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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FBI요원을 사칭한 정아무개씨. | ||
우선 그녀의 드러난 범죄행각 가운데 최초의 범행은 지난 97년으로 거슬러 올라간다. 당시 서울 서초구에 거주하던 정씨는 유학비자를 받고 미국으로 건너가 캘리포니아주에 살고 있는 한인 남성에게 결혼을 미끼로 접근해 무려 2백50만달러(약 30억원)를 뜯어냈다. 정씨 부모를 통해 그녀를 소개받은 이 남성은 그녀가 국내 명문대 법대를 졸업해 변호사를 희망하는 대학원생인 줄 알고 있었지만 거짓이었다.
다음해인 지난 98년 정씨는 콜로라도주 덴버에 출현했다. 한인 가정에 접근해 딸처럼 행세하며 지내던 그녀는 ‘가족’의 인적사항을 이용해 신용카드를 발급받은 뒤 1백50만달러를 빼돌렸다. 이 때문에 이 한인 가정은 집까지 날려야 했다.
같은해 국내로 잠입한 그녀는 은행원 안씨에게 접근하기에 앞서 12월11일 또 한 차례의 사기극을 벌였다. 경기 성남시 분당구에 있는 모 그룹 주택사업부 관계자를 상대로 13억원 상당의 주택을 분양받을 것처럼 속인 뒤 “이틀 전에 미국에서 어머니가 10만달러를 보냈으니 곧바로 찾아서 갚겠다”며 금품을 가로챈 것.
안씨 사건 이후 행적을 감춰 지난 99년 3월25일 국내에서 기소중지된 정씨는 지난해 초 미국 뉴욕에서 화려하게(?) 재등장했다. 모 한인은행을 상대로 26만달러 상당의 가짜 수표를 맡긴 뒤 진짜 수표를 받아 유유히 도망간 것. 그녀가 유통시킨 위조 수표는 전문감식가도 쉽게 판별하지 못할 정도로 정밀한 것이었다. 그 이후로 정씨는 아직까지 행적이 묘연한 상태.
피해자 가운데 한 사람인 안씨측은 “수사상황을 계속 주시하고 있으며 아직 밝히기는 어렵지만 좋은 소식이 있을 거란 귀띔을 받았다”고 밝혔다. 지난 5년여 동안 천문학적인 거액을 삼킨 ‘간큰’ 여인 정씨가 이번에는 꼬리를 밟히게 된 걸까. [진]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