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박진 의원, 원희룡 의원, 이재오 의원, 홍준표 의원 | ||
2006년 예정된 지방자치단체장 선거를 위해선 내년부터 본격적으로 준비를 해야 한다. 시간이 많지 않은 셈이다. 또 이 시장과 손 지사는 대권 경쟁을 위해 100% 단체장 연임에 나서지 않을 것으로 예상되는 만큼 예비후보들의 움직임도 빨라지고 있다. 현직 단체장이 연임에 나서지 않는다면, 절대강자가 없는 가운데 누구든지 열심히 하면 가능하다는 생각을 하기 때문이다.
박진 의원이 최근 국정감사에서 “미군 없이 한국군 단독 방어 땐 남침 16일 만에 서울이 함락될 수 있다”고 주장, 파문을 일으킨 것도 서울시장 경쟁과 연관돼 있다는 게 당내 일각의 분석.
서울시장 선거를 위해 마음이 조급한 박진 의원이 국감을 통해 부각되려다 보니 약간 무리를 하게 됐다는 것이다.
박 의원은 추석 전후로 철원지역 군부대 방문, 김수환 추기경 방문 등 박근혜 대표를 집중적으로 수행했다. 박 대표와 수행하면서 언론에 얼굴을 드러냈고, 친분도 과시했다.
▲ 오세훈 전 의원, 김덕룡 원내대표, 맹형규 의원, 박계동 의원 | ||
또 다른 서울시장 예비후보인 원희룡 의원은 조용히 정지작업에 나서고 있는 경우다. 원 의원은 비교적 높은 인지도를 바탕으로 젊은 층을 파고드는 데 주력하고 있다.
원 의원은 국가보안법 논쟁 국면에서 “참칭조항까지 포함해 국가보안법을 대폭적으로 개정해야 한다”고 주장하면서 개혁적인 성향을 과시했다. 최고위원으로서 개인생각을 너무 밝히지 말라는 당의 만류에도 불구하고 여러 차례 자신의 소신을 주장했다.
원 의원은 박근혜 대표와 일정정도 거리를 두면서 자신의 이미지를 관리하고 있다. 박 대표가 최근 보수적인 성향으로 회귀하고 있다고 판단하기 때문이다.
이재오 홍준표 의원 역시 서울시장을 향한 진군을 계속하고 있다. 이들은 현직인 이명박 서울시장과 가깝다는 점에서 유리할 것으로 생각하고 있다. 아무래도 전임자의 영향력이 있다고 보기 때문이다.
이들은 원래 박근혜 대표와의 대립각을 분명히 세우면서 ‘강력한 서울시장’의 이미지를 창출하려 했으나 박 대표와의 갈등 이후 잠시 차질을 빚었다. 하지만 한나라당내 비주류와의 유대를 강화하고, 문화계 인사들과 교류를 확대하는 등 물밑에선 부지런히 움직이고 있다.
이재오 의원은 이미 서울시장 도전을 위한 캠프를 결성했다는 소문이 당내에 퍼져 있으며, 홍준표 의원은 주변 정황을 좀더 살펴보고 있는 중이다.
한나라당에선 오세훈 전 의원이 다크호스로 분류된다. 오 전 의원은 당초 가려던 미국유학도 접은 채 국내에서 활동을 계속하고 있다. 최근에는 철인 5종 경기에 출전, 완주하면서 언론의 집중 조명을 받았다.
오 전 의원은 정치인의 식상한 이미지가 아닌 깨끗하고 참신한 이미지로 승부한다는 생각 아래 정치색을 탈색하고 있다. 오 전 의원은 정계은퇴 당시에도 ‘정치권을 떠난다고 했을 뿐’이라고 강조했다.
법무법인 지성의 공동대표를 맡고 있는 오 전 의원은 지난 8월 장애아와 미혼모 아이를 위해 써 달라며 ‘대한사회복지회’에 광고 출연 계약금 3천만원을 쾌척했다.
이번 달로 예정되어 있는 ‘제2회 사랑의 사진전’에 낼 사진을 찍기 위해 복지시설 수용 아동과 함께 모델이 된 것을 계기로 성금을 낼 생각을 하게 됐다는 후문.
정치권에서 여차하면 김덕룡 원내대표도 서울시장에 도전할 가능성이 있는 것으로 보고 있다. 김 대표는 현재 대권경쟁에 뛰어들거나, 대표경선에 참여하는 방안 두 가지를 생각중이나 상황이 여의치 않을 경우 서울시장으로 변경할 수 있다는 것이다. 당에서 자신의 위상을 확대시켜가고 있는 김 대표로선 유리한 방향의 선택을 할 수 있다.
▲ 1.남경필 의원, 2.임태희 의원, 3.김문수 의원, 4.안상수 의원, 5.전재희 의원 | ||
한나라당에선 맹형규 박계동 의원도 서울시장에 관심이 있는 것으로 분류하고 있다. 맹 의원은 당내 조직인 ‘국민생각’에서, 박계동 의원은 ‘국가발전연구회’에서 각각 중심 역할을 하면서 의원들과의 교류를 확대하고 있다.
차기 서울시장은 차차기 대권경쟁에서 아주 유리한 위치를 차지한다는 점에서 웬만한 의원들로부터 관심의 대상이다.
경기지사 역시 마찬가지다. 남경필 수석과 임태희 대변인의 경쟁이 가장 치열하다. 이들은 손학규 경기지사와의 친분을 과시하면서 영역을 확대하려고 애쓰고 있다. 임 대변인이 재선이면서도 대변인을 자원한 것도 인지도를 높이기 위한 의도였던 것으로 분석됐다.
남 수석은 원내 부대표를 맡으면서 39세의 나이에서 오는 경험부족을 보완하는 데 어느 정도 성공했다고 보고 있다. 남 수석은 한나라당 원내 전략의 상당부분을 책임지면서 당내 비토세력과의 화해에도 나서고 있다. 또 수요모임을 통해 소장의원들의 리더로서 입지를 굳혀가고 있다는 지적이다.
김문수 안상수 전재희 의원 등도 경기지사에 관심을 두고 있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이들은 초선 못지 않은 왕성한 정열을 보이며 국회 및 지역구 활동을 벌이고 있다.
2006년 지방선거는 노무현 정부에 실망한 여론 분위기 탓에 한나라당 후보가 당선될 가능성이 높을 것으로 전망된다. 이 때문에 한나라당 내부 경선만 돌파하면 본선에 유리하다고 생각하는 의원들 간에 양보없는 경쟁이 벌어지고 있는 셈이다. 이들의 갈등과 경쟁이 한나라당의 미래를 보는 또다른 관전 포인트로 등장하고 있다.
이필지 언론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