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찰에서도 이 같은 사건의 특이성 때문에 사건 직후 관할 수서경찰서 강력반 전원을 포함해 서울경찰청 4개 강력반 등 50여 명의 수사전담팀을 꾸려 범인 검거에 나섰지만 결국 피의자를 검거하는 데는 실패하고 말았다. 한편 이 사건은 수사과정에서 유일한 용의자와 개를 대질시키는 등 사상초유의 수사기법을 동원해 화제를 모으기도 했다.
화성 연쇄살인사건은 미제사건의 대명사처럼 남아 있는 사건. 지난 86년 9월부터 약 10년간에 걸쳐 태안·동탄 등지에서 여성 10명이 성폭행당한 변사체로 발견됐던 이 사건은 최근 <살인의 추억>이란 영화로 다시 탄생하기도 했다.
지난 95년 서대문 S호텔에서 의문의 변사체로 발견된 인기그룹 듀스의 김성재씨(사망당시 23세) 피살사건도 많은 사람들의 가슴을 아프게 한 사건이다. 김씨의 애인은 사건 초기 이 사건의 유력한 용의자로 지목돼 1심에서 무죄가 선고됐지만 변호인의 끈질긴 법의학 투쟁 덕분에 무죄를 확정받았다.
결국 김씨의 살해범은 아직 검거하지 못해 사건은 미제로 남았지만 그가 생전에 다니다 졸업하지 못한 한양대에서는 김씨에게 사망 10주기가 되는 2005년 명예졸업장을 수여하기로 해 졸업하지 못한 한을 풀어주기로 했다.
대구 ‘개구리 소년 실종사건’ 역시 기억에 남는 미제 사건 가운데 하나다. 지난 91년 3월26일 개구리를 잡으러 집을 나간 대구 성서초등학교 소년 5명이 실종돼 많은 사람들을 안타깝게 했던 이 사건은 사건 발생 11년6개월 만인 지난해 9월26일 인근 와룡산에서 이들이 유골 상태로 발견되면서 ‘미제’라는 꼬리표를 뗄 절호의 기회를 맞았다. 그러나 이 사건은 그 이후에도 사인만 규명됐을 뿐 아직도 범인을 검거하지 못한 상태다.
결국 경찰은 지난 2월 수사본부를 해체했고 사건은 더욱 미궁으로 떨어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