워싱턴DC 기준 6월 14일은 한국시간으로 14일 오후 1시부터 15일 오후 1시까지다. 트럼프 대통령이 예고한 ‘14일 서명’이 실제로 이뤄질지는 한국시간으로 15일 오후까지 지켜봐야 할 것으로 보인다.

다만 협상 시점이 실제로 트럼프 대통령의 생일에 맞춰 정해졌다고 볼 뚜렷한 근거는 없다는 지적이다. 대면 서명 대신 화상회의와 전자서명 방식을 택한 것도 JD 밴스 미국 부통령의 이동 일정과 트럼프 대통령의 주요 7개국(G7) 정상회의 출국 등을 고려한 결과로 전해졌다.
더구나 14일 서명이 이뤄지더라도 이를 곧바로 종전이라고 부르기는 어렵다. 현재 거론되는 문서는 최종 평화협정이 아닌 양해각서(MOU)다. 휴전을 60일 연장하고 호르무즈 해협의 선박 통행을 재개하는 한편 이란 핵 프로그램에 관한 후속 협상을 시작하는 것이 내용의 골자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란이 핵무기를 개발하거나 구매하지 않기로 했다고 강조했다. 그러나 고농축우라늄의 반출과 희석·폐기 방식, 미국의 제재 완화와 이란 동결자금 해제 순서 등은 완전히 정리되지 않았다. 서명식은 전쟁을 끝내는 마지막 절차라기보다 후속 협상을 시작하기 위한 첫 단계에 가깝다.
여기에 이란은 트럼프 대통령이 제시한 일정에 선을 긋고 있다. 아바스 아라그치 이란 외무장관은 6월 12일 종전 MOU가 최고지도자 아야톨라 모즈타바 하메네이와 국가안보회의의 승인을 받았다고 발표했다. 다만 에스마일 바가이 이란 외무부 대변인은 MOU 서명 시점을 좀 더 지켜봐야 한다면서도 14일에는 서명하지 않을 것이라고 밝혔다.
호르무즈 해협을 둘러싼 이견도 남아 있다. 이란은 호르무즈 해협에서 제공하는 항행 서비스에 대한 통항료를 받아야 한다는 입장인 반면 미국은 이란이 국제수로인 호르무즈 해협에서 통항료를 부과하는 것을 인정할 수 없다는 태도를 고수하고 있다.
14일 서명 여부는 불확실하지만 합의 성사 가능성에는 기대가 실리고 있다. 예측시장 폴리마켓에서 10월 말 혹은 올해 말까지 미국과 이란이 영구 평화합의를 체결할 가능성은 14일 기준 각각 76%와 82%로 나타났다. 합의 기대감도 이미 금융시장에 반영됐다. 지난 12일 브렌트유 가격은 배럴당 87.33달러로 3.37% 하락했고 원·달러 환율도 전 거래일보다 9.1원 내린 1519.8원에 거래를 마쳤다.
국내는 호르무즈 해협 개방 여부에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 지난해 한국이 수입한 원유의 61%, 나프타의 54%가 이 해협을 통과했다. 운송이 정상화되면 원유와 나프타 조달 비용이 낮아져 정유·석유화학·항공·운송업계 등 국내 산업 전반에 미치던 부담도 줄어들 수 있다.
다만 기뢰 위험과 선박 보험 문제 등이 남아 있어 MOU서명 이후에도 해협이 완전히 정상화되기까지는 시일이 걸릴 전망이다. 미국 에너지정보청(EIA)은 해협을 통한 원유 수송이 재개되더라도 전쟁 이전 수준으로 돌아가는 시점은 2027년 초가 될 수 있다고 내다봤다.
김정민 기자 hurrymin@ilyo.co.kr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