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매도인 근저당 거래는 분당 양지마을에서 만연한 것으로 확인됐다. 앞서 일요신문은 분당 양지마을 아파트 전용면적 84㎡ 이상 호실 매매 내역을 전수 분석해 소유권이 7월 이전된 매매 계약 총 23건 중 9건(40%)이 매도인 근저당 거래였다고 보도했다(관련기사 [단독] 이재명 대통령 매도 분당 양지마을 ‘매도인 근저당’ 사례 수두룩). 매도인 근저당을 활용해 7월 말로 예정됐던 재건축 사업자 지정에 앞서 소유권 이전을 한 것이다.
분당 양지마을보다 한 달 먼저 재건축 사업자가 지정된 분당 샛별마을과 시범단지 아파트에서도 매도인 근저당 거래는 활발했다. 일요신문이 분당 샛별마을과 시범단지 아파트에서 지난 6월 소유권이 이전된 거래를 전수조사한 결과, 총 52건 중 절반 가량인 27건(51.9%)이 매도인 근저당 거래였다. 분당 샛별마을은 분당 1기 신도시에서 재건축 추진 속도가 가장 빠른 곳이다. 분당 샛별마을은 지난 6월 26일, 분당 시범단지는 지난 6월 29일 재건축 사업 시행자 지정을 마쳤다.

분당 샛별마을 우방아파트 전용면적 101.96㎡ 한 호실은 18억 2000만 원에 지난 6월 4일 매매계약이 체결됐다. 매수인은 다음 날인 6월 5일 소유권 이전 등기를 마쳤다. 같은 날 아파트 매도인을 근저당권자로 하고 매수인을 채무자로 하는 채권최고액 16억 4000만 원 근저당권이 설정됐다. 매매가 대비 90.1%에 달하는 금액이다.
분당 시범단지 현대아파트 전용면적 129.56㎡ 한 호실은 24억 원에 지난 6월 3일 매매계약이 체결됐다. 매수인은 지난 6월 11일 소유권 이전 등기를 마쳤다. 같은 날 채권최고액 21억 1200만 원 매도인 근저당권이 설정됐다. 매매가 대비 88%에 달하는 금액이다. 그런데 같은 날 하나은행을 근저당권자로 하고 아파트 매수인을 채무자로 하는 채권최고액 4억 4000만 원 근저당권도 설정됐다. 매수인이 금융기관 대출까지 받아 자기 자본을 거의 들이지 않은 시점에 아파트 소유권 확보를 마친 셈이다.
매도인 근저당 거래가 연쇄적으로 얽힌 사례도 있었다. A 씨는 분당 시범단지 우성아파트 75.9㎡ 한 호실을 매도하면서 지난 6월 5일 매수인에게 근저당권을 설정했다. 사흘 뒤인 지난 6월 8일 A 씨는 분당 시범단지 현대아파트 164.04㎡ 한 호실을 매수했다. 이때도 매도인 근저당권이 설정됐다. 두 근저당권 모두 7월 15일 함께 말소했다. A 씨가 자신의 아파트 매도 잔금을 받자마자 다른 아파트 매수 잔금을 치른 것으로 풀이된다.
공교롭게도 A 씨가 세입자로 거주하던 분당 시범단지 현대아파트 164.04㎡ 다른 호실도 지난 6월 9일 매매됐다. 이때도 매도인 근저당이 활용됐다. A 씨는 세 가지 입장(매도인, 매수인, 세입자)에서 매도인 근저당 거래를 직접 경험한 셈이다.

분당 시범단지 현대아파트 전용면적 129.736㎡ 한 호실은 지난 6월 11일 23억 2000만 원에 소유권이 이전됐다. 같은 날 채권최고액 13억 9000만 원 매도인 근저당권이 설정됐다. 이 근저당권은 지난 7월 28일 말소됐다. 매수인은 경기도 용인에 보유 중이던 아파트를 이날 11억 7000만 원에 매도 완료해서 잔금을 치른 것으로 보인다. 매수인은 매도인 근저당권을 해소한 후 금융기관 대출을 추가로 받았다. 스탠다드차타드은행을 근저당권자로 하고 아파트 매수인을 채무자로 하는 채권최고액 4억 4000만 원 근저당권이 지난 7월 28일 설정됐다.
매도인 근저당권을 변경해 채권최고액을 낮춘 사례도 확인됐다. 분당 샛별마을 삼부아파트 69.96㎡ 한 호실은 지난 6월 9일 16억 원에 소유권이 이전됐다. 같은 날 채권최고액 5억 200만 원 매도인 근저당권이 설정됐다. 이후 지난 7월 3일 채권최고액이 4억 200만 원으로 바뀌었다.
분당 샛별마을과 시범단지에서 지난 6월 이뤄진 매도인 근저당 거래 27건 중 최소 10건(37%)은 매수자가 유주택자였다. 매수인이 분당 샛별마을과 시범단지 아파트 매매 계약을 체결하면서 기재한 주소지 주택을 보유한 경우를 집계한 결과다. 매수자 중 유주택자 비율은 더 높을 수 있다. 매수자가 자신이 보유한 주택이 아닌 다른 곳에 세입자로 거주하는 경우도 있기 때문이다.
실수요 목적이 아닌 것으로 의심되는 사례도 있었다. B 씨는 매도인 근저당을 활용해 지난 6월 22일 분당 시범단지 현대아파트 한 호실 소유권을 확보했다. 그런데 B 씨는 경기도 수원 한 아파트를 지난 1월 매수 완료했다. 수원 아파트 매수 다섯 달 만에 분당 아파트를 추가 매수한 것이다.
한편 소형 평형에서는 매도인 근저당이 전혀 확인되지 않았다. 지난 6월 분당 시범단지 한양아파트 전용면적 28.71㎡~35.1㎡ 7건 매매는 모두 매도인 근저당 없이 거래가 완료됐다. 거래가는 9억 원~11억 원 수준이었다. 대형 평형일수록 매도인 근저당은 많이 활용됐다. 지난 6월 소유권 이전이 완료된 분당 샛별마을과 시범단지 아파트 중 전용면적 100㎡ 이상인 매매 16건 중 12건에서 매도인 근저당이 활용됐다. 거래가는 20억~26억 원 수준이었다.
남경식 기자 ngs@ilyo.co.kr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