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누리당의 전북에 대한 `구애(求愛)‘ 노력이 보통이 아니다. 새누리당은 전북지역에서 1996년 15대 총선에서 국회의원을 배출 한 후 네 차례 전패했지만 차기 집권을 위해서는 전북을 불모지로 그냥 두어서는 안된다는 판단에 따라 강력한 `서진(西進)전략’을 펴고 있는 것이다.
새누리당 지도부는 22일 흔히 ‘여당 불모지’라 불리는 전북에서 두 번째 현장 최고위원회를 갖고 4·29 재보궐 선거와 내년 20대 총선을 위한 민심 잡기에 나섰다.
이날 참석한 당 지도부는 한 목소리로 새만금 개발사업과 탄소산업 및 국가식품클러스터 육성 등 지역 현안에 대한 관심을 크게 나타내면서 집권 여당의 지원 약속을 쏟아냈다.
특히 연이틀째 전북에 머물고 있는 김무성 대표는 최근 지지율이 상승하고 있는 점에 주목, 4·29 재보궐 선거와 내년 20대 총선, 대선에서의 승리에 군불을 지폈다.
김 대표는 “전북은 1996년 이후 네 차례 총선에서 전패를 기록해 사실상 불모지대가 됐다”며 “그러나 박 대통령이 대선에서 13.2%의 지지를 얻고 지난 지방선거에서 새누리당 도지사 후보가 20.4%의 지지를 얻는 등 변화의 바람이 불고 있다”고 강조했다.
이어 “전북 정치는 야당의 수레바퀴 하나로 제대로 굴러갈 수 없다”며 “여당 수레바퀴가 함께 가야 지역 발전이 가능한 만큼 도민 여러분이 마음의 벽을 허물면 전북 발전을 위해 힘쓰겠다”고 말했다.
비록 “전북도민이 변하면”이라는 전제는 달았지만 평소 말을 가려하는 김 대표의 이같은 태도는 아주 이례적이다. 전에 없이 적극적이고 진지한 모습이다. 사실상 요 며칠처럼 김 대표와 새누리당이 전북지역에 적극적 관심을 보인 예가 없기 때문이다.
새누리당과 김 대표의 움직임이 표를 의식한 지극히 계산된 행동이라는 생각이 없지 않지만 한켠으로는 `전례‘’가 없는 적극성 때문에 다소나마 기대감이 드는 것도 사실이다. 이날 ‘전북 현장 최고위원회의’를 지켜본 전북도청 공무원들 역시 의아해 하면서도 내심 기대하는 눈치였다.
그러나 아무리 표가 아쉬워도 새누리당이 이 시점에서 잊지 말아야 할 것이 있다. 이런 전략들이 그야말로 `표‘만을 의식한다면 `전북 뿌리내리기’는 요원한 일이 될 것이다.
“예산지원에 힘쓰겠다”는 등의 약속이 실천없는 헛구호에 그치거나 과거처럼 앞에서는 칭찬하고 뒤에서 ‘뒷통수 치는’ 지역감정 자극하기식 정치행태를 계속한다면 ‘서진전략’은 실패한다는 사실을 알아야 한다.
새누리당의 ‘서진전략’이 호남인들이 안고 있는 새누리당과 뿌리인 과거 한나라당 등에 대한 ‘역시나’의 집단기억까지 희석시킬 수 있을지는 여전히 미지수이다.
정성환 기자 ilyo66@ilyo.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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