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삼권분립에 따른 선관위원 추천은 정치적 공정성을 담보하기 위한 조치이지만, 실제 선관위원들의 역할 및 전문성엔 의문부호가 달린다. 장관급 상당 예우를 받는 선관위원들 가운데, 상임위원 1명을 제외하면 전부 비상근직이다. 중앙선관위원장 역시 비상근이다. 중앙선관위 수뇌부 대부분이 명예직에 가까운 형태로 직을 수행하고 있는 셈이다.
노태악 전 중앙선관위원장 대법관 임기는 3월 3일 만료됐다. 조희대 대법원장은 법원행정처장 출신 천대엽 대법관을 새로운 중앙선관위원장 후보로 내정했다. 그러나 천 대법관에 대한 인사청문회 일정이 잡히지 않았다. 인사청문특위조차 구성되지 않았다(관련기사 조희대가 지목해서? ‘후임 선관위원장’ 천대엽 인사청문회 표류 이유가…).

이 관계자는 “선관위 컨트롤타워는 물론, 중간 관리자 격인 17개 시·도 선관위에서도 시·군·구 선관위나 읍·면·동 선관위에 대한 지휘를 제대로 하지 못했던 것으로 드러나고 있다”면서 “각급 선관위에서 손을 놓고 있는 가운데, 선거 업무에 협조를 하는 일선 공무원들만 유권자와 마주하는 상황이 전개됐다”고 했다.
중앙선거관리위원회는 산하에 전국적인 조직망을 두고 있다. 시·도선거관리위원회 17개, 시·군·구선거관리위원회 255개, 읍·면·동선거관리위원회 3555개 등 총 3827개의 지역별 선거관리위원회가 운영되고 있다.
김승수 국민의힘 의원실이 중앙선관위로부터 제출받은 자료에 따르면, 전국 선관위 소속 공무원 정원은 총 3034명이다. 2022년엔 2961명이었다. 4년 새 선관위 공무원 정원은 2.4%가량 증가했다. 선관위 공무원 정원은 전국 각지에 있는 각급 선거관리위원회 수보다 적다.

각급 선거관리위원회 숫자와 선관위원 정원 등을 고려하면 선거 시기 전국에서 위촉돼 활동하는 비상근 선관위원 규모는 3만 명 규모로 추산된다.
선거 시기 주요 실무를 담당하는 이들은 상근 공무원 3034명과 선거기간 채용하는 단기 선거사무원들이다. 김승수 의원실에 따르면 선거를 앞둔 5월 말 기준, 상근 공무원 3034명 중 약 6%에 해당하는 181명은 휴직 중인 것으로 나타났다. 최근 10년 동안 선관위 직원 휴직 사유로는 육아휴직이 가장 많은 것으로 나타났다. 선거 시기에 유독 휴직자가 늘어나는 것을 두고 그동안 여러 차례 비판이 나오기도 했다.

거소투표는 유권자가 관할 투표소에서 직접 투표를 하기 어려울 때 활용할 수 있는 방식이다. 거소투표 대상으론 신체에 중대한 장애가 있어 거동이 불편한 유권자, 병원·요양소·수용소·교도소·구치소에 기거하는 유권자, 멀리 떨어진 영내나 함정에 근무하는 군인·경찰, 중앙선관위 규칙으로 정한 외딴 섬에 거주하는 사람 등이다.
거소투표 투표일은 유권자가 어떤 상황에 처했는지 종류에 따라 천차만별이다. 이번 지방선거에선 5월 23일부터 25일 사이 거소투표용지와 안내문이 발송됐다. 거소투표 신고를 한 유권자는 투표용지를 수령한 뒤 즉시 투표할 수 있다.
거소투표 대상자는 선관위로부터 거소투표용지를 우편으로 받은 뒤, 머무는 곳에서 기표를 한다. 표는 회송용 봉투에 넣어 등기우편으로 주소지 관할 선관위로 발송하게 된다. 투표지가 선거일 투표마감 시각까지 선관위에 도착해야 유효표로 인정된다.

유권자가 재외국민이거나 외국에 머무르는 경우 재외선거관리위원회 관리 아래 재외선거를 치른다. 재외선거관리위원회는 선거일 180일 전부터 선거일 30일 뒤까지 약 7개월간 활동한다. 지역별로 설치된 재외선관위원으로는 중앙선관위가 지명하는 2명, 국회교섭단체구성정당별 추천인 1명, 재외공관장 또는 공관장이 추천한 공관원 중 1명 등으로 구성된다. 위원 정수는 홀수여야 한다.
주민등록이 돼 있지 않은 대한민국 국적보유자는 재외선거인으로 분류돼 대통령선거와 비례대표 국회의원 선거에만 투표권을 행사할 수 있다.
재외국민 주민등록자와 외국에 머무르는 주민등록자는 국외부재자로 분류된다. 재외국민 주민등록자에겐 대선과 비례대표 국회의원 선거 투표권이 주어지고, 주민등록자에겐 대선과 지역구 및 비례대표 국회의원 선거 투표권이 주어진다. 다만 국회의원 재보궐 선거, 지방선거, 국민투표, 주민투표 등 선거에선 재외투표가 이뤄지지 않는다. 이번 6·3 지방선거에서도 재외투표는 진행되지 않았다.

2025년 2월 27일 감사원의 선관위 채용 등 인력관리 실태 감사보고서에 따르면 선관위는 2011년부터 2024년까지 재외선거 업무 지원을 위해 재외공관에 직원 158명을 파견했다. 파견 기간은 5개월에서 3년 사이인 것으로 나타났다. 해외 파견 재외선거관은 중앙선관위 소속 인력 중에서 선발된 것으로 알려졌다. 재외선거관은 통상 LA, 뉴욕, 도쿄, 오사카, 베이징, 상하이, 런던 등 재외국민이 많은 지역 공관에 제한적으로 파견된다.
재외선거관은 외교관 신분을 적용받는다. 재외공관 직무파견 업무처리지침에 따라 파견 자격을 평가받게 된다. 이에 따라 재외공관 파견 직원은 파견 전 공인 영어 성적(토익 790점 이상) 혹은 해당 국가 언어 시험 성적을 제출해야 한다.
선관위는 2011년 최초 재외선거관 파견 당시 갑작스러운 파견이라는 점을 근거로 들어 후보자 선발 과정서 국어 성적 요건을 면제해달라고 요청했다. 이후 선관위는 내부 규정을 개정, 단기 파견 직원에 대한 외국어 요건을 면제해 왔다. 선관위 공무원들은 해외 파견에 있어서도 일반 공무원들과는 다른 지침을 적용받은 셈이다.
선관위는 독자적인 해외 조직이 없다. 해외에 인력을 파견할 경우 현지 공관에 더부살이를 해야 한다. 외국어 능력이 부족한 재외선거관이 해외에 파견될 경우 재외선거관을 보조해야 하는 업무 소요가 일부 재외공관서 발생하는 것으로 전해진다.
국민의힘 한 관계자는 “거소투표, 선상투표, 재외투표 등 부득이하게 투표를 할 수 없는 유권자에 대한 참정권을 보장할 수 있는 수단은 이미 많다”면서 “선거 당일까지의 변수를 반영할 수 없는 사전투표제도를 유지해야 할 필요성이 있는지에 대한 논의가 활발해지고 있다”고 했다.
이 관계자는 “말도 많고 탈도 많은 사전투표가 유권자의 참정권 보장 확대를 위한 차원이라면, 본투표 기간을 늘려 오해의 싹을 잘라버리는 것도 하나의 대안이 될 수 있다고 본다”고 말했다.
2026년 중앙선관위 소관 세출예산안 규모는 4835억 7400만 원이었다. 2025년 3634억 700만 원 대비 33.3% 증가한 규모다.
정당보조금이 전년 대비 123.3% 증가한 1169억 8700만 원으로 편성됐고, 공명선거기반조성 예산은 553.6% 증가한 48억 3700만 원으로 편성됐다. 선거정보 및 기록물관리 예산은 328.5% 상승한 56억 2600만 원이었고, 전산운영경비(정보화) 예산은 50.8% 상승한 278억 8100만 원 규모였다.
위법행위 예방활동예산은 전년 대비 47.3% 늘어난 109억 5600만 원, 시험관리 및 전문성강화 예산은 440.3% 늘어난 18억 3700만 원, 위원회 운영 예산은 94.7% 늘어난 13억 6900만 원, 차량 및 물품 관리 비용이 82.6% 상승한 11억 500만 원으로 각각 편성됐다. 지방선거 관리 예산으로는 132억 8000만 원이 책정됐다.
이동섭 기자 hardout@ilyo.co.kr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