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중앙선관위가 검토한 안건 수는 2022년부터 점진적으로 줄어들고 있다. 2022년 128건을 검토한 중앙선관위는 2023년 117건, 2024년 93건, 2025년 88건의 안건을 각각 심사했다. 2026년엔 5월 31일 기준 52건을 검토했다.
중앙선관위원들은 검토한 안건 수에 따라 수당을 받았다. 중앙선관위가 검토한 안건 세부내용은 외부에 공개돼 있지 않다. 정치권에선 안건 검토수당이 ‘깜깜이 수당’이라는 지적이 나온다. 노태악 전 중앙선관위원장은 2022년 5월부터 2026년 5월까지 안건검토수당으로 총 6630만 원을 받았다.


2023년 중앙선관위원들이 유독 많은 안건검토수당을 받은 이면엔 ‘단가 인상’이라는 변수가 있었다. 중앙선관위는 자체적으로 중앙선관위원 수당에 관한 규칙을 개정해 안건검토수당을 건당 10만 원에서 30만 원으로 인상했다.
2023년은 중앙선관위원들에 대한 공명선거추진활동수당 지급이 중단됐던 시기다. 공명선거추진활동비는 중앙선관위원장과 상임위원에게 290만 원, 비상임위원에게 215만 원 규모로 2014년부터 2022년까지 지급돼 왔다. 감사원은 2019년부터 공명선거추진활동비 수당 지급을 중단하라고 지적했다.
중앙선관위는 시정 시기를 최대한 늦추다 2023년 공명선거추진활동수당 지급을 중단하며 안건검토수당을 인상했다. ‘고정 급여’에 가까운 성격을 보였던 공명선거추진활동수당이 사라진 2023년 중앙선거관리위원장과 비상근 선관위원들이 받은 수당 총액 규모는 되레 늘어났다.
정치권 한 관계자는 “중앙선관위원 입장에서는 사실상 고정적인 수입이었던 공명선거추진활동수당 지급에 대한 문제가 제기되자, 안건검토수당 단가 인상으로 중앙선관위원들이 받아가는 돈이 줄어들지 않게끔 편법을 쓴 것이라는 의심이 존재했다”면서 “오히려 중앙선관위원들이 받아가는 수당 금액이 늘어나면서 ‘배보다 배꼽이 커졌다’는 지적이 나왔다”고 돌아봤다.


1년 단위로 계산하면 중앙선관위원장에게 연 3480만 원, 비상근 중앙선관위원에게 연 2580만 원 규모 공명선거추진활동비가 지급됐다. 공명선거추진활동비가 지급되기 시작한 뒤 안건검토수당 단가는 다시 10만 원으로 회귀했다.
선관위는 공명선거추진활동수당을 없앤 것과 안건검토수당 단가 인상 사이엔 관련이 없다는 입장이다. 선관위가 결정하는 사안 중요성에 따라 수당을 현실화하자는 취지로 안건검토수당 단가를 인상했다는 것이 선관위 측 설명이다.

주제발표문이나 검토보고서 분량이 A4용지 30장(200자 원고지 120장)을 초과하고, 내용이 독창적이며 가치가 있는 등 별도의 용역제공이 과다한 노력을 요구한 경우엔 25만 원 이내범위에서 사례금을 지급할 수 있다. 2023년 중앙선관위가 안건검토수당 단가를 30만 원으로 인상했을 당시엔 해당 행정예규를 근거로 위법성이 지적되기도 했다.

정치평론가 신율 명지대 교수는 “중앙부처와 관련된 안건검토수당을 받는 것은 문제 소지로 볼 수 없다”면서도 “핵심은 진짜 안건 검토를 했는지 여부”라고 했다.
신 교수는 “더 중요한 문제는 투표용지 부족사태 같은 엄청난 일이 벌어졌음에도 중앙선관위원들에 대한 책임을 묻기 어려운 상황이라는 것”이라면서 “수당을 많이 받아가더라도 일을 제대로 했으면 문제가 없다. 그런데 일을 제대로 하지 않았기 때문에 문제 소지가 되는 것”이라고 했다.
이동섭 기자 hardout@ilyo.co.kr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