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상욱 전 자유선진당 대변인과 부인 심은하 씨. 박은숙 기자 espark@ilyo.co.kr
정치권의 관심은 서울 중구에 쏠린다. 이곳은 첨예한 계파갈등으로 3년째 당협위원장을 결정하지 못한 채 공석으로 남아 있다. 가장 먼저 공식 출사표를 던진 이는 지상욱 전 자유선진당 대변인이다. 지난 11일 열린 사무실 개소식에는 이정현 최고위원을 비롯해 유승민 의원, 이혜훈 전 의원 등 친박계 인사들이 몰렸다. 특히 이날 지 전 대변인의 아내이자 배우였던 심은하 씨도 오랜만에 모습을 드러내 눈길을 끌었다.
지상욱 전 대변인은 지난 2011년 나경원 의원이 서울시장 선거 출마를 위해 의원직을 내려놓은 이후부터 당협위원장 자리에 도전해 왔다. 서울시장 낙선 이후 다시 지역구를 맡으려는 나경원 의원 측과 지상욱 전 대변인을 놓고 당내에서는 친박계와 비박계의 대리전 양상으로까지 비화됐고, 결국 어느 쪽으로도 결론을 내리지 못했다.
이번에도 인선 과정이 쉽지만은 않을 것으로 예상된다. ‘서울의 중심’이라는 상징성이 큰 데가 나경원이라는 스타 정치인을 배출한 곳인 만큼 여성 비례대표 의원들이 관심을 표했다. 당내 보수혁신특위 대변인 민현주 의원과 자유선진당 출신 문정림 의원이 그 주인공이다.
막바지 ‘태풍의 핵’으로 떠올랐던 권오을 전 의원은 공모에 나서지 않았다. 김무성 대표 최측근으로 꼽히는 권 전 의원이 중구 당협위원장 공모에 나선다는 이야기가 돌자 친박 진영에서 내심 불만에 잠긴 분위기가 역력했다. 권 전 의원은 현재 당내 인재영입위원장을 맡고 있기도 하다.
그 대신 지난 7월 전당대회 때 김무성 대표 조직특보를 지낸 소찬호 미래로포럼 사무부총장이 도전장을 냈다. 이번 당협위원장 인선은 김무성 지도부가 들어선 이후 처음 치러지는 대규모 작업인 만큼 김 대표와 가까운 인사가 무혈입성 할 경우 후폭풍도 예견된다. 새누리당의 한 고참 당직자는 이렇게 내다봤다.
새누리당은 자격심사, 현장실사, 면접 등을 거쳐 연내에 당협위원장 선정을 마무리할 방침이지만 중구를 비롯해 일부 경쟁이 치열한 곳에 대해서는 당원투표로 위원장을 선출하는 방안이 거론되고 있다. 이럴 경우 중구 지상욱 전 대변인에게 다소 유리할 수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지난 10월 중구의 새누리당 핵심당원 350여 명은 ‘지상욱 중구 당협위원장 추대위’를 결성해 결의대회를 열 정도로 지역기반이 탄탄하다. 이에 반해 기반이 약한 비례대표 출신 의원들은 “12곳을 똑같은 방식으로 결정해야 한다”는 의견을 내놓고 있다.
수원갑은 ‘신구의 대결’로 눈길을 끌고 있다. 이곳은 김무성 대표와 가까운 김상민 의원(비례대표)과 서청원 최고위원 측근인 박종희 전 의원이 맞대결을 예고하고 있다. 김 대표와 서 최고위원의 대리전 양상도 나오는 분위기인데, 두 사람은 당협위원장 공모에 앞선 조강특위 구성 과정에서도 명단을 놓고 한 차례 갈등을 겪은 바 있다.
이밖에 서울 성북갑은 18대 국회 막바지 당 쇄신을 촉구하며 탈당한 정태근 전 의원이, 마포갑은 강승규 전 의원이 귀환 채비를 마쳤다.
부천 원미갑은 허태열 전 청와대 비서실장이, 충북 청원은 지난 10월 대법원으로부터 저축은행 금품수수 관련 무죄가 확정된 윤진식 전 의원의 공모 여부에 관심이 쏠렸지만 두 사람 모두 이번에 나서지 않았다.
김임수 기자 imsu@ilyo.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