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산 인질살해범인 김상훈이 인질극 상황에서 부인의 작은딸을 성추행하고 살해했다는 진술에 이어 부인을 상습적으로 폭행하고 돈을 뺏어 도박 등에 사용한 것으로 드러나 충격을 주고 있다.사진=연합뉴스TV 영상캡쳐
[일요신문] 안산 인질살해범 김상훈 “외도한 아내 잘못, 경찰도 책임”
피해자들은 “…” 대인기피증세와 실어증세까지
안산 인질극 살해 사건의 피의자 김상훈(46)이 평소 도박과 게임에 빠져 별거 중인 부인의 돈을 뺏고 상습적으로 폭력까지 일삼은 것으로 드러났다.
경기 안산상록경찰서는 18일 김상훈의 부인 A(44)씨를 통해 이같은 진술을 확보했다고 밝혔다. A씨는 “김상훈이 평소 도박장이나 PC방에서 주로 시간을 보냈고 매달 많게는 100만원 이상 되는 돈을 빼앗아 도박비나 게임비로 썼으며, 특별한 직장이 없이 돈을 요구하다 거절하면 흉기로 찌르는 등 폭력을 일삼았다. 심지어 신고하면 죽인다고 협박했다”고 진술했다.
이어 A씨는 “김씨가 결혼 후에도 다른 여자들을 만나고 돈과 무관하게 술을 마시면 폭력을 일삼았다”고 덧붙였다.
경찰은 A씨가 김씨의 집착과 폭행을 견디다 못해 이별을 요구하자 김씨가 재결합을 요구하다가 뜻대로 되지 않자 범행을 저지른 것으로 보고 있다.
경찰은 17일 김씨에게 실시한 범죄심리분석에서 여성편력과 집착·폭력성이 강하며 일방적이고 자기주장만 내세우는 성향이라는 결과가 나왔으며, 범행 당시 환각상태일 가능성도 열어두고 현장검증 직후 김씨의 모발 등을 국립과학수사연구원에 보내 마약투약 여부를 검사하기로 했다.
김씨의 현장검증은 19일 오전 인질극이 벌어진 경기 안산시 상록구의 A씨 전 남편 B(49)씨 집에서 진행한다.
한편, 안산 인질살해범 김상훈은 지난 12일 오후 3시~3시30분경 A씨의 전 남편 B씨 집을 찾아가 B씨의 동거녀(32)를 감금하고 오후 9시께 귀가한 B씨를 흉기로 찔러 살해했다. 이어 오후 10~11시 귀가한 B씨의 큰딸(17)과 작은딸(16)을 감금하다 13일 오전 9시30분경 작은딸을 살해하고 5시간가량 인질극을 벌이다 경찰특공대에 의해 현장에서 체포됐다.
체포된 김상훈은 범행에 대한 책임을 부인 A씨에게 돌리고, 작은딸의 살해책임도 경찰의 대응 탓으로 돌리는 등 자신에게 불리한 진술을 거부하고 있는 상태이다.
반면, 숨진 B씨와 작은딸 외에 B씨의 동거녀는 사건 충격으로 실어증세와 대인기피증세를 보이고 있으며, B씨의 큰딸 역시 정신적으로 고통스러운 상태이다.
서동철 기자 ilyo22@ilyo.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