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이번 정상회담 방점은 ‘양국 간 협력 확대’에 찍혀 있었다. 중국 관영 신화통신 보도에 따르면 트럼프 대통령은 “소통과 협력을 강화하고 이견을 적절히 해결해 역사상 최고의 미중 관계를 열고 양국의 아름다운 미래를 만들고자 한다”고 밝혔다. 트럼프 대통령은 “미국과 중국은 세계에서 가장 중요하고 강력한 국가들”이라면서 “양국 간 협력은 미국과 중국을 비롯해 세계를 위해 더 크고 좋은 일을 할 수 있게 만들 것”이라고 강조했다.
중국 외교부에 따르면, 시진핑 주석은 정상회담서 미중 관계의 새로운 방향성으로 ‘건설적 전략 안정 관계’를 제시했다. 시진핑 주석은 국빈만찬 건배사를 통해 “중화민족의 위대한 부흥과 ‘미국을 다시 위대하게(MAGA)’ 하는 것은 완전히 함께 갈 수 있다”고 말했다.
이번 회담에선 트럼프 대통령이 동원한 ‘초호화 방중단’도 눈길을 끌었다. 일론 머스크 테슬라 CEO(최고경영자)를 비롯해 팀 쿡 애플 CEO, 래리 핑크 블랙록 CEO, 켈리 오트버그 보잉 CEO 등 세계 경제를 주름잡는 미국 재계 인사들이 총출동했다. 젠슨 황 엔비디아 CEO는 알래스카 현지에서 방중단에 합류해 화제를 모았다. 미국 재계 ‘올스타’를 구성했다는 말도 나왔다.
한 외교가 인사는 “중동 전쟁으로 국제정세가 복잡해지는 가운데, 중국에 유화 제스처를 취하는 일환으로 방중단 구성에 고심을 한 흔적이 엿보인다”고 했다.
민감한 의제에 대해선 트럼프 대통령과 시진핑 주석 모두 신중한 스탠스를 취했다. 백악관에 따르면, 양국 정상은 이란 핵무기 보유를 용인하지 않는다는 데 의견을 모았다고 한다. 백악관은 “시진핑 주석이 향후 중국 해협 의존도를 줄이기 위해 미국산 원유를 더 많이 구입하는 데에도 관심을 표명했다”고도 했다.
또한 트럼프 대통령과 시진핑 주석은 호르무즈 해협 군사 요새화와 통행료 부과 등의 이슈에도 공감대를 형성했다. 그동안 이란 관련 이슈에 대해 함구하던 시진핑 주석이 한 발 물러서며 ‘작은 양보’를 했다는 분석이다.

시진핑 주석은 “대만해협 평화와 안정 유지는 중국과 미국 양측의 최대공약수”라면서 “(미국이) 대만 문제를 신중하게 처리해야 한다”고 했다.
시진핑 주석이 정상회담 모두발언서 ‘투키디데스의 함정’이란 키워드를 거론한 것도 주목 받았다. 투키디데스의 함정은 기존 국제질서를 주도하던 강대국이 약화하고 신흥 강대국이 등장할 때 두 세력 사이 패권 교체는 전쟁 등 충돌을 수반한다는 의미로 쓰인다. 시진핑 주석은 중국을 신흥 강대국, 미국을 기존 강대국으로 염두하며 해당 발언을 한 것으로 해석된다. 시진핑 주석은 2015년 버락 오바마 전 미국 대통령을 만나서도 이 단어를 사용한 바 있다.
중국 소식통은 “시진핑 주석이 중 전쟁에서 한 발 물러서는 스탠스를 취하며 대만 관련 이슈에 대해선 초강경 입장을 내비쳤다”면서 “다른 건 양보해도 대만 문제, 즉 ‘하나의 중국’ 슬로건을 건드리는 행위는 용납 못한다는 기존 입장을 재확인한 것”이라고 했다.
소식통은 “시진핑 주석이 자주 사용하는 투키디데스의 함정이란 단어에서 신흥 강대국은 아테네, 기존 강대국은 스파르타를 의미한다”면서 “중의성을 내포하고 있는 단어를 통해 중국이 미국을 앞서갈 수 있다는 자신감을 시사한 셈”이라고 바라봤다. 그는 “투키디데스의 함정에 빠지지 않으려면, 미국이 대만 문제에 개입하지 말아야 한다고 레드라인을 그은 격”이라고 덧붙였다.
트럼프 대통령은 회담 결과를 묻는 취재진의 질문에 “훌륭하다”고 답했지만, 대만 문제 논의 여부를 묻는 질문엔 입을 닫았다. 백악관이 배포한 회담 결과 보도자료에도 대만 문제와 관련한 내용이 포함되지 않았다.
두 정상은 한반도 문제에 대해서도 의견을 교환한 것으로 전해진다. 중국 측은 이번 회담과 관련해 “양국 정상이 중동 정세, 우크라이나 위기, 한반도 문제 등 주요 국제 지역 현안에 대해 의견 교환을 했다”고 했다. 다만 해결책을 논의하기보다 양국의 입장을 재확인하는 절차였을 가능성이 크다는 평가다.
앞서의 외교가 인사는 “미중 정상회담이 우호적인 분위기로 치러졌지만, 그 이면에서 양국이 어떤 이슈에 관심을 가지고 있는지가 명백히 드러났다”면서 “미국은 이란, 호르무즈, 원유 수입 등 키워드를 강조했다. 중국은 대만 문제에 대한 초강경 입장을 재차 부각하면서 국제 정세에 대한 높은 관심을 표명했다”고 했다.
이동섭 기자 hardout@ilyo.co.kr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