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 의원은 지난 1993년 첫 공직자 재산신고를 한 이후 12년 동안 한 해도 빠짐없이 15번에 걸쳐 재산신고를 해 왔다. 지난 12년의 기간 중 공직을 떠나 있었던 시기는 불과 6개월 정도에 불과했다. <일요신문>은 김 의원이 지난 1993년 첫 공직자 재산신고를 한 이후부터 17대 국회의원 재산신고까지의 내역을 취합, 재산의 변동과정을 추적해 몇 가지 의문을 확인했다.
김 의원은 지난달 28일 국회가 발표한 공직자 재산신고 내역에서 총 1백억5천4백72만4천원을 신고해 17대 초선 국회의원 중 최고 재산 신고자가 됐다. 김 의원의 신고내역 중에는 국내외 오피스텔 2건과 아파트 1건, 사무실 1건 등 다수의 부동산과 함께 재미사업가 출신답게 3건의 외국 부동산도 포함되어 있었다. 신고 내역 중 본인 소유의 자산은 34억여원인데 반해 배우자 자산은 65억원 이상이었다.
김 의원의 재산은 이미 첫 공직자 재산신고가 이뤄졌던 93년에도 화제가 됐었다. 당시 김 의원은 국외 재산만 3백87만4천66달러에 국내재산 15억3천5백70만7천원으로 대략 50억원이 넘는 액수를 신고해 세간에 화제가 되기도 했었다.
김 의원은 이번 재산신고에서 총 1백억5천4백72만4천원의 재산을 신고했다. 73억6천9백19만6천원이 금융자산(예금 및 유가증권)이었고 부동산 자산은 20여억원에 달했다.
현재 김 의원의 재산신고 내역 중 의혹을 사고 있는 부분은 해외 자산에 관련된 부분에 집중되어 있다. 김 의원의 국내 부동산 등 국내자산의 소유와 매각과정은 지난 10여 년간의 재산공개 내역을 통해 비교적 선명하게 드러나는 반면 해외 자산, 특히 사업체와 관련된 자산의 경우 몇 가지 의혹이 제기된다. 의혹이 제기되고 있는 재산은 다음과 같다.
▲HYUK TRADING. CORP
김 의원이 1971년 미국에서 창업한 ‘혁트레이딩’은 오늘날의 김 의원을 만들어 준 기업으로 알려져 왔다. 가방무역회사였던 혁트레이딩은 특허 상품이었던 ‘허리가방’을 히트시키며 급성장을 거듭한 회사였다. 지난 94년 당시 김 의원은 재산신고를 통해 ‘혁트레이딩’ 지분 100%를 보유하고 있는 것으로 신고한 바 있다. 당시 연간 매출 6백50만달러의 이 회사에 김 의원이 출자한 금액은 총 1백만달러였다. 한화를 기준(현재 시가 기준)으로 10억이 넘는 거액이었다.
그러나 93년 첫 재산 신고 이후 ‘혁트레이딩’은 김 의원의 재산신고 내역에서 사라졌다. 다만 첫 신고 다음해인 1994년 2월에 발표된 재산신고 내역에서 ‘혁트레이딩’으로부터 42만5천달러를 차용했다는 내용이 등장할 뿐이었다. 17대 국회의원 재산신고 내역에서도 ‘혁트레이딩’의 존재는 없었다.
이에 대해 김 전 지사측은 “90년대 말 이후 ‘혁트레이딩’이 사실상의 자본잠식 상태에 빠져 지분 자체가 유명무실하게 되었다. 의원님이 경남지사를 그만둔 이후 회사를 정리한 것으로 기억하고 있는데 지난 2월5일 마지막으로 재산을 공개했을 당시에도 ‘혁트레이딩’이 재산에 포함되어 있었던 것으로 기억한다”고 말했다. 그러나 지분이 100%였던 회사를 정리한 이후 발생한 자산변동 사항은 재산신고 내역 어디에도 나타나지 않고 있으며 금융자산상의 급격한 변동도 없는 것으로 보여 의문은 커지고 있다.
▲ALPINE REALTY. CO (상가대여업)
김 의원은 93년 재산신고 당시 88년에 출자한 매출액 47만여달러 규모의 ‘ALPINE REALTY. CO’의 지분을 33.3%를 보유하고 있는 것으로 신고한 바 있다. 출자 금액은 9만1천달러에 달했다. 그러나 2004년 17대 국회의원 재산신고에서 이 지분은 50%로 기재되어 있다. 이 회사와 관련된 지분의 변동은 지난 10여 년간 김 지사가 15번에 걸쳐 재산신고를 하는 과정에서 한 번도 등장하지 않았던 부분이었다.
김 의원은 이 지분 소유와 관련, 재산신고 내역에서 “본인외 2인(27만3천달러/2)”이라고 설명하고 있다. 결국 93년 첫 신고 이후 약 4만5천달러가 더 투자된 것이다. 그러나 이러한 지분변동은 재산내역 어디에도 나타나지 않고 있다.
▲GOLF TOWN
김 의원이 50%의 지분을 갖고 있었던 것으로 93년 공개했던 ‘GOLF TOWN’의 경우도 ‘혁트레이딩’과 같은 의혹을 불러일으키고 있다. 93년 재산신고 이후 2004년까지 전혀 나타나지 않고 있기 때문이다. 93년 당시 김 의원이 신고한 이 회사의 지분은 금액기준으로 10만달러, 회사의 매출액은 92만달러를 넘는 규모였다.
김 의원의 재산과 관련된 의혹은 더 있었다. 1988년 김 의원이 회사출자 지분의 형태로 100% 출자하여 설립했던 ‘HI KIM. CO(창고업)’이라는 회사가 그것. 1997년 재산신고에서는 매도된 것으로 신고된 사업체였다. 그런데 94년 당시 이 회사의 가치를 10만5천4백54달러인 것으로 신고했던 김 의원은 97년 재산신고에서는 94만1백66달러83센트에 이 회사를 실매도한 것으로 기재하고 있다. 불과 2~3년 사이 회사의 가치가 9배가량 상승한 것이다.
이러한 급상승은 같은 시기 김 의원의 다른 자산의 가치 변동과 비교할 때 쉽게 납득이 가지 않는다. 예를 들어 김 의원이 93년 재산신고를 한 이후 지금까지 보유하고 있는 것으로 공개한 같은 창고업의 ‘ROYAL. CO’의 경우 94년 당시 신고된 매출액 83만1천7백34달러는 2004년에 신고된 매출액 96만8천9백70달러와 비교해 15% 정도의 성장률만을 보이고 있는 것이다. 이 기간 김 의원의 지분은 여전히 8만달러(지분율 20%)였다.
재산공개에 대한 의혹과 관련, 김 의원실 관계자는 “김 의원은 사업가 출신이자 행정전문가로서 성실히 재산신고를 하기 위해 노력한 사람이다. 고의로 누락했거나 의혹을 살 만한 일을 하지는 않았을 것으로 생각한다. 뭔가 계산에 착오가 있거나 잘못 표기된 것이라고 본다”고 해명하고 “의원님이 현재 외유를 나간 상황이어서 직접 확인은 불가능한 상황이다. 그 내용을 잘 아는 사람이 없어 하나하나 뚜렷하게 해명을 하기는 어렵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