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민주 진영에선 절대적 열세에 가까운 성적표를 받아 왔지만, 그렇다고 이길 수 없는 지역은 아니었다. 2010년 열린 제5회 지방선거에선 무소속으로 출마한 김두관 전 민주당 의원이 당선됐다. 2018년 제7회 지방선거에선 김경수 전 경남지사가 승리했다.
이번 선거를 앞두고 정치권에선 김경수 전 지사가 승리했던 2018년 선거와 비슷한 선거 구도가 전개되고 있다는 관측이 나온다. 경남지역 정치권 한 관계자는 “2018년 지방선거는 박근혜 전 대통령 탄핵 여파가 남아 있는 상황이었고, 문재인 정부 출범 1년 만에 시행된 선거였다”면서 “이 선거에서 친노와 친문 적자로 불렸던 김경수 전 지사가 신승을 거뒀다”고 했다.
이 관계자는 “2026년 지방선거 분위기가 2018년과 상당히 유사하다. 윤석열 전 대통령 탄핵 여파가 ‘박근혜 탄핵정국’보다 심각하게 남아 있고, 다시 김경수 전 지사가 경남지사 선거에 출사표를 던졌다”며 “보수 진영 대통령 탄핵 후폭풍과 진보 진영 허니문이 맞물리는 상황은 ‘경남의 변수’가 충분히 발생할 수 있는 구도로 볼 수 있다. 이제는 양당 후보가 ‘변수의 변수’를 꼽아보며 결전의 결과를 만들어 내야 하는 시점”이라고 했다.

박 지사는 경남도청 소재지이자 경남에서 가장 인구가 많은 통합창원시에서 막강한 조직력을 보유한 것으로 평가 받는다. 전국 선거 판세가 국민의힘에 불리하더라도 박 지사가 ‘개인기’를 활용한다면 수성에 성공할 것이란 전망이 나오는 배경이다.
김경수 전 경남지사는 ‘험지’에서 한 차례 승리를 거둔 이력이 있다. 민주당은 3월 6일 김 전 지사를 경남지사 후보로 단수공천했다. 3월 10일 김 전 지사는 “이유 여하를 불문하고 민선 7기 도정을 끝까지 마무리하지 못해 진심으로 죄송하다”면서 “대한민국 새로운 성장동력이 될 수 있는 길을 통해 도민들에게 빚을 갚아야겠다는 다짐으로 경남에 돌아왔다”고 했다.
김 전 지사는 ‘드루킹 여론조작 사건’으로 2021년 7월 대법원으로부터 징역 2년을 확정판결 받았다. 당선무효형이었다. 2028년까지 피선거권을 잃게 됐지만, 김 전 지사는 2022년 윤석열 정부 특별사면 명단에 포함돼 재기 발판을 마련했다. 이재명 정부에서 지방시대위원회 위원장으로 활동하며 몸을 풀던 김 전 지사는 6·3 지방선거에서 정치 일선 복귀전에 나서게 됐다.
이번 선거가 8년 전 선거 지형과 비슷하다는 점은 김 지사에게 유리하지만 드루킹 여론조작 사건의 그림자는 넘어야 할 걸림돌이다. 경남지역 국민의힘 한 인사는 “친노 적자라는 이미지와 신선함이 2018년 김경수 전 지사의 승리를 이끄는 주요 동력이었다”면서도 “이번 선거에선 신선함이 사라지고, 드루킹 여론조작 사건이라는 ‘주홍글씨’가 남아 있는 상황”이라고 지적했다.

지역 정가에선 진보당 전희영 후보의 출마를 변수로 꼽는다. 조용한 진보당 경남도당 사무처장은 “내란 세력을 청산하려면 뭉쳐야 한다는 것이 중앙당 입장”이라면서 “박빙 지역에서 힘을 합쳐 이길 수 있다면 중앙당 차원에서 경남지사 후보 단일화를 추진할 수 있다”고 했다. 김 전 지사와의 단일화 가능성을 열어 놓은 것으로 풀이된다.
경남지사 승부처로는 인구수 ‘빅5’ 지역이 꼽힌다. 지난 3월 기준 행정안전부 주민등록인구 현황에 따르면 경남 인구는 319만 8787명으로 집계됐다. 그 가운데 98만 8000여 명이 창원특례시에 거주 중이다. 김해시 53만 2000여 명, 양산시 36만 1000여 명, 진주시 33만 5000여 명, 거제시 23만여 명이다. 총 244만 6000여 명이 이 다섯 지역에 거주하고 있는 셈이다. 경남 전체 인구의 74.6%를 차지하는 비중이다.
가장 인구가 많은 창원은 박 지사 홈그라운드로 통한다. 김해는 김 전 지사가 유리하다는 분석이다. 제20대 총선 때 김 전 지사는 김해을에서 여의도행 티켓을 거머쥔 바 있다. 더구나 김해엔 노무현 전 대통령 묘역인 봉하마을이 위치하고 있다. 양산엔 문재인 전 대통령이 거주하고 있다. 두 전직 대통령과 연관이 있는 지역서 김 전 지사가 얼마만큼의 세몰이를 할 수 있을지가 판세에 영향을 미칠 것으로 보인다.

정치평론가 윤태곤 더모아 정책분석실장은 경남지사 선거 판세와 관련해 “다른 지역들은 중앙정치 바람을 크게 타는데, 경남은 박완수 지사가 바람이 드는 곳을 닫아놓고 있는 형국이다. 전쟁이라기보다 전투로 선거를 치르려는 것으로 볼 수 있다”며 “민주당 쪽에서 볼 때는 진주라든지 창원이라든지 거점 도시를 기점으로 공세 수위를 높이고 있어 향후 판세가 어떻게 될지는 두고봐야 알 것”이라고 분석했다.
김경수 전 지사가 드루킹 사건 유죄 판결을 받았던 이력이 선거 변수로 작용할지 여부에 대해 윤 실장은 “김 전 지사 입장에서 마이너스면 마이너스지 플러스는 아닐 것”이라면서도 “그 요소로 인해 누가 이긴다, 진다를 논할 수 있을지는 미지수”라고 덧붙였다.
이동섭 기자 hardout@ilyo.co.kr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