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외국인 증시 이탈이 원화 약세 압력 높여
지난 6월 7일 서울외환시장에 따르면 6일 오전 2시에 마감한 야간 거래에서 원·달러 환율은 장중 1561.5원을 터치했다. 이는 글로벌 금융위기 당시 최고점이었던 2009년 3월 6일(장중 고가 1597원) 이후 17년 3개월 만에 가장 높았다. 지난 5일까지 올해 2분기 평균 환율(주간 거래 종가 기준)은 1490.98원이었다. 이는 1998년 1분기(1596.88원) 이후 28년 만의 최고 수준이다.

원화가 약세를 보이고 있는 주된 요인 중 하나로 외국인의 국내 증시 이탈이 꼽힌다. 외국인은 5월 7일부터 6월 5일까지 코스피에서 20거래일 연속 순매도 행진을 이어가고 있다. 누적 순매도 규모는 70조 원을 돌파했다. 5월 중순 이후 외국인의 하루 평균 순매도 규모는 3조 원 수준에 달한다. 이경민 대신증권 연구원은 리포트에서 “외국인 순매도는 주도주 급등에 따른 리밸런싱(일시적 투자 비중 조정) 차원의 매물 출회”라고 분석했다.
불안한 국제 정세도 원화 약세를 부추기고 있다. 미국과 이란의 휴전 협상이 교착 상태를 이어가면서 국제 유가는 높은 수준을 유지하고 있다. 휴전 협상에 대한 기대감으로 일시적인 조정 움직임이 나타나고 있지만, 호르무즈 해협을 둘러싼 불확실성이 지속되면 국제 유가가 다시 배럴당 100달러 선을 넘을 수 있단 전망이 나온다. 한국은 에너지 수입 의존도가 높기 때문에 유가 상승은 원화 가치에 불리하다.
#외환당국 개입에도 역부족…하반기 금리 정책 변수로
당분간 고환율 기조는 이어질 가능성이 있다는 전망이 나온다. 전규연 하나증권 연구원은 리포트에서 “대미 직접투자 비중이 지속적으로 늘어나면서 달러의 국내 공급 유인이 줄어들고 있어 환율은 하반기에도 1400원대에 머무를 것으로 전망한다”며 “미국의 산업 정책 변화가 한국 기업들의 대미 투자 의사결정에 직접적인 영향을 미치고 있다. 칩스법·IRA(인플레이션감축법) 등으로 반도체·배터리 기업들의 시설 투자 규모가 늘어나고 있다”고 짚었다.

한은은 국민연금과의 외환 스와프 등 시장 안정화 조치에 나섰다. 한은이 4일 발표한 외환보유액 통계에 따르면 5월 말 기준 우리나라 외환보유액은 4269억 9000만 달러로 4월 말 대비 8억 8000만 달러 줄었다. 하지만 미국·이란 전쟁이 언제 끝날지 모르는 불확실한 상황에서 달러를 대규모로 매도해 외환보유액을 줄이는 방식의 환율 방어는 외환당국 입장에서도 부담이 크다.
하반기 환율 흐름을 결정할 주요 변수로는 한은의 금리 정책이 거론된다. 5월 28일 한은은 기준금리를 연 2.50%로 유지하며 8회 연속 동결했다. 다만 신현송 총재가 “물가·성장·환율·부동산 등을 봤을 때 갈 길이 비교적 명확하다”며 사실상 금리 인상을 시사했다. 이와 관련, 백윤민 교보증권 수석연구위원은 리포트를 통해 “한은이 7월 인상을 포함해 연말까지 기준금리를 3.00%까지 인상할 것이라는 전망을 유지한다”라고 내다봤다.
김명선 기자 seon@ilyo.co.kr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