광주시청 ‘전두환나무’ 눈총 받다 자연 고사
2007년 이전 발행됐던 1000원 권 지폐 뒷면에 등장했던 안동 도산서원 내 금송이 신권에서는 자취를 감췄다. 신권에서 사라진 ‘금송’은 박정희 전 대통령이 1970년 12월 청와대 집무실 앞 금송을 도산서원으로 옮겨 심은 것이었다. 하지만 2년 만에 고사하면서 당시 안동군이 동일 수종을 구해 같은 자리에 심었다. 하지만 이후에도 이 금송은 우리나라에서 자생하지 않는 일본 특산종이라는 이유로 여러 차례 구설에 올랐다. 결국 안동시는 2013년 ‘도산서원 종합정비계획’을 발표하면서 ‘자연경관을 저해한다’며 도산서원 내 금송을 서원 밖으로 옮겨 보존하기로 했다. 사실상 ‘퇴출’인 셈이다.
VIP 기념식수 수난사에는 전두환 대통령의 기념식수가 빠지지 않는다. 전 전 대통령이 1986년 2월 안동시를 방문한 뒤 시청 마당에 심은 섬잣나무는 유리창에 반사된 햇볕으로 인해 반쪽이 고사하면서 기형으로 변했다. 안동시는 이 섬잣나무를 2번이나 옮겨 심었지만 원래의 수형을 회복하지는 못했다. 현재 전 전 대통령의 섬잣나무는 반쪽이 고사한 채 안동시청 한 켠에 서 있다.
광주시청 앞에 심어진 전 전 대통령 기념식수인 동백나무도 광주시민들의 눈총을 받으며 제거 논란 중심에 선 바 있다. 5·18 유족회를 중심으로 “광주를 대표하는 시청 내에 학살자를 기념하는 식수를 방치하고 있는 시의 입장을 이해할 수 없다”며 전 전 대통령 나무 제거를 요청한 것이다. 하지만 광주시의 보호를 받고 있던 전 전 대통령의 동백나무는 지난 2007년부터 시들기 시작해 결국 2011년 8월경 자연 고사해 폐기처분됐다.
VIP 나무 수난사에서 외국 정상들의 기념식수도 예외는 아니다. 1982년 당시 조지 부시 부통령이 심은 ‘국회 1호 기념식수’인 주목이 1982년 고사하면서 대신 화백나무가 심어진 것이다. 하지만 화백나무 역시 왜색논란에 휩싸이면서 결국 뿌리가 뽑혔고, 다시 또 다른 주목이 심어지기도 했다.
배해경 기자 ilyohk@ilyo.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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