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14대 국회 개원에 맞춰 나온 1992년판 국회수첩은 ‘목차’부터 한자 일색이다. 국회의원들 이름과 경력은 물론 출입기자 명단과 국회법 등이 모두 한자로 표기돼 있다. 14대 국회 말인 1995년에 나온 국회수첩엔 의원들 명단 색인란에 해당 지역구가 표기된다. 종전과 달리 한눈으로 의원들 이름과 지역구를 동시에 볼 수 있게 된 것이다.
15대 국회가 시작되면서 나온 1996년판 국회수첩엔 의원들의 이름을 제외하곤 그들의 경력 소개 등 세부 사항들이 대부분 한글로 표기되기 시작했다. 수첩 맨 앞의 가나다순 의원 색인란은 그 의원이 어느 지역구 의원이며 사무실이 어디인지 등이 한눈에 볼 수 있게 꾸며졌다. 이때부터는 의원들의 휴대폰 번호가 기재되기 시작한다.
15대 국회 말기인 1999년판 수첩엔 이메일 주소가 부쩍 많이 등장한다. 휴대폰 사용이 흔해진 무렵이라 의원들은 물론 보좌진들도 거의 대부분 연락처란에 휴대폰 번호를 기재해 놨다. 그러나 출입기자들 연락처란엔 대부분 호출기 번호가 올라와 있다. 당시만 해도 기자들이 휴대폰보다는 호출기를 더 많이 사용했다는 것을 보여준다.
이 때 나온 국회수첩엔 수도권 전철 노선표가 처음 모습을 드러낸다. 국회 방문객 무료순환버스 시간표도 기재되면서 전보다 ‘열린’ 국회 이미지를 보여준다.
16대 국회가 시작되면서 나온 2000년판 국회수첩엔 수첩 첫 페이지의 ‘목차’란까지 한글로 기재되면서 종전까지 한자로 기재되던 보좌진들의 이름도 대부분 한글로 표기되고 ‘전국구’란 말 대신에 ‘비례대표’란 말이 표기되기 시작한다.
16대 국회의 마지막 해였던 2003년판 국회수첩엔 의원들 소개가 끝나고 난 뒤 국회의장·부의장의 사진과 경력 소개가 따로 실리기 시작한다. 각 당 원내총무와 상임위원장단의 사진과 경력소개도 별도 기재되기 시작하면서 입법부의 위상이 강화됐음을 느끼게 한다.
17대 국회 개원 이후 나온 2004년판 국회수첩에선 다른 의원들 소개보다 국회의장·부의장의 사진과 경력소개가 먼저 등장하는데 의원들 개개인에 대한 소개가 끝난 뒤에 국회의장·부의장 소개란이 한 번 더 나온다. 김원기 의장과 김덕규 박희태 부의장 세 사람은 한 수첩에서 두 번 얼굴을 드러내는 셈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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