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전 총재측이 정치 활동과의 연계성을 강하게 부인함에도 불구하고 이 사무실에 대한 여론의 관심은 더욱 증폭되고 있다. 이 전 총재측이 밝힌 사무실 마련 이유나 임대 과정, 그리고 사무실을 차린 시점 등에 대해 여러 갈래의 궁금증이 불거지고 있는 것이다.
사무실 마련 이유에 대해 이 전 총재 측근인 이종구 전 언론특보는 “이 전 총재는 거의 1년 동안 옥인동 자택에서만 매일 24시간 생활하다시피 하며 답답한 나날을 보냈다. ‘외부 사무실을 마련해 출퇴근하면 정신건강에도 도움이 될 것’이라는 주변의 권유를 이 전 총재가 받아들인 것”이라며 “정치 활동과는 전혀 무관한 개인 사무실일 뿐”이라 못 박았다. 외부 사무실에 출퇴근하면서 손님맞이도 할 겸 해서 사무실을 낸 것이라는 설명이다.
이 전 총재 주변과 한나라당 내 일부 인사들에 따르면 이 전 총재는 최근 들어 부쩍 대외활동을 늘렸다고 한다. 얼마 전 한나라당 이재오 의원에 이어 박근혜 대표의 공식방문을 흔쾌히 받아들인 것에서 볼 수 있듯이 옥인동 자택을 방문하려는 정·관계 인사들을 전처럼 부담스럽게 대하지도 않으며 방문객들에게 자신의 정치적 견해도 밝히고 있다고 한다.
지난 대선 당시 친분이 두터웠던 기자들도 비보도를 전제로 옥인동을 자주 찾아가 이 전 총재와 세상 돌아가는 이야기를 나눴다고 전해진다. 가끔씩 옥인동 자택 인근의 산에 오르내리며 건강관리에도 신경 쓰고 있으며 이따금씩 부인 한인옥씨와 함께 영화 관람 등 문화생활도 즐겨왔다고 한다. 이 전 총재측이 밝힌 것처럼 정신건강을 해칠 정도로 ‘갑갑한’ 생활은 아니었던 것으로 보인다.
이 전 총재 사무실이 마련된 서울 남대문로의 D빌딩은 이 전 총재 사돈인 이봉서 전 동자부 장관 소유의 건물이다. 이봉서 전 장관은 이 전 총재 장남 정연씨의 장인이다. 이봉서 전 장관은 지난 2002년 3월 이 전 총재가 살았던 서울 가회동 소재 빌라를 이 전 총재에게 빌려준 것으로 주목을 받기도 했다.
당시 여권에선 이 전 총재를 향해 ‘이 전 총재가 무슨 돈으로 임차료가 월 1천만원에 이르는 호화빌라에 살 수 있는가’라며 자금 출처를 문제 삼아 맹공을 퍼부었고 끝내 이 전 총재는 현재 거주하는 옥인동 자택으로 옮겨가게 됐다. 당시 구설수에 올랐던 이봉서 전 장관 소유 빌딩의 사무실이 이 전 총재측에 임대된 것에 대해 특별한 수입이 없는 이 전 총재의 임대료 출처에 관한 논란이 일어날 수도 있는 대목이다.
이 전 총재 주변과 건물과 관계된 인근 부동산 업자들에 따르면 이 전 총재 개인 사무실의 임대 보증금은 약 3천만원, 월세는 3백만원 상당인 것으로 알려진다.
이에 대해 이종구 전 특보는 “모두 이 전 총재 자비로 지불한 것이다. 요즘 세상에 돈 안 내고 사무실 얻어 쓰면 다 들통나게 돼 있다”라며 확대해석을 경계하기도 했다. 이봉서 전 장관 소유 빌딩을 사용하게 된 것에 대해 이 전 특보는 “사무실이 필요해서 물색하던 중에 마침 이 전 장관 빌딩에 빈 사무실이 있다는 것을 들었다. 어차피 똑같이 낼 돈인데 아는 분 소유의 건물에 들어가는 것이 더 좋지 않겠나”라고 설명했다.
이 전 총재측이 이 사무실을 쓰기 시작한 것은 9월 중순께부터라고 한다. 사무실 마련 이후 각 언론에 이 사무실 관련 보도가 나오기까지 한 달 정도가 걸린 셈이다. 이에 대해 이 전 총재의 한 측근은 “사무실 낸 것을 공개하고 싶지 않았다. 개인 사무실인데 괜한 정치적 오해를 불러올 수 있지 않겠느냐”고 반문하기도 했다.
이종구 전 특보는 “공개 안하려 했는데 정보기관에서 사무실 관련 정보를 인지하고 상부에 보고하는 과정에서 정치부 기자들에게 흘러나간 것으로 안다”며 “이 과정에서 여권이 이 정보를 확대재생산해서 이 전 총재가 마치 정치 일선에 복귀하는 것처럼 부풀리고 있다. 이에 대해 이 전 총재가 상당히 불쾌하게 생각한다”고 전했다.
이에 대해 정치권의 한 관계자는 “이 전 총재측이 정보기관에 사무실 관련 정보가 입수될 것을 몰랐겠나. 이 전 총재가 박근혜 대표를 만나기 직전, 별도 사무실을 차려놓은 점도 정치 활동 재개라는 의혹을 살 부분이 될 것”이라고 의문을 제기했다.
이 전 총재 사무실은 약 20평 정도 넓이로 현재 여직원 1명이 상주한다고 한다. 이 전 총재 측근인사는 “사무실 낸 것이 알려지면 기자들이 몰려올 수도 있는 것이고 그렇게 되면 필요 없는 오해도 생기겠지만 막상 사무실 가보면 책상 몇 개만 있고 간단히 손님 맞을 정도 외엔 별다른 집기도 마련돼 있지 않다”고 밝혔다.
사무실 마련 이후 이 전 총재도 자주 사무실에 나갔지만 사무실 관련 보도가 나간 직후 이 전 총재는 미국 후버연구소 연구결과서 제출과 세미나를 이유로 미국행 비행기에 몸을 실었다. 현재 상주하는 여직원 1명 이외에 이종구 전 특보와 이흥주 전 특보가 자주 드나들면서 손님맞이를 하고 있다고 한다. 아직 집기도 제대로 마련되지 않은 20평 남짓한 이 사무실이 정가 호사가들의 예상처럼 앞으로 ‘큰일’을 낼지 좀 더 지켜볼 일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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