라 매수한 것. 당연(?)하게도 그 주식은 폭락했고 이후 ‘긔’라는 아이디는 더이상 주식갤러리에 나타나지 않았다고 한다.
이처럼 둥글게 본인은 땅을 치고 통곡할 만한 일이 매번 벌어지고 있지만 많은 네티즌들은 그를 인간지표로 삼아 돈을 벌고 있다. 오히려 주식갤러리에서는 미네르바보다도 ‘둥신’의 존재를 더 인정하는 분위기다.
박혁진 기자 phj@ilyo.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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