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모 케이블방송사 PD인 이상찬씨(가명·33)가 그 장본인. 그 금지된 ‘꿈’ 때문이었을까. 이씨는 인터넷 채팅에서 만난 직장여성과 이혼녀 등을 상대로 음란비디오를 촬영해오다가 최근 경찰에 덜미를 잡혔다.
이씨의 ‘작품’에 등장한 주인공은 이씨 자신과 이들 여성들. 출연진 중엔 심지어 최근까지 가정주부였던 여성도 포함돼 있었다. 경찰 조사에서 이씨는 “만난 여성들이 뜻밖에도 너무 쉽게 촬영에 응해 내가 놀랐다”는 말을 남겼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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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가 틈틈이 위안거리로 삼은 것은 다름 아닌 인터넷 서핑. 올초 이씨는 한 인터넷 사이트에서 눈이 번쩍 뜨이는 광고를 보게 된다.
‘셀카·몰카(비디오) 고가로 구입합니다.’
‘이거야 말로 재미도 보고 돈도 벌 수 있는 일석이조 아닌가.’ 곰곰이 머리를 굴리던 이씨는 비디오 만들기가 자신의 전공을 충분히 살릴 수 있는 부업이라는 판단을 내린다. 게다가 당시 부인 모르게 사용한 카드빚도 이래저래 1천만원을 훌쩍 넘은 상태.
직업의 특성상 주말에 촬영이 몰려 있으니 한가한 주중 시간을 이용하면 얼마든지 은밀한 부업은 가능했다. 본격적으로 포르노 감독으로 나설 채비를 한 이씨는 일단 인터넷 채팅 사이트를 이용해 주연 여배우를 섭외하기로 했다.
야한 대화가 오고가는 성인전용 채팅방이 그의 주요 캐스팅 장소. 이곳에서 가만히 대화 분위기를 감지하던 그는 개방적(?) 성향을 보이는 여성에게는 지체없이 ‘아르바이트 할래요? 한번에 20만원’이라는 내용의 쪽지를 보냈다.
이런 과정을 거쳐 첫번째 작품의 ‘주연 여배우’로 결정된 사람은 서울 모 회사의 경리로 일하고 있던 A씨(25).
사실 애초에 아르바이트 운운하는 쪽지를 보낼 때까지는 이씨 자신도 여성들이 쉽사리 포르노 촬영에 응할지 확신하지 못했다. 하지만 A씨의 반응은 예상 밖이었다. 경찰에 따르면 A씨는 포르노 촬영이라는 사실을 알고서도 ‘얼굴은 나오지 않고 외국에만 판매한다’는 조건을 내걸자 흔쾌히 촬영에 응했다고 한다.
마침내 지난 5월21일 크랭크인에 돌입한 이씨와 A씨. 예산이 그리 넉넉하지 않은 관계로 촬영장비는 그가 갖고 있던 6mm 비디오카메라를 쓰고, 이씨 자신이 직접 A씨의 상대남성역과 촬영감독을 겸하기로 했다. 탁자 위에 카메라를 고정시켜 놓고 촬영하는 대신, 단조로움을 피하기 위해 일부 장면은 이씨가 직접 카메라를 들고 찍기로 합의했다.
촬영 장소는 서울 강남의 한 여관. 약 50분간 진행된 이날 촬영은 여성용 자위기구가 등장하는 등 각종 성관계 체위가 총동원되는 난이도 높은(?) 것이었지만 미혼녀 A씨는 능수능란했다.
몸을 아끼지 않는 A씨의 열연에 이씨 역시 평소 케이블방송 PD일을 하면서 터득한 자신만의 영상편집 기법을 통해 주연 여배우의 얼굴을 교묘히 감춰주는 것으로 화답했다.
그런가 하면 25세의 B씨(여)의 경우 유난히 이씨와 호흡이 잘 맞았던지 이씨의 작품에 두 차례나 출연하는 열성을 보였고, 또 다른 작품의 주연이었던 이혼녀 C씨(43) 역시 20만원의 개런티에 선뜻 옷을 벗었다.
하지만 여성들의 적극적인 협조 속에 순조롭게 포르노 제작을 마친 그는 예기치 못한 곳에서 좌절을 겪어야 했다. 완성된 포르노의 ‘배급’을 위해 국내 성인사이트에 “셀카 팔고 싶어요. 어느 정도 가격에 가능한가요. 40분 분량이구요. 금액만 맞으면 앞으로 지속적 거래 가능”이라는 글을 올려놓은 것이 화근이었다.
사이트 운영자가 봐야 할 이씨의 글이 엉뚱하게도 성인사이트에 대해 지속적으로 단속을 펼치고 있던 경찰의 눈에 먼저 들어갔던 것. 차마 눈뜨고 보지 못할 정도로 노골적인 그의 작품이 ‘불법’ 판정을 받은 것은 당연한 일.
결국 ‘색다른 부업’에 도전했던 이 30대 PD는 지난달 27일 자신의 작품들이 빛을 보기도 전에 경남경찰청 사이버수사반에 붙잡히고 말았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