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위부터 현애자, 박홍수, 강기갑의원 | ||
이들 3명은 모두 억대에 달하는 빚을 지고 있었다. ‘꼴찌’를 차지한 사람은 민주노동당 현애자 의원, 수천평의 땅을 보유하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5억6천2백84만2천원의 빚이 있다고 신고했다. 두 번째 ‘빈곤’의원은 열린우리당의 박홍수 의원으로 3억2천5백73만9천원의 빚을 신고했고 민주노동당의 강기갑 의원은 2억3천3백61만3천원의 빚을 신고해서 그 뒤를 이었다.
이들 의원들은 농민 출신으로 17대 국회에 들어오기 전까지도 직접 농업에 종사했던 사람들로 빚을 지게 된 사연이 비슷한 공통점을 갖고 있다. 이에 대해 박 의원은 “민주노동당 두 분 의원이나 저나 농사꾼이다 보니 빚지게 된 사연도 비슷할 수밖에 없을 것이다”고 말했다.
이들 의원 3명은 모두 농사를 짓는 과정에서 억대의 빚을 지게 된 것으로 확인됐다. 먼저 가장 많은 빚을 지고 있는 현 의원의 경우 농협과 수협에서 각각 2억1천여만원과 8천6백만원의 빚을 지고 있고 제주은행에서도 7천7백여만원의 빚을 갖고 있는 것으로 등록. 같은 금융기관에서 대출받은 배우자의 빚도 5억원이 넘었다. 이 같은 거액의 빚을 지게 된 경위에 대해 현 의원은 “농협과 수협의 대출금은 98년부터 2001년 사이 감귤하우스를 운영하면서 생긴 빚과 IMF 당시 보증을 섰다가 떼인 2억 정도가 빚으로 남아 있는 것”이라며 “매년 하우스 농사를 질 때마다 5천만~6천만원 이상의 빚이 늘었고 연대보증 피해로 인한 빚은 평범한 농민이라면 누구나 겪는 것”이라고 말했다. 제주은행의 빚에 대해서는 “97년에 정부가 시행한 특산단지 사업 등 농어촌 구조개선 정책에 참여했다가 생긴 빚이다”고 해명했다.
현 의원은 “농가부채는 카드 돌려막기와 유사하다”며 “매년 농사를 질 때마다 생기는 빚의 이자를 갚기도 벅차다. 원금을 갚는다는 건 생각도 못해 왔다”고 고충을 토로했다.
그러나 현 의원은 재산신고를 한 이후 농지 매각을 통해 1억5천여만원의 빚을 갚아 현재는 4억원 정도의 빚만을 가지고 있는 상태인 것으로 알려졌다.
박 의원도 상황은 마찬가지. 81년부터 축산업을 시작했던 ‘한국농업경영인중앙연합회’ 회장 출신의 박 의원은 본인과 배우자 앞으로 농협과 국민은행에서 각각 4억5천여만원과 1억1천여만원의 빚을 지고 있다. 박 의원은 “20년 넘게 축산업을 하면서 진 빚이니 많은 빚은 아니다”며 “소나 돼지 등의 가축은 자산으로 포함이 안돼 빚이 부풀려진 면이 있다. 실제로 재산을 모두 정리한다면 대략 1억여원 정도가 빚으로 남을 것”이라고 말했다. 또 박 의원은 “이게 우리나라 농민들의 삶이라고 보아주길 바란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