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영호 의원은 서울 서대문을 지역구에서 20대·21대·22대, 3선 국회의원을 역임했다. 그의 부친은 김대중 전 대통령의 정치 동지이자 6선 의원을 지낸 김상현 전 민주당 상임고문(2018년 별세)이다. 국민일보 기자 출신인 김 의원은 중국 베이징대에서 국제정치학 학사, 서강대에서 중국학 석사 학위를 받아 당내 대표적인 중국통으로도 꼽힌다. 21대 국회에서 외교통일위원회(전반기) 민주당 간사, 22대 국회에서 교육위원장(전반기)을 지냈다.

그는 “선거에서 이기는 정치적 기술은 알고 있지만 동지에게 모멸감과 상처를 주는 방식은 쓰지 않겠다”며 “공정하고 통합된 민주당을 만들어야 총선 승리와 정권 재창출이 가능하다”고 말했다. 다음은 김 의원과 일문일답.
―이번 최고위원 선거에는 초·재선 후보가 다수 출마했다. 3선 중진인 김영호 의원이 지도부에 반드시 들어가야 하는 이유는 무엇이며, 다른 후보들과 구별되는 경쟁력은 무엇인가.
“23대 총선에서 민주당이 승리해야 이재명 정부도 성공할 수 있는데 지금처럼 당이 분열된 구조로는 이길 수 없다. 저는 최고위원 선거에 출마한 14명의 후보 중 유일한 3선 의원으로서 당의 중심을 잡고 갈등을 하나로 묶는 통합형 리더십을 보여줄 수 있다. 당대표가 잘못된 길로 갈 때는 설득하고 제동을 거는 역할도 필요하다.”
―중진의 경험과 안정감을 강조하는 것이 자칫 세대 교체 요구와 충돌할 수 있다. 청년·초선 정치인의 발굴과 3선 중진의 역할을 어떻게 조화시킬 생각인가.
“어느 한 세대만으로 지도부를 구성하자는 것이 아니다. 청년의 참신함, 초·재선의 열정, 3선의 중심이 조화를 이루는 지도부가 가장 좋다. 중진의 경험은 청년과 초선의 도전을 막는 데 사용되는 것이 아니라 세대 간 갈등을 조정하고 각자의 장점을 하나로 묶는 데 쓰여야 한다.”
―민주당은 선출직 최고위원 가운데 1명을 청년 몫으로 별도 선출하는 방안을 추진했지만 당내 이견 끝에 도입이 무산됐다. 김 의원은 청년 후보 두 명을 별도 예비경선으로 선발해 본경선에 직행시키자는 방안을 제안했는데, 구체적으로 어떤 방식인가.
“청년 후보만 참여하는 예비경선이나 배심원 평가를 통해 두 명을 선발하고 기탁금 없이 본경선에 직행시키자는 것이다. 두 후보가 자력으로 전체 5위 안에 들면 선출직 최고위원이 된다. 모두 5위 안에 들지 못하면 더 많은 표를 받은 후보를 당대표가 지명직 청년 최고위원으로 임명하면 된다. 당대표와 가까운 사람이 아니라 당원의 선택을 받은 청년에게 대표성을 부여하자는 취지다.”
―제안한 청년 최고위원 선출 방식을 시행하려면 당대표와 지도부의 동의가 필요해 보인다. 당대표 후보들과 관련 논의를 진행했는지 궁금하다. 실제 도입 가능성이 있다고 보는가.
“송영길 후보는 지명직 최고위원 두 자리를 모두 청년에게 배정하겠다는 입장을 밝혔다. 청년 최고위원 별도 선출안이 무산된 만큼 다른 후보들도 청년을 지도부에 기용하지 않을 수 없다고 본다. 당대표가 자신과 가까운 사람을 선택하기보다 경선에서 당원에게 가장 많은 표를 받은 청년을 지명하는 것이 당원주권에 맞다.”

“세 후보 모두와 정치적 인연이 있다. 다만 정청래 전 대표의 연임을 저지하기 위해서는 김민석·송영길 후보와 강력하게 연대하고 있다. 정청래 지도부에 다시 기회를 줘서는 안 된다는 입장에는 변화가 없다. 여당 대표로서 부족한 점이 있었다고 보기 때문이다. 그렇지만 정 후보가 당원의 선택을 받아 대표가 된다면 그 결정은 존중해야 한다. 제가 최고위원이 되고 정 전 대표가 당대표 연임에 성공한다면, 최고위원으로서 정 대표를 설득하고 161명의 의원을 하나로 묶는 역할을 하겠다.”
―정청래 지도부가 소수 의원에게 의존하며 당 전체 의원을 활용하지 못한 ‘돛단배 리더십’을 보였다고 비판했다. 기존 지도부 운영의 가장 큰 문제는 무엇이었으며, 최고위원이 되면 이를 어떻게 바꿀 것인가.
“기존 지도부는 극소수의 가까운 의원을 중심으로 당을 운영하면서 161명의 국회의원을 제대로 활용하지 못했다. 대표와 최고위원 간 비공개 토론은 부족했고 공개 회의에서는 서로 공격했다. 새 지도부에서는 의원 한 명이 하나의 민생특위를 맡는 ‘1인 1특위 위원장’ 체제를 만들어 국회의원과 원외 지역위원장을 민생 현장에 모두 투입하겠다.”
―여당은 정부 정책을 뒷받침해야 하지만 민심을 정부에 전달하는 역할도 해야 한다. 정부 정책과 국민 여론이 충돌할 경우 최고위원으로서 어떤 기준으로 판단하고 행동할 것인가.
“당정 간에는 갈등이라기보다 이견이 있을 수 있다. 쌍방향 소통과 토론을 통해 합의점을 찾아가는 것이 민주당의 전통이다. 정부 정책이 국민 눈높이에 맞지 않는다면 민심을 정부에 분명하게 전달하겠다. 그렇다고 모든 정책을 여론에만 맞춰 갈 수도 없다. 정책의 취지가 국민에게 이익이 되고 정의롭지만 충분히 알려지지 않아 부정적인 여론이 형성될 수도 있다. 그런 경우 정부는 정책을 강행하기보다 더 많이 설명하고 국민을 설득해야 한다. 반대로 정책이 정의롭지 않거나 시대정신에 맞지 않는다면 조정해야 한다. 국민을 이길 수는 없다. 여론을 무조건 따라가거나 무시하는 것이 아니라 정책의 정당성과 국민의 이익을 기준으로 판단해야 한다.”
―민주당이 발의한 조작기소 특검법에는 특검이 넘겨받은 사건의 공소유지 여부를 결정할 수 있도록 하는 조항이 담겼다. 이 조항이 이재명 대통령 관련 재판의 공소취소로 이어질 수 있다는 비판도 제기되는데, 조작기소 의혹 규명과 공소취소 문제를 분리해야 한다고 보는 이유는 무엇인가.
“공소취소라는 표현이 먼저 나오면서 대통령을 위한 특혜라는 오해를 줬다. 우선 이재명 대통령에 대한 조작기소 의혹을 국정조사나 특검을 통해 규명했어야 한다. 검찰의 조작과 부정이 확인된 뒤에는 형사사법 체계에 따라 처리하면 된다. 공소취소가 목적이 아니라 조작기소 의혹의 실체를 규명하는 것이 먼저였어야 한다.”
―검찰 보완수사권을 전면 폐지하면 경찰의 부실 수사를 통제하기 어려워질 수 있다는 우려가 있다. 검찰의 직접 보완수사권 폐지 이후 수사 공백을 막기 위해 어떤 제도가 필요하다고 보는가.
“검찰의 직접 보완수사권은 남기지 말아야 한다는 입장이다. 대신 경찰 수사가 미흡하면 검찰이 구체적인 보완수사를 요구하고, 경찰이 정당한 요구를 이행하지 않으면 책임을 묻는 제도를 강화해야 한다. 수사와 기소를 분리한다는 원칙은 지키면서도 경찰의 부실 수사를 통제할 장치는 마련해야 한다. 오랜 논쟁으로 국민 피로가 큰 만큼 지도부가 빨리 결론을 내려야 한다.”

“공천은 정당의 공정성을 보여주는 가장 중요한 기준이다. 올해 12월까지 총선 경선 룰 설계를 마치고 내년 초에는 당원과 국민에게 공개해야 한다. 지난 지방선거처럼 규칙이 늦게 마련되고 숙의가 부족하면 경선 승리자와 탈락자 모두 불만이 남는다. 지역위원장과 출마 예정자, 당원이 참여하는 공론화를 거쳐 낙천자도 결과를 수용할 수 있는 예측 가능한 공천 시스템을 만들어야 한다.”
―이번 최고위원 선거 출마자 중 일부는 강성 당원들의 지지를 얻기 위해서인지 경쟁 후보를 공개적으로 공격하는 모습도 보이고 있다. ‘이기는 기술을 알지만 쓰지 않겠다’는 김 의원의 발언에는 어떤 의미가 담겨 있는가.
“이번 선거를 통해 공정이라는 원칙은 흔들려서는 안 된다는 메시지를 남기고 싶다. 국가와 사회, 정당 모두 공정하지 않으면 이길 수 없다. 선거에서 이기는 정치적 기술은 알고 있다. 상대 후보를 강하게 공격하고 동지들을 갈기갈기 찢어 놓으면 언론 노출도 늘고 강성 지지층의 지지도 받을 수 있다. 상대에게 모멸감을 주고 상처를 입히면 단기간에는 존재감을 키울 수도 있다. 하지만 저는 수단과 방법을 가리는 전당대회를 치르고 있다. 아무리 득표에 도움이 되더라도 동지를 저격하거나 상처를 주고 싶지 않다. 이기는 기술을 몰라서 쓰지 않는 것이 아니라 알면서도 쓰지 않는 것이 이번 선거에 임하는 제 원칙이다.”
―예비경선에 참여하는 중앙위원과 권리당원을 향해 자신을 선택해야 하는 이유를 짧게 제시한다면.
“민주당이 총선에서 승리하고 정권을 재창출하려면 공정한 정당이 돼야 하고 분열된 당을 하나로 묶어야 한다. 이재명 정부 탄생을 위해 함께했던 동지들의 상처를 최소화하고 모두 한 팀이 되는 민주당을 만들겠다. 공정해야 이길 수 있고 승리해야 개혁 과제도 완수할 수 있다. 김영호의 선택이 민주당의 승리다.”
김철준 기자 cj5121@ilyo.co.kr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