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앞서 7월 24일 서울고법 파기환송심 재판부는 최태원 회장이 노소영 관장에게 9440억 원을 현금으로 지급하라고 판결했다. 이혼에 따른 재산 분할 비율은 최 회장이 3분의 2, 노 관장이 3분의 1로 정해졌다. 재판부는 최 회장이 보유한 SK(주) 주식도 분할 대상 재산으로 인정했다. SK(주) 주식은 최 회장이 혼인기간 중에 취득해 노 관장이 함께 불려나간 재산이라는 이유에서다. SK(주) 주식 가액 산정 기준은 파기환송 전 2심 재판 마지막 변론일인 2024년 4월 16일 종가로 정해졌다.
최태원 회장이 재상고에 나선 배경으로는 단기간에 거액의 현금을 마련해야 하는 부담이 작용했다는 분석이 나온다. 최 회장은 노 관장에게 일부를 현금 대신 주식으로 지급하는 방안을 제시했으나 합의에 이르지 못한 것으로 알려졌다.
박주근 리더스인덱스 대표는 “최태원 회장이 SK(주) 지분 일부를 매각할 경우 경영권에 문제가 불거질 수 있고 주가에도 영향을 미칠 수 있다”며 “최 회장이 보유한 SK실트론 지분을 매각해도 실제 손에 쥘 수 있는 자금은 5000억 원이 안 될 것이란 전망이 나온다. 결국 다른 자금 마련 방안을 찾아야 한다는 고민이 재상고 결정에 반영된 것으로 보인다”라고 말했다.
최태원 회장은 현재 SK(주) 주식 1297만 5472주(지분율 17.9%)를 보유하고 있다. 현금 마련을 위해선 주식을 직접 매각하지 않고 지분을 담보로 대출을 받는 방법도 있다. 하지만 주가가 떨어지면 금융기관의 반대매매(임의 처분) 위험에 노출되고 추가 담보 제공이나 이자 부담이 생긴다. 최 회장은 이미 SK(주) 주식 약 21%를 담보·질권으로 제공하고 있다. 대출 규모는 4300억 원으로 알려졌다.

특히 재산분할 비율 조정이 다시 쟁점이 될 전망이다. 노태우 전 대통령 측의 300억 원 지원이 노소영 관장의 재산 형성 기여로 인정되지 않았는데도, 노 관장의 재산분할 비율이 기존 35%에서 33.3%로 소폭 낮아지는 데 그쳤기 때문이다. 이혼 이후 상승한 SK(주) 주가를 재산분할 비율 산정에 반영한 점도 최 회장이 다시 판단을 구할 쟁점으로 꼽힌다.
재계에선 최태원 회장의 재상고에 따른 경제적 득실을 가를 핵심 변수로 재산분할액 추가 감액 여부와 함께 SK(주)·SK하이닉스 주가를 꼽았다.
한국CXO연구소 측은 “SK(주) 주가가 1만 원 움직일 때마다 최 회장의 보유 지분 평가액은 약 1298억 원씩 변한다. 7월 24일 파기환송심 선고 당시와 비교하면 최 회장의 SK(주) 지분 평가액은 5800억 원 이상 줄어든 상태”라며 “SK(주)와 SK하이닉스는 최근 상당 기간 동반 상승하거나 하락하는 흐름을 보였다. SK하이닉스 주가가 큰 폭의 조정을 받고 SK(주) 주가까지 동반 하락한다면 최 회장의 주식 재산은 감소하고 같은 금액을 조달하기 위해 활용해야 하는 SK(주) 주식 수는 늘어날 수 있다”고 내다봤다.
김명선 기자 seon@ilyo.co.kr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