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여론조사기관 조원씨앤아이는 지난 2012년 총선 결과를 토대로 중·대선거구제 도입 시 선거 결과에 대한 시뮬레이션 조사를 실시했다. 조사방식은 ‘한국의회정치론-13장 새로운 선거구제도 선택을 위한 시뮬레이션 결과(조기숙 이화여대 교수)’를 참조했다. 현재 시도별 의석수를 기준으로 지역구 의석수를 선 배정하고 나머지 의석수를 비례대표 의석수로 배정하는 방식이다. 시뮬레이션 모델은 총 세 가지로서 ‘전국 정당 후보자 득표수 합’, ‘시도별 정당 후보자 득표수 합’, ‘앞선 두 가지 득표수를 병합한 모델’ 등이다.
시뮬레이션 조사 결과, 가장 손해를 보는 쪽은 여당인 새누리당이었다. 새누리당은 시뮬레이션 조사 결과 최소 142석에서 최대 144석을 얻는 것으로 조사됐다. 이는 지난 총선 152석보다 8~10석 적은 수치다. 반면 새정치민주연합은 시뮬레이션 결과 세 가지 모델 모두 126석의 결과가 도출됐다. 이는 지난 총선 127석과 비교해 별반 차이가 없는 수치다.
중·대선거구제 도입 시 가장 득을 보는 곳은 역시 소수정당이었다. 지난 총선 당시 13석을 얻었던 통합진보당은 시뮬레이션 조사 결과 최소 20석에서 최대 22석까지 얻을 수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다만 이는 현재의 통합진보당과 정의당이 쪼개지기 전 기준이다. 물론 이번 시뮬레이션 조사는 여러 가지 변수를 고려하지 않는 추정치에 불과하다. 이 때문에 향후 발생할 수 있는 변수 여부에 따라 실질적인 조사 결과는 달라질 것으로 보인다.
이번 시뮬레이션 조사를 담당한 조기호 조원씨앤아이 이사는 “이번 조사는 단지 지난 총선의 득표율을 기반으로 진행한 것이다. 추후 공천 배정기준에 따라 결과는 달라질 수밖에 없다”면서 “또한 가장 득을 보는 것으로 나타난 소수정당도 실제로는 전혀 다른 결과가 나올 수 있다. 지난 총선 득표율은 일부 다른 야권 정당과의 단일화로 인해 득을 본 경우다. 중·대선거구제가 도입된다면 이러한 단일화 현상은 어려울 것이다. 지난 총선을 기준으로 한 이번 결과는 다소 과장된 값일 수 있다는 뜻”이라고 덧붙였다.
한편 여론조사기관 한국갤럽이 지난 11월 19일 발표한 여론조사(전국 성인남녀 672명 대상. 표본오차는 95% 신뢰수준에 ±3.8%포인트) 결과에 따르면, 응답자의 거의 절반에 해당하는 49%는 ‘중·대선거구제가 좋다’고 답했다. 이는 ‘소선거구제’를 선호한다고 응답한 32%를 압도하는 수치다.
한병관 기자 wlimodu@ilyo.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