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 서른네 살인 직장여성 J 씨. 나이로 보면 이미 노처녀 반열이지만 언니들에 비하면 그래도 나은 편이다. 마흔한 살, 서른여덟 살의 두 언니가 바람막이 역할을 해주다 보니 그녀는 “결혼하라”는 부모님의 성화를 피할 수 있다.
문제는 이들 세 자매가 ‘그들만의 리그’를 만들어 싱글 라이프를 즐긴다는 것. 바이올리니스트, 의류사업, 피아노학원장으로 안정적 생활과 여가를 만끽하면서 외로움이나 위기감 같은 것을 크게 느끼지 못하고 있다. 큰언니가 아파트를 분양받으면서 부모로부터 독립한 세 자매, 최근 그들의 부모는 “노처녀 언니들에게 물든다”면서 J 씨라도 정상적으로 결혼시키려 발 벗고 나섰다.
지금의 생활패턴에서 벗어나지 않는다면 J 씨도 결국 언니들처럼 ‘왕 노처녀’가 될 것이다. 여성은 보통 정서적으로 밀접한 관계를 맺기를 원한다. 주변에 결혼한 친구가 많으면 결혼할 확률이 높고 반대로 독신 친구들이 많으면 같이 독신생활을 즐기게 된다. 세 자매는 전형적인 노처녀의 특성을 갖고 있다. 자매들이 서로에게 영향을 주면서 일종의 동지의식 같은 것으로 뭉쳐있다. 이런 관계에 변화가 생기지 않으면 지금 생활을 탈피할 수가 없다.
♥ 내가 선택권을 갖고 있다는 생각에서 벗어나라
여기 노총각 한 사람이 있다. L 씨는 43세의 사업가인데, 젊은 시절 능력이 없다는 이유로 실연을 당한 이후 돈만 많이 벌면 언제라도 자신이 원하는 여성을 만날 수 있다고 생각해왔다. 이후 수십억 원대 재산가가 됐지만 문제는 지난 세월 동안 자신이 중년의 노총각이 되었다는 사실을 깨닫지 못한다는 데 있다. 자기 주변에 괜찮은 여성들이 많은데, 왜 자신에겐 아줌마 같은 여자들만 소개하느냐고 불평하는 것.
L 씨 역시도 전형적인 노총각의 특성을 갖고 있다. 돈이 많으면 젊고 예쁜 여성을 얼마든지 만날 수 있다고 생각한다. 하지만 안타깝게도 요즘 여성들은 경제력이 아무리 뛰어나도 다섯 살 이상의 나이 차이는 그리 원치 않는다. 또한 자신이 노총각이 된 것은 “그럴 수 있는 일”이라면서도 노처녀를 보면서는 “왜 저 나이 먹도록…”이라 생각하며 혀를 찬다. 스스로는 결혼이 늦어지는 이유에 대해 매우 관대하지만, 여자가 결혼이 늦었다면 뭔가 꺼림칙한 이유가 있다고 생각한다. 남성들이 나이 어린 여성을 찾는 가장 큰 이유 중 하나다.
▲ 이웅진 좋은만남 선우 대표 | ||
사회가 결혼연령에 관대해지면서 주변에 노총각, 노처녀들이 자주 눈에 띈다. 독신주의가 아니라면 이들이 결혼하기 위해서는 생각의 전환이 필요하다. 결혼을 안 한 것이 아니라 못 한 것이며, 결혼 못 한 이유는 내 자신에게 있다는 자각이 필요하다. 아무리 나이에 연연하지 않는다고 해봐야 나이 들수록 사람 만날 기회는 점점 줄어든다. 결국엔 이도 저도 아닌 선택을 할 수도 있다.
또한 완벽한 결혼에 대한 환상을 버려야 한다. 결혼이 늦은 만큼 잘 살고 싶은 의욕이 넘친다. 그래서 까다롭게 상대를 고르지만, 자신도 상대의 선택을 받는다는 것을 명심해야 한다. 조금은 유연하고 자유로운 안목으로 이성상을 맞춰야 한다.
이웅진 좋은만남 선우 대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