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정청래 민주당 대표는 4월 29일 국회에서 열린 민주당 2차 인재영입식에서 하 전 수석 별명 ‘하GPT’를 언급하며 “삼고초려를 넘어 삼십고초려 해서라도 반드시 모셔 오고 싶었던 인재”라고 치켜세웠다. 정 대표는 “하 전 수석은 AI 3대 강국 정책의 설계자이자, 국가 미래 비전을 완성할 필승카드”라면서 “구슬이 서 말이라도 꿰어야 보배인 것처럼 ‘하GPT’ 머릿속에 있던 AI 강국 구상을 국회에서 입법으로 완성해달라”고 했다.

하 전 수석은 공천이 확정된 직후 경쟁자인 한동훈 전 국민의힘 대표와 설전을 벌였다. 4월 28일 한 전 대표는 소셜미디어(SNS)를 통해 “하 전 수석은 ‘이 대통령이 부산 북갑에 출마하라고 해야 출마할 거고, 아니면 청와대에 남겠다’고 말했었는데, 출마하는 것을 보니 이 대통령이 결국 출마 지시를 한 것으로 보인다”면서 “이 대통령이 하 전 수석에게 부산 북갑 출마를 지시한 것이라면, 이 대통령의 불법 선거 개입”이라고 주장했다.
하 전 수석은 SNS에 “제가 통님(이 대통령)을 설득했고, 제 의견에 동의하시고 바로 흔쾌히 수락해 주셨다”면서 “(이 대통령이) ‘어디서든 국익에 힘쓰라’고 하셨다”고 했다. 하 전 수석은 “통님 지시가 아니고, 제가 설득한 것이니 선거 개입이 될 수 없다”면서 “억지 논리에 일희일비할 필요가 없다”고 반박했다.
이에 한 전 대표는 “하 전 수석이 말을 바꿨다”면서 “하 전 수석 본인이 출마하고 싶은데도 이 대통령 핑계를 대며 거짓말을 했어도 문제이고, 이 대통령이 불법 출마 지시를 했음에도 아닌 것처럼 거짓말하는 것이어도 문제”라고 응수했다.

부산 북갑에 출마 선언을 한 국민의힘 소속 박민식 전 국가보훈부 장관은 하 전 수석과 한 전 대표를 동시에 비판했다. 박 전 장관은 4월 28일 SNS를 통해 “2년 뒤 훌쩍 떠나버릴 메뚜기 정치”라며 둘을 겨눴다. 하 전 수석을 향해선 “국회의원 배지 달 기회가 왔다고 국정까지 단번에 내팽개쳐 버린 희대의 ‘국버린’”이라면서 “대통령이 만류하는데도 한 순간에 줄을 바꿔서 출세를 택하는 가벼운 처신을 보라”고 지적했다.
박 전 장관은 “내일 더 큰 동아줄이 나타났을 때 우리 북구를 자신의 성공을 위한 징검다리로 이용하고 미련없이 떠나지 않으리라는 보장이 어디 있느냐”면서 “안 봐도 비디오인 뻔한 결말”이라고 덧붙였다.

그는 “북구 주민의 삶을 2년짜리 임시 계약직, 대선 출마를 위한 발사대로 여기는 얄팍한 계산이 너무 뻔뻔하게 드러나고 있지 않은가”라면서 “정치적 고향을 수시로 바꾸고, 가짜 토박이 흉내를 내며 주민을 기만하는 자들에게 우리 북구의 미래를 단 1초도 맡길 수 없다” 덧붙였다.
국민의힘은 부산 북갑 재보궐 선거에 출마할 후보를 5월 초 결정할 예정이다. 박 전 장관과 이영풍 예비후보가 부산 북갑에서 뛸 국민의힘 후보 자리를 두고 경쟁을 하고 있다.
부산 북갑 재보궐 선거는 부산시장 선거 판세에도 영향을 미칠 수 있을 것이란 관측이 나온다. 부산은 전통적으로 민주당 험지로 꼽힌다. 전재수 전 의원은 ‘개인기’로 정치 구도를 극복해 왔다는 평가를 받았다. 다만, 선거가 3자 구도로 굳어지면 보수진영의 ‘부산 프리미엄’은 희석될 것이란 분석이 나온다.

이 관계자는 “다만 한 전 대표는 부산 출신이 아니고, 국민의힘에선 부산 출신 후보들이 경쟁을 펼치고 있다”면서 “부산 북갑의 보수 표심이 지역 연고에 반응할지, 정치 구도에 반응할지에 따라 단일화 구도 및 선거 결과가 판가름 날 수 있다”고 바라봤다.
또 다른 국민의힘 관계자는 “단일화가 성사되지 않은 상황에서 선거가 펼쳐질 경우 당선 여부와 무관하게 한 전 대표와 국민의힘 후보 중 누가 더 많은 득표를 하는지가 보수 진영 재편에 영향을 미칠 수 있다”면서 “중도 보수와 강성 보수의 대리전이 될 가능성도 있다”고 했다.
정치평론가 신율 명지대 교수는 부산 북갑 재보궐 선거 구도와 관련해 “민주당이 하정우 전 수석을 영입한 것은 한동훈같이 적극적인 인물을 ‘젊음과 능력’으로 누르겠다는 의지의 표현”이라면서 “이 대통령 지지율 후광효과가 존재하는 점도 무시할 수 없다”고 했다.
신 교수는 “하 전 수석은 정치 경험 부재가 약점”이라면서 “결국 부산시장 선거에 출마한 전재수 전 의원과 어떤 시너지를 내느냐가 상당히 중요하다. 이런 상황에서 부산시장 선거가 접전 양상으로 치닫게 됐을 때 ‘경험 부재’를 혼자서 이겨낼 수 있는지가 관전 포인트”라고 했다.
그는 “한동훈 전 대표와 국민의힘 후보 사이 단일화가 이뤄지는 것이 가능할지 모르겠다”면서 “감정의 정치가 아니라, 이성적인 판단으로 일대일 구도를 만들 수 있느냐가 선거 판세를 좌우할 수 있다”고 분석했다.
이동섭 기자 hardout@ilyo.co.kr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