직장인 A 씨는 심하게 외로움을 탔던 어느날 밤 섹스 파트너를 찾기 위해 모 채팅 사이트에 접속했다. 상대여성을 찾는 데는 그리 오랜 시간이 걸리지 않았다. 그녀는 10만 원을 선입금해 주길 원했다. A 씨는 채팅 사기에 대해 들은 적이 있었기 때문에 그 스스로도 ‘이거 사기 아닐까’ 하는 생각이 들었다. 하지만 그것은 머리속의 생각이었을 뿐 손은 어느덧 인터넷 뱅킹에 접속, 돈을 입금하고 있었다. 한껏 몸이 달아오른 상태였기 때문에 사기를 사기로 인지할 만큼 냉정하지 못했던 것이다.
만날 약속을 하고 약속 장소에 나갔지만 그녀는 나타나지 않았다. 그러나 5분이 지나자 다시 그녀에게 전화가 왔다. 그녀는 개인적인 문제가 있어서 못 나갔다고 하면서 5만 원만 더 보내주면 바로 나갈 수 있다고 했다. 할 수 없이 A 씨는 폰뱅킹으로 5만 원을 또 보냈다. 10여 분이 지나자 한 중년의 아줌마가 다가와 A 씨에게 아는 척을 했다. “통화했던 아가씨는 나오기가 힘들어 내가 대신 나왔다”고 했다. A 씨가 통화했던 여성은 자신을 20대 중반이라고 소개했었다. 하지만 지금 눈앞에 나타난 여성은 족히 40대는 돼보였다. A 씨는 통화했던 여성에게 전화를 걸었지만 더이상 연락이 되지 않았다.
이런 사례는 의외로 많다. 돈을 입금하고 나면 그때부터 통화가 되지 않는 경우는 비일비재하고, 심지어 전화기 너머로 낯선 남자의 욕설이 들리면서 일방적으로 전화가 끊어지는 경우도 적지 않다. 이에 항의라도 했다간 ‘가족이나 직장에 알리겠다’는 협박에 시달리게 된다. 물론 정식으로 대응할 수도 있겠지만 떳떳하지 못한 건 피해자도 마찬가지라 망신을 각오하지 않는 한 이는 사실상 불가능하다.
구성모 헤이맨뉴스 대표
heymantoday@para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