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특히 정명선 씨는 이번 지분 취득에 앞서 지난 1월 23일 호두나무의 사내이사로 취임했다. 1인 이사회 형태로 회사를 직접 이끄는 구조다. 호두나무의 주요 사업 목적은 ‘자연과학 및 공학 융합 연구개발업’과 ‘영상제작업’ 등으로 명시돼 있다.
정명선 씨의 행보는 지난해 6월 그룹 오너 2세(차남) 정몽익 KCC글라스 회장의 지분 증여로 오너 3세 남매가 보유한 KCC 지분율이 1.06%로 동률이 된 뒤 나온 첫 움직임이다. 그간 그룹 지주사격인 KCC 외에 다른 그룹 계열사 지분은 전무했던 정명선 씨가 계열사(호두나무) 지분 확보와 이사회 진입에 나서며 오너 3세로서 경영 참여의 발판을 마련했다는 평가가 나온다.
재계에서는 정명선 씨가 그룹의 모태인 도료·실리콘 등 사업과 무관한 업종을 첫 경영 무대로 선택한 배경을 주목하고 있다. 정몽진 회장의 장녀 정재림 상무가 핵심 사업 부문에서 실무를 주도하고 있는 상황에서 정명선 씨는 신사업 무대에서 독자적인 성과를 내보려는 것 아니냐는 분석이 있다.
최근 KCC의 주력 사업들이 다소 부진한 상황이어서 정명선 씨의 이 같은 행보에 더욱 시선이 쏠린다. KCC의 2025년 연결기준 매출액은 6조 4838억 원, 영업이익은 4276억 원으로 전년 대비 각각 2.6%, 9.2% 감소했다. 수익성 둔화는 올해 초까지 이어졌다. 1분기 연결기준 매출액은 전년 동기 대비 1.7% 증가한 1조 6264억 원을 기록했으나 영업이익은 881억 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14.8% 감소했다. 외형은 소폭 성장했으나 수익성은 오히려 악화됐다.

재계 한 관계자는 “오너 일가 승계 과정에서 새로운 법인을 설립하거나 규모가 작은 법인을 키우는 방식이 흔히 활용되는 만큼 이번 행보에 대한 주목도가 높다”면서도 “다만 호두나무의 경우 정명선 씨보다 정몽진 회장의 지분율이 훨씬 높은 만큼 향후 지분 변동을 주시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이와 관련해 KCC 관계자는 “호두나무는 인간의 뇌파 등 생체 신호 데이터를 AI로 해석해 개인의 감정과 기억을 예술 작품·미디어 아트·디지털 콘텐츠로 구현하는 사업을 진행하고 있다”며 “KCC와는 실질적인 거래가 없으며 계열사 지정 요건에 해당돼 계열사로 편입됐다”고 설명했다.
정동민 기자 workhard@ilyo.co.kr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