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영·호남 대표기업의 혼사라는 점에서 재계의 주목을 받았던 이재용 임세령 씨의 결혼식. | ||
그동안 임 씨는 조용히 이 전무의 내조에 힘쓰며 외부 활동을 자제해왔다. 따라서 10년 넘게 별 탈 없이 가정을 지켜온 임 씨가 왜 돌연 이혼을 선택했는지에 대해서는 아직까지 확인된 바가 없다. 그러나 이혼소송 보도가 나간 이후 두 사람이 협의이혼이 아닌 소송까지 가게 된 배경에 대해 갖가지 소문이 나돌고 있다.
그러나 일단 두 사람의 불화는 사생활과 관련 있을 가능성이 높은 것으로 확인되고 있다. 소식통에 따르면 임 씨 측은 소송사유로 ‘이 전무의 사생활과 관련된 잦은 불화’를 들었고 ‘자세한 내용은 추후 제출하겠다’는 내용의 소장을 서울가정법원에 제출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에 대해 재계 일각에서는 ‘올 것이 왔다’는 반응을 보이고 있다. 외부에서 볼 때는 별 문제없어 보였지만 사실 이들 부부의 불화는 오래됐다는 것이다. 실제로 이 전무의 불화설은 사설 정보지의 단골 뉴스였다. 한때는 이 전무가 유명 연예인과 심상치 않은 관계라는 소문까지 실렸다. 물론 확인할 수 없는 루머 차원의 정보였다.
어찌됐건 현재 두 사람의 이혼사유로 가장 유력시되는 것은 이 전무의 사생활과 관련된 내용이다. 그리고 이혼소송을 제기한 측이 임 씨이고, 임 씨가 천문학적인 재산분할과 두 아이들의 양육권까지 요구했다는 사실로 미뤄볼 때 이혼소송의 귀책사유가 이 전무에게 있을 가능성에 무게가 실리고 있다. 특히 두 아이들을 생각하면 반대의 경우는 거의 가능성이 없어 보인다고 주변에선 보고 있다.
일각에서는 무려 5000억 원에 달하는 재산분할 청구는 배우자인 이 전무의 과실에 대한 징벌적 의미가 포함돼 있을 거라는 분석도 제기되고 있다. 대상그룹의 지분을 보유, 이미 상당한 재산을 소유하고 있는 임 씨의 목적은 돈이 아니라는 얘기다. 5000억 원은 경우에 따라서는 삼성그룹의 후계구도를 원점으로 되돌릴 수도 있는 액수다.
한편 임 씨가 위자료로 10억 원을 청구한 부분에 대해서도 설왕설래가 한창이다. 국내 최대 재벌가의 며느리 위자료치곤 너무 적다는 것. 이 때문에 일부에선 혹시 임 씨에게도 이혼에 대한 귀책사유가 있는 것 아니냐는 얘기도 나오고 있다.
이번 임 씨의 이혼소송은 ‘집안 단속과 관리’로 유명한 삼성 측에서도 미처 손쓸 틈 없이 진행된 것으로 보인다. 특히 현재 업무상 미국에 머물고 있는 이 전무는 프로골퍼 최경주와 라운딩 스케줄까지 잡아놨었지만 보도 이후 부랴부랴 스케줄을 취소한 것으로 드러나 임 씨의 행동을 전혀 눈치채지 못했던 것으로 알려졌다.
재계에선 친정인 대상 측에서는 임 씨의 이혼소송을 만류했다는 얘기도 나오고 있다. ‘남자가 사회생활을 하다보면 잠시 흔들릴 수도 있다’고 임 씨를 다독였다는 것이다. 임 씨의 파리 출국도 ‘별거를 하며 진지하게 생각해보면 생각이 바뀔 수 있지 않겠나’하는 대상 측 아이디어에 따라 이뤄진 것이라는 미확인 얘기도 있다. 하지만 끝내 소장을 제출한 것으로 볼 때 두 아이들을 데리고 파리로 출국할 당시 임 씨는 이미 마음의 결정을 내렸던 것으로 보인다.
과연 두 사람 사이에는 무슨 일이 있었던 것일까. 한국 최고 재벌집안에서 일어났다는 점에서 그것은 단순히 개인들의 사생활을 넘어 많은 사라들의 관심과 우려를 동시에 자아내고 있다.
이수향 기자
lsh7@ilyo.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