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년 코스타리카 자포테에서 열리는 ‘자포테 투우’는 스페인과 멕시코에서 열리는 투우 경기와는 사뭇 다르다. 대개는 소가 죽거나 크게 상처를 입어야 경기가 끝나지만 ‘자포테 투우’는 소들이 멀쩡하게 살아서 네 발로 경기장을 걸어 나간다.
사람의 힘을 과시하는 축제가 아닌 소를 축복하는 축제인 만큼 ‘자포테 투우’의 경기 규칙은 단순하다. ‘소는 사람을 다치게 할 수 있지만, 사람은 소를 다치게 해선 안 된다.’
때문에 투우 경기장 안에서 여러 명이 한데 뒤엉켜 소를 피해 다니는 모습은 그야말로 손에 땀을 쥐게 한다. 가장 근사하고 멋진 자세로 소를 피하거나 달려오는 소를 가장 늦게 피하는 사람에게는 상금이 주어진다.
하지만 ‘자포테 투우’ 역시 동물보호단체의 비난을 피하진 못하고 있다. 아무리 소를 해치진 않아도 엄연한 동물 학대라는 것이다. 또한 너무 위험하다는 지적도 끊이지 않고 있다. 매년 200명 이상이 부상을 당하고 있으며, 이 가운데 수백 명은 병원에 입원할 정도로 중상을 입곤 한다.
김민주 해외정보작가 world@ilyo.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