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경이가 숨겨놓았던 얘기는 이러했다. 자신이 3년 전부터 친아버지에게 성폭행을 당했으며, 결국 친아버지의 아이까지 임신했다는 것, 더욱이 그 아이를 엽기적인 방법으로 지워야만 했다는 것이었다. 끝내 울먹이며 토로한 윤경이의 숨은 얘기는 도저히 사실로 믿기 어려운 것이었다.
윤경이의 비극은 지난 2001년 9월10일부터 시작됐다. 당시 윤경이는 각각 일곱 살과 세 살난 남동생들과 함께 TV를 보고 있었다. 자정 무렵 술에 취한 아버지가 방문을 벌컥 열고 들어왔다.
이날도 박씨가 귀가한 것이 자정 무렵이었지만 아이들 세 명만이 집을 지키고 있을 따름이었다. 술에 취한 박씨의 눈에 다소곳하게 인사하는 딸 윤경이가 포착됐다. 생활에 찌든 부인은 막내를 출산한 이후 불은 몸이 빠지지 않아 이미 여자로서의 매력을 잃은 지 오래였다.
술취한 박씨는 짐짓 근엄한 체하며 윤경이를 불러세운 뒤 와락 끌어안았다. 아직 사내의 손길을 한번도 경험하지 못한 윤경이었지만 아버지가 노리고 있는 것이 무엇인지는 본능적으로 알 수 있었다. 화들짝 놀란 윤경이는 자신의 가슴과 엉덩이를 거칠게 쓰다듬는 아버지의 손에서 벗어나려고 했다. 박씨는 강제로 바지와 팬티를 벗겨내렸다.
윤경이는 “아프다”며 비명을 질렀지만 이미 박씨는 이성을 잃은 뒤였다. 결국 윤경이는 어처구니없게도 자신의 가장 든든한 보호자가 되어야 할 아버지에게 순결을 잃고 말았다. 윤경이는 이때부터 이틀 걸러 한 번꼴로 자정 무렵 ‘그 일’을 치러야 했다.
그 시간 어머니는 생활비를 벌기 위해 집을 비우기 일쑤였기 때문에 아무런 도움이 되지 못했다. 아버지의 요구를 한사코 거부하려고 하면 돌아오는 것은 물불을 가리지 않는 폭행이었다. “어머니에게 이 사실을 알리면 죽여 버리겠다”는 박씨의 서슬에 윤경이는 혼자 고민을 키워갈 수밖에 없었다.
이런 와중에 엽기적인 일이 발생했다. 달마다 있어야 할 생리가 석 달째 없었던 것. 윤경이가 그만 아버지 박씨의 아이를 임신한 것. 고민 끝에 이 사실을 털어놓은 것은 지난해 11월께. 충분히 예상했던 일이지만 아버지는 이 사실을 듣고 펄펄 뛰었다.
당장 지워야 한다는 것이었다. 그것도 병원에 가게 되면 동네 사람들 얼굴을 볼 수 없으니 혼자 가서 애를 떼라는 불호령이 떨어졌다. 그날, 박씨는 피임약 두 알을 들고 집으로 왔다. 딸에게 이 피임약을 먹인 박씨는 윤경이를 방바닥에 눕혔다. 그리곤 양 손으로 윤경이의 배를 6∼7회에 걸쳐 있는 힘을 다해 누르기를 반복했다.
그날 밤을 그렇게 보낸 윤경이는 다음날 학교에 등교해서 이상한 변화를 느껴야 했다. 석 달째 끊겼던 ‘하혈’이 갑자기 시작된 것. 놀란 윤경이는 친구의 생리대를 빌려 화장실로 달려갔다.
뱃 속에서 치밀어오르는 영문모를 복통에 윤경이는 아랫도리에 힘을 주었다. 순간 ‘쑤욱’하며 살점이 섞인 흉측한 핏덩어리가 하복부에서 빠져나왔다. 놀란 윤경이는 화장실 변기에 넣고선 흘려보내고 말았다.
이때의 충격으로 윤경이는 한동안 말을 잃었다. 하지만 마음 한 켠으로는 ‘아버지가 이제 나에게 몹쓸 짓을 하지 않겠지’하는 일말의 기대감을 품어보기도 했다. 그러나 박씨의 몹쓸 짓은 그치지 않았다. 상처가 아물 무렵 또다시 윤경이의 육체를 탐하기 시작한 것.
부녀지간에 이뤄진 이 엽기적인 사건은 올해 윤경이가 중학교 3학년이 되면서 점점 파국으로 치달았다. 올 초 윤경이가 집을 나간 뒤 이틀 만에 돌아오는 일이 있었다.
사실 이유를 따지면 매질을 당해야 할 사람은 오히려 박씨 자신이었지만 그는 윤경이에게 무지막지한 폭행을 가했다. 가출한 것을 빌미로 무자비하게 때렸던 것. 윤경이는 이 일로 인해 오른쪽 팔이 부러지는 중상을 입어야 했다.
윤경이는 이때 나름대로 비장한 결심을 하곤 마산에 있는 A청소년보호시설에 찾아갔다. 윤경이는 이곳에서 한 달간 머물며 자신의 고민을 털어놓았다. 이 이야기를 들은 상담소에서는 당장 기자회견을 열고 아버지의 만행을 폭로해야 한다고 펄펄 뛰었다.
그러나 윤경이의 어머니 양씨는 “가뜩이나 어려운 집안 형편에 애 아빠까지 구속되면 내가 일하는 사이 아이들은 누가 돌보나”라며 오히려 남편을 두둔하고 나섰다. 결국 윤경이는 어머니 양씨가 책임지고 보호하기로 하고 지난 4월 말 집으로 귀가했다.
이즈음 윤경이가 다니던 학교에 기묘한 소문이 돌기 시작했다. 소문의 골자는 이랬다. ‘3학년 언니 중에 매일밤 아버지에게 성폭행을 당하는가 하면 아버지 애를 낳아 학교 화장실에 버렸다.’ 조그만 학교에 소문이 퍼지는 것은 금방이었다. 그리고 이 기괴한 이야기는 마침 5월 초 여중생 성매매 사건을 내사하던 경찰에까지 들어가게 됐다.
이 학교 학생을 대상으로 성매매 여부를 조사하던 경찰은 소문의 주인공이 윤경이라는 사실을 밝혀내고 피해사실 일체에 대한 진술을 확보했다. 윤경이가 자신의 고민을 가장 친한 친구 윤재숙양(가명·15)에 털어놓은 것이 그만 삽시간에 전교에 소문이 나게 된 것이었다.
경남 마산동부경찰서는 지난 5월23일 3년 동안 윤경양을 성폭행한 혐의로 박씨를 구속했다. 자신의 친딸을 성폭행한 것도 모자라 엽기적인 방법으로 낙태까지 시킨 박씨.
그는 경찰에서도 범행사실을 부인하며 자신의 딸과 대질심문해 줄 것을 요구하는 어처구니없는 광경을 연출하기도 했다. 경찰 관계자는 “부인이 출산 직후 부쩍 몸이 불어 성적매력을 느끼지 못한 남편이 자신의 딸을 성적 욕구를 해소할 통로로 삼았다”며 혀를 찼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