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지난 2006년 4월 경찰과 세자매 피습사건현장 검증을 벌인 뒤 떠나고 있는 정남규. | ||
법무부에 따르면 정 씨는 11월 21일 오전 6시35분께 거실내 105㎝ 높이의 TV 받침대에 쓰레기 비닐봉투를 꼬아서 맨 100㎝ 정도 길이의 끈으로 목을 매 자살을 기도한 것을 근무자가 발견, 구치소 외부 병원으로 옮겼으나 22일 오전 2시35분께 결국 사망했다.
유서는 발견되지 않았으나 그의 개인 노트에는 “현재 사형을 폐지할 생각은 없다고 한다. 요즘 사형제도 문제가 다시… 덧없이 왔다가 떠나는 인생은 구름 같은 것” 등의 메모가 적혀 있어 사형 집행에 대한 불안감 등이 자살 동기로 작용된 것으로 추정되고 있다.
법무부는 정 씨가 저산소증(뇌손상)과 심장쇼크로 사망했다는게 의료진의 1차 소견이지만 정확한 사인을 가리기 위해 국립과학수사연구소에 부검을 의뢰했다고 밝혔다.
정 씨 자살 소식이 전해지면서 교정당국이 극도의 불안 상태에 처해 있는 사형수들을 너무 부실하게 관리하는 게 아니냐는 비판의 목소리가 높아지고 있다.
실제로 최근들어 교정시설에 CCTV가 많이 늘어나기는 했지만 자살 위험성 등 세밀한 관리감독이 필요한 사형수들의 방에는 아직도 CCTV가 설치되지 않은 것으로 알려졌다. 정 씨의 방에도 CCTV가 없었으며 순찰 근무중이던 교도관이 21일 오전 6시35분에 목을 맨 상태의 정 씨를 발견한 것으로 알려졌다.
또한 서울구치소 측은 정 씨가 정확히 언제 목을 맨 것인지, 자살 기도 후 얼마 만에 발견된 것인지 등에 대해 구체적으로 파악하지 못하고 있어 정 씨 자살을 둘러싼 논란은 당분간 지속될 것으로 보인다.
정 씨는 2004년 1월부터 2년여간 미성년자 2명을 성추행한 뒤 살해하고 길가던 20대 여성을 흉기로 찔러 살해하는 등 총 25건의 강도상해 및 살인 행각을 벌여 13명을 살해하고 20명에게 중상을 입힌 혐의로 2007년 4월 사형이 확정됐다.
홍성철 기자 anderia10@ilyo.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