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월 최고가 대비 21% 하락

KRX 헬스케어지수는 52주 최고가였던 지난 2월 27일(종가 기준 5677.89)과 비교하면 5월 15일 4500.17로 약 21% 하락했다. 올해 1월 2일(4979.93)과 비교하면 10%가량 내렸다. 반면 KRX 반도체지수는 1월 2일 6859.10에서 5월 15일 1만 5114.56로 120.35% 상승했다. 같은 기간 KRX 증권(+79.57%), KRX 건설(+106.8%), KRX 기계장비(+40.11%) 등의 지수는 오름세를 나타냈다.
대형주 중심의 수급 쏠림 현상이 바이오주에도 영향을 미쳤다. 이명선 DB증권 연구원은 “실적이 받쳐주는 바이오주는 최근 주가가 오르지 않은 것일 뿐이지 주가가 내려가지는 않았다”면서도 “다만 반도체 기업만큼 실적이 좋을 수는 없으니 반도체 섹터에 비해 바이오 섹터의 매력도가 떨어졌다”라고 말했다. 코스닥 상장사 한 관계자는 “투자 대안이 확실하다보니 불확실한 바이오주보다는 실체가 확인되는 산업에 수급이 몰리는 듯하다”라고 말했다.
여기에 연이은 악재가 겹치면서 바이오주 투자심리는 더욱 위축됐다. 삼천당제약은 먹는 인슐린과 비만 복제약 개발 소식에 코스닥 시총 1위 자리까지 올랐으나, 기술력 논란과 계약 내용 부풀리기 잡음이 일었다. 삼천당제약 주가는 종가 기준으로 3월 30일 118만 4000원까지 올랐으나 현재 40만 원대로 급락했다. 에이비엘바이오 미국 파트너사가 진행하는 담도암 신약 후보물질의 임상 결과도 시장 기대치에 미치지 못했다. 1월 29일 24만 5500원으로 장을 마감한 에이비엘바이오 주가는 5월 15일 11만 9300원으로 내려앉았다.

#반짝 상승 나타났지만 증권가 “추세 상승 어려워”
5월 둘째 주엔 1분기 호실적을 기록하거나 주요 이벤트가 있는 종목에서 반짝 상승세를 보이기도 했다. 지난 5월 14일 씨젠은 전 거래일보다 14.7% 상승해 KRX 헬스케어지수 구성 종목 중 가장 상승폭이 컸다. 씨젠은 1분기 매출 1291억 원, 영업이익 236억 원으로 지난해 1분기 대비 각각 11.3%, 58.6% 상승했다. 코로나19 진단키트가 아닌 소화기(GI), 인유두종바이러스(HPV), 성매개감염증(STI) 등 비호흡기 제품군이 매출 성장을 이끌었다는 점이 매수세 유입으로 이어졌다는 평가다.
파마리서치는 5월 14일 전 거래일 대비 11.8% 오르며 지수 구성 종목 중 두 번째로 높은 상승률을 기록했다. 파마리서치 역시 호실적이 투자심리를 자극했다. 파마리서치는 1분기 매출 1461억 원, 영업이익 573억 원을 기록했다. 이는 지난해 1분기 대비 매출은 25%, 영업이익은 28% 증가한 수치로 역대 분기 최대 실적이다. 의료기기 사업 매출은 증권가 기대치를 밑돌았으나, 의료미용 브랜드 ‘리쥬란’ 중심 화장품 사업이 성장을 이끌었다.
코스닥 시장에선 대장주인 알테오젠의 상승률이 돋보였다. 알테오젠은 5월 14일 전 거래일 대비 8.76% 올랐다. 알테오젠은 같은 날 에코프로비엠을 제치고 코스닥 시가총액 1위 자리를 탈환했다. 미국 머크(MSD)가 알테오젠 경쟁사인 미국 할로자임테라퓨틱스의 핵심 특허군 ‘MDASE’에 대해 제기한 특허무효심판에서 무효 결정을 받아낸 영향이다. 이에 따라 할로자임이 머크 ‘키트루다SC’가 자사 특허를 침해했다며 제기한 특허침해소송도 일부 동력을 잃게 됐다. 키트루다SC에는 알테오젠의 피하주사(SC) 제형 전환 기술이 적용됐다.
반도체 ‘투톱’이 번갈아가며 숨고르기 흐름을 보이면서 바이오주로도 매수세가 확산했다는 분석이 나온다. SK하이닉스는 5월 둘째 주 11일과 13일 종가 기준으로 전 거래일 대비 각각 11.51%, 7.68% 상승했다. 다만 12일과 14일엔 전 거래일보다 각각 2.39%, 0.30% 하락했다. 삼성전자는 12일에 전 거래일보다 2.28% 하락해 장을 마감했다. 강진혁 신한투자증권 선임연구원은 “반도체주가 잠시 쉬어가는 구간에서 빠져나온 자금이 다른 섹터로 이동했고, 이런 흐름이 바이오주에도 영향을 미쳤다”라고 말했다.

정다운 LS증권 수석연구원은 “바이오주가 추세적으로 강세를 보이려면 금리 인하 기대가 나와야 하는데 지금 시점에선 쉽지 않아 보인다”며 “섹터로 접근하기에 긍정적인 분위기는 아니다”라고 말했다. 이승규 한국바이오협회 부회장은 “올해 하반기부터는 펀드 결성 흐름이 좋아질 것으로 본다. 업계에선 내년엔 바이오 기업들의 파이프라인 등 진전 여부가 개선되지 않겠냐는 얘기를 많이 한다”며 “다만 지금은 모험자본들의 투자가 원활치 않은 상황”이라고 밝혔다.
기술 수출이나 학회에서 발표되는 임상 데이터가 종목별 바이오주 반등의 촉매가 될 수 있다는 분석이다. 현지시간 기준 5월 27일~5월 30일엔 EASL 학회가, 5월 29일~6월 2일엔 ASCO 학회가 예정돼 있다. EASL에는 디앤디파마텍·올릭스·유한양행이, ASCO에는 지아이이노베이션·셀비온·티움바이오·앱클론·에스티큐브·보로노이·이뮨온시아·메드팩토 등이 참석한다. 정윤택 제약산업전략연구원장은 “이미 글로벌로 진출한 대형 기업이 아닌 바이오 벤처엔 기술수출 성과가 중요해 보인다”라고 말했다.
오는 5월 22일 출시되는 국민참여형 국민성장펀드도 바이오주에 간접적인 영향을 줄 수 있단 전망이 나온다. 국민성장펀드는 정부 주도로 향후 5년간 150조 원 규모로 조성되는 민관 합동 투자 펀드로, 바이오도 투자 분야에 포함됐다. 강진혁 선임연구원은 “바이오 기업의 펀더멘털(기초체력) 개선에 기여해 주가에 간접적으로 반영될 것으로 예상된다”라고 내다봤다.
김명선 기자 seon@ilyo.co.kr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