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주점 ‘박하사탕’의 내부. | ||
여의도 국회 앞 LG 에클라트 빌딩 지하에 있는 주점 ‘박하사탕’의 주인 오영애씨(여·45)는 자신의 가게가 신문에 실린다는 말에 우려의 말을 먼저 꺼냈다.
오씨는 2002년 대선 당시 노무현 후보 캠프에서 ‘희망의 포장마차’를 이끌었을 정도로 노 후보가 대통령이 되는 데 앞뒤 가리지 않고 뛰었던 열혈 지지자였다. 그런 오씨가 지난 8월 초에 개업한 ‘박하사탕’이 옛 노사모 인맥의 새로운 휴식처가 되고 있어 눈길을 끌고 있다.
가게의 위치 때문인지 이곳을 가장 많이 찾는 사람들은 열린우리당의 386 국회의원들이다. 정청래, 우상호, 유시민 의원이 이 곳을 자주 찾는 단골이라고 전해진다.
또 대선 때 노사모 활동을 함께했던 사람들의 발길도 잦다고 한다. 가게 이름도 노사모를 이끌었던 명계남씨가 제작했던 영화 <박하사탕>의 제목을 그대로 사용한 것이다. 가게 안에 들어서면 바(bar) 안쪽에 크게 걸려 있는 <박하사탕>의 포스터가 처음 눈에 띄는데 명씨의 전폭적인 지지를 받은 만큼 가게 이름에 ‘저작권’ 문제는 없었다고 한다.
지난 2002년 당시 오씨는 부산의 철강 관련 회사에 다니고 있었다. 그러나 서울과 부산을 오가며 노사모 활동을 하다 보니 회사 일을 그만둘 수밖에 없었다. 대선 후 부산에서 다시 철강 분야 일을 시작했지만 여러 가지 정황이 그녀를 다시 서울과 부산을 오가게 해 결국은 부산의 일을 접고 서울에 정착하게 됐다.
서울 생활을 위해 생각해 낸 것이 주점이었는데 정청래 의원 등 옛 동지들이 단골이 되어 주겠다며 국회 앞에 가게를 낼 것을 제안해 지난 8월 이곳에 개업을 했다고 한다. “먹고 살려고 연 가게인데 어쩌다 보니 졸지에 ‘술집 사장’이 돼버렸다”는 오씨는 포장마차를 할 때의 푸근한 모습과는 달리 세련된 모습이었다. 그러나 설거지를 할 때는 어느 새 억척 여성으로 다시 돌아갔다.
기자가 찾아간 지난 4일 오후 5시에는 아직 손님이 들지 않아 한산한 모습이었지만 잠시 후 문을 열고 명계남씨가 들어왔다. 지나가던 길에 들렀다는 명씨의 자연스런 모습에서 이곳을 자주 찾는다는 것을 짐작할 수 있었다. 오씨는 명씨에게 라면으로 식사를 대접했다.
명씨가 가고 난 뒤에는 노혜경 국정홍보비서관이 들러 역시 라면을 먹기도 했다. 오씨와 인연을 가진 사람들의 발길이 왜 끊이지 않는지 알 수 있는 모습들이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