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쪽가위(왼쪽) 끝을 1mm 정도 어긋나게 해서 내려찍은 결과 유골의 상처(오른쪽)와 흡사한 흔적이 나타난다 (가운데)는 사실이 알려졌다. | ||
지난 14일 오전 권씨는 인터넷 접속을 했다가 우연히 인터넷에 올라온 개구리 소년들 머리 상처 사진을 봤다. 사진을 ‘3시간30분 동안 뚫어져라 쳐다봤다’는 권씨는 ‘두개골 구멍에 촛농이나 밀랍을 채워 넣으면 어떨까’하는 생각을 해봤다고 한다.
그렇게 채워져서 만들어진 도형을 이리저리 잘라보았지만 뚜렷한 물체가 생각나지 않던 권씨는, 컴퓨터 3D 입체 영상을 만들어 대각선으로 잘라보았다. “어디선가 많이 본 물건 모양이 나오더군요. 그게 바로 내 책상 위에 있는 쪽가위라는 것을 알고 나서는 전율 같은 것을 느꼈습니다.” 가위 끝을 1mm 정도 어긋나게 해서 내려찍으면 똑같은 모양이 나온다는 것.
권씨는 쪽가위로 미송(美松) 송판에 상처를 낸 뒤 사진을 찍어 한 인터넷 게시판에 올렸다. 그리고 네티즌들에게 “이 사진이 개구리 소년의 흉터와 비슷하다고 생각한다면 어떤 흉기인지를 알려주겠다”는 제안을 했다. 권씨는 14일 오후 2시30분 무렵 경북대 법의학과 홈페이지에 글을 올렸다.
글을 올린 지 두 시간이 채 지나지 않아 경찰로부터 전화가 걸려왔고 권씨의 글은 사흘동안 1천4백여 회의 조회 수를 기록했다. 경찰은 이튿날인 15일 1백20명의 인력을 유골 발견 현장에 재투입했다. 혹시 남아있을지 모르는 범행 도구를 찾기 위해서다.
수사본부의 한 관계자는 “공기총으로 실험을 한 결과 흉터와 같은 모양을 찾지 못했다”며 “흉기의 대상을 국한시키는 것은 아니지만 권씨의 제보가 신빙성이 있어 보여 염두에 두고 있다”고 말했다. 그러나 법의학팀 발표대로라면 개구리 소년은 91년 실종 당시 유골 현장 인근에서 피살됐다. 과연 경찰은 세월의 더께에 묻혔을 당시의 흉기를 와룡산 낙엽 더미 속에서 찾아낼 수 있을까. [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