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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지난 7월19일 한나라당 전당대회 전경. | ||
이회창 전 총재는 최근 옥인동 자택에서 두문불출하고 있다는 게 측근들의 전언이다. 찾아오는 사람들도 점점 줄어들고, 마음대로 바깥 출입을 할 수도 없는 상태라고 한다. 더구나 김영일 전 사무총장과 서정우 변호사, 최돈웅 전 의원 등이 실형을 선고받았거나 여전히 재판을 받고 있는 만큼 마음이 편치도 않다.
최근 옥인동을 다녀온 한나라당 한 의원의 말이다. “찾아오는 사람도 점점 줄어들어 이젠 몇 사람 없다. 나는 주말을 이용해 일주일에 한 번 정도 찾아간다. 김영일 전 사무총장과 서정우 변호사, 최돈웅 전 의원 등의 재판이 마무될 때까지는 외부 노출을 삼갈 거다. 가끔 오찬과 만찬약속이 있으면 밥먹으러 나가는 정도다. 마음이 편할 리가 있겠느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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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이회창 | ||
이 전 총재는 얼마 전까지 등산을 다녔다고 한다. 하지만 등산지에서 매일 만나는 사람이 생기고, 인사를 건네오자 부담을 느껴 등산마저 중단했다고 한다.
그저 약속이 있으면 사람을 만나고, 그렇지 않으면 자택에 머물고 있다. 집에서 러닝머신으로 운동을 하고 있다. 외국에 나가려 해도 측근들의 재판이 끝나지 않은 관계로 불쑥 떠날 수도 없는 상황이다.
이 전 총재는 한나라당 박근혜 대표에 대해서는 비교적 호감을 표시하는 것으로 전해졌다. 한 측근은 “박 대표가 그런대로 당을 잘 운영하고 있다고 생각하는 것 같다”면서 “정체성 논란 등에 대해 전술과 전략은 썩 맘에 들지 않지만 나쁘다고 생각하는 눈치는 아니다”고 전했다.
이 전 총재는 지난 2002년 초 박 대표가 탈당했을 때 최악의 관계를 형성했다. 하지만 박 대표가 다시 복당하고 대선 때 다른 중진들이 뒷짐질 때 열심히 도와줬다고 생각하며 고마워한다는 것이다.
향후 이 전 총재의 행보와 관련, 한 측근은 “아직 한나라당을 탈당하지 않았으니까 한나라당 당원이다”면서 “주변 상황이 정리되고, 차기대선 얘기가 나오면 당의 어른으로서 어떤 역할을 하지 않겠느냐”고 전망했다. 그는 “이 전 총재가 정치적 욕심을 부리는 것도 아닌데 오해받을 일은 없을 것이다”면서 “지금이야 가만 있는 것이 좋을 테고, 점점 국민들의 뇌리속에서 자연스럽게 잊혀지지 않겠냐”고 말했다.
최병렬 전 대표는 해외여행, 골프로 소일하며 세월을 낚고 있다. 마치 강태공의 심정이라고 한다. 최 전 대표는 7월에 미국을 한 달여 동안 다녀왔다. 친지들도 만나고, 친구들과 함께 골프를 하며 울적한 마음을 달랬다.
최 전 대표는 최근 모처럼 여의도에 나들이를 나갔다. 정치에 손을 끊었다고 하지만 여전히 정치에 관심이 많은 편이다. 최 전 대표는 최근 기자와 만나 “박근혜 대표의 정체성 제기는 잘한 것이다”면서 “지금 경제와 한미관계 등이 엉망인데 과거를 뒤지는 게 말이 되느냐”고 말했다.
최 전 대표 주변에서는 자의반 타의반으로 내년 4월 보궐선거 출마를 거론하고 있다. 실제 최 전 대표가 마산에 자주 내려오는 것을 목격했다는 사람이 많다. 마산의 경우 김정부 의원이 선거법위반혐의로 재판 계류중에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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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왼쪽)최병렬, 홍사덕 | ||
홍사덕 전 원내총무는 최 전 대표보다 독하게 정치와 담을 쌓고 있다. 최근 한나라당의 한 당직자가 “식사 한 번 모시고 싶은데 여의도에 나오시라”고 하자 “여의도 근처에는 절대로 갈 생각이 없다”며 거절했다고 한다.
홍 전 총무는 주변 사람들과 만나서도 정치 얘기를 거의 하지 않는다. 홍 전 총무는 대신 서울 종로의 개인사무실로 거의 매일 출퇴근한다. 그 사무실은 지난 2000년 오세훈 전 의원에게 지역구를 넘겨주면서 만들었다고 한다.
그의 측근은 “독서량만 계속 늘고 있다”면서 “이런저런 구상을 하고 있는데, 연말까진 별다른 변동이 없을 것”이라고 말했다.
홍 전 총무는 총선에서 낙선한 뒤 “앞으로 정치와 담을 쌓고 문화 관련 일을 하겠다”고 선언한 적이 있다. 하지만 최근 자금 조달사정이 여의치 않아 문화 관련 사업에 진전이 없는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이라크전 참전에 대해선 국방부가 난색을 표명, 사실상 포기한 상태라고 측근이 전했다.
하지만 그도 연말까지 상황을 지켜보면서 내년 초 정국의 변동여부에 따라 4월 보궐선거 가능성을 타진해 보지 않겠느냐는 전망이 높다.
이들 한나라당의 3룡은 한바탕 폭풍의 전쟁을 치른 뒤 그 후유증 속에서 정중동을 모색하고 있는 셈이다.
이필지 언론인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