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신의 부인에게 필로폰을 투약한 뒤 친구들에게 성폭행 당하는 장면을 보며 성적 만족을 느끼는 파렴치한 남편을 처벌해달라는 엽기적인 내용이었다.
이를 제보한 부인에 따르면 이 남편의 엽기 행각은 이뿐만이 아니었다. 부인을 비디오방에 데려간 뒤 비디오방 주인과 성관계를 맺게 하는가 하면, 호스트바에 데려가 호스트와 변태행위를 하게 강요하기도 했다는 것.
일단 경찰은 피해자인 부인을 통해 이 같은 사실을 확인했다. 그 충격으로 인해 부인은 두 번의 자살을 기도했던 사실도 드러났다. 그럼에도 경찰로서는 이 제보를 전적으로 믿을 수만은 없었다. 그 내용 자체가 너무나도 황당했기 때문이었다.
▲ 자신의 아내와 외간남자의 성행위 모습을 보는 데서 강한 성적자극을 얻는 도착증은 간혹 영화나 소설의 소재로 등장하기도 하지만 현실로 드러난 사례가 극히 드물다는 점에서 이번 사건은 충격적이다. 사진은 합성처리된 것임. | ||
이 사건이 벌어진 곳은 수도권 한 도시. 사건의 당사자는 윤성민씨(가명·40), 유미연씨(가명·38·여) 부부였다. 남편 윤씨의 직업은 도박판에서 도박자금을 빌려준 뒤 높은 이자를 챙기는 속칭 ‘꽁지’였다.
그다지 떳떳할 것 없는 직업이었지만 그래도 이 덕분에 이들 부부는 고급 외제 승용차를 굴릴 만큼 돈도 벌었고, 80평 복층 아파트에 살 정도로 여유도 있었다.
이들 윤씨 부부가 지난 18년간 결혼생활을 해오면서 위기라고 할 만한 것은 없었다. 적어도 2년 전 윤씨에게 병마의 그림자가 짙게 드리워지기 전까지는.
당시 남편 윤씨가 당뇨병을 처음 앓기 시작할 때만 해도 그는 꾸준한 식이요법과 약물치료를 병행하면 금세 완치할 수 있다는 희망을 버리지 않았다.
그러나 투병기간이 길어지면서 이런 윤씨의 생각은 절망 쪽으로 빠르게 기울었다. 거의 매일 인슐린 주사를 맞아야 할 만큼 병세가 악화되기만 했다. 여기에 성기능마저 점차 떨어지면서 윤씨의 성적 도착 증세가 불거지기 시작했다.
그 증세로 가장 먼저 나타난 것은 마약에 대한 의존이었다. 경찰에 따르면 고교 선배인 김무환씨(가명·43)로부터 필로폰을 배운 윤씨는 지난 2001년 10월부터 부인 유씨에게도 강제로 필로폰 주사를 놓기 시작했다고 한다.
마약에 취한 채 부인과의 성관계를 시도하던 윤씨는 이마저도 여의치 않자 지난해 초부터 좀더 ‘색다른’ 자극을 시도했다. 그것은 바로 자신의 부인이 다른 사람에게 성폭행 당하는 장면을 지켜보며 대리만족을 얻는 것이었다.
같은 해 4월, 결혼기념일을 맞은 윤씨는 부인을 경기도 광명시의 한 모텔로 불러냈다. 남편의 지시대로 샤워를 마치고 나온 유씨는 남편이 침대 위에서 주사 바늘을 세운 채 기다리고 있는 모습을 목격했다.
유씨는 물론 이를 완강히 거부했다. 그러자 남편 윤씨는 “자꾸 반항하면 집에 있는 아이들까지 모두 죽여 버리겠다”는 협박을 서슴지 않았다. 결국 유씨는 남편이 이끄는 대로 필로폰 주사를 맞아야 했다. 이후 자극적인 성관계가 이어졌다. 윤씨의 엽기 행각은 여기서 그치지 않았다. 한창 성관계가 이어지고 있던 도중에 어디론가 전화를 걸어 “광명 ○○ 모텔에 있으니 빨리 오라”고 말한 것.
이윽고 남편의 친구 박성규씨(가명·40)가 성관계가 벌어지고 있는 윤씨 부부의 객실 문을 열고 들어왔다. 박씨는 놀라기는커녕 이미 모든 약속이 다 돼 있다는 듯 윤씨가 내미는 주사기를 피하지 않았다. 약에 취한 채 이런 광경을 바라보고 있던 유씨에게 다음 순간 더욱 황당한 일이 벌어졌다. 남편 윤씨가 자신에게 친구와 성관계를 하라고 강요한 것.
유씨는 눈물로 이를 거부했지만 남편의 우악스런 폭행에 맞서 끝까지 이를 마다할 수는 없었다. 결국 유씨는 남편이 자신의 양 손을 잡은 채 지켜보고 있는 상태에서 어쩔 수 없이 남편 친구와 성관계를 맺어야 했다.
이후에도 남편의 변태적 행위는 끊임없이 이어졌다. 상대도 늘 바뀌었다. 하루는 남편의 선배가 자신의 ‘파트너’로 초대되기도 했고, 또 하루는 유씨 자신보다도 어린 20대 후배가 상대역으로 등장하기도 했다. 경찰에 따르면 윤씨는 4명의 선·후배를 동원해 모두 12번에 걸쳐 부인 유씨에게 필로폰을 투약한 채 다른 사람과의 성관계를 강요한 혐의.
물론 유씨가 매번 남편의 엽기 행각에 말없이 동참한 것은 아니었다. 경찰에 신고할 생각을 전혀 하지 않은 것도 아니었다. 다만 그때마다 그녀의 귓가에는 “조금이라도 내 말을 듣지 않는다면 아이들은 물론 친정 식구들까지 모두 없애 버리겠다”는 남편의 협박이 맴돌았다.
윤씨의 엽기 행각이 알려지게 된 것은 우연이었다. 이 엄청난 일을 말없이 혼자 감내하고 있던 유씨가 지난 5월 두 차례에 걸쳐 자살을 기도한 것. 이 과정에서 유씨의 친정 식구들이 그녀가 겪고 있던 어처구니없는 일들의 전모를 알게 됐고, 즉시 경찰에 이 사실을 알렸다. 1년이 넘게 이어지고 있던 윤씨의 엽기 행각은 그제서야 제동이 걸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