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제는 저도 시장입니다” 광주시청 민간 용역노동자 74명이 ‘비정규직’이란 설움의 꼬리표를 떼던 12일 오전 시청사 소회의실에선 ‘직접고용 전환자 신분증 수여식’이 열렸다. 시청사의 청소․경비․시설․민원․주차안내 등 궂은일을 도맡아온 용역노동자들은 윤장현 시장으로부터 수여받은 신분증을 바라보며 말없이 눈시울을 붉혔다. <사진=광주시 제공>
[일요신문] “이제는 저도 시장입니다.”
광주시청 직원 신분증을 목에 건 용역업체 노동자들은 십 수 년 짊어진 멍에를 내려놓은 듯 눈물을 글썽였다.
광주시청 민간 용역노동자 74명이 ‘비정규직’이란 설움의 꼬리표를 떼던 12일 오전 청사 소회의실에선 ‘직접고용 전환자 신분증 수여식’이 열렸다.
시청사의 청소․경비․시설․민원․주차안내 등 궂은일을 도맡아온 용역노동자들은 윤장현 시장으로부터 수여받은 신분증을 바라보며 말없이 눈시울을 붉혔다.
길게는 12년간 매일 아침 시청에 출근하면서도 ‘한 식구’라는 생각을 한 번도 가져보지 못한 용역노동자들은 ‘이제는 나도 시장! 자부심과 열정을 갖고 일하겠습니다’라는 손팻말로 감사를 전했다.
윤 시장이 새해 첫 결재로 ‘공공부문 비정규직 고용개선안’에 서명한 지 42일 만에 정규직 전환 절차를 밟게 된 이들은 시청 내 필수 업무를 담당하면서도 용역직이란 신분 때문에 2년마다 재계약과 만료에 따른 고용불안에 시달려야했다.
비록 이날은 시청 ‘기간제근로자’ 신분증을 목에 걸었으나 용역직에서 직접고용을 거쳐 신분 전환이 마무리되는 2년 후에는 ‘공무직’으로 임용될 예정이다.
한 동안 웃음꽃을 피우던 윤 시장도 전환자 대표인 이매순 공공운수노조 광주시청지회장에게 건네는 편지를 낭독하면서 결국 눈물을 보였다.
윤 시장은 “이름표는 있는데, 신분증이 없는 여러분들을 보면서 많은 생각을 해왔다”며 “오늘은 인간의 존엄과 노동의 신성함이 얼마나 고귀한 가치인지 다시 깨닫는 날이다”고 말문을 열었다.
▲시청사의 청소․경비․시설․민원․주차안내 등 궂은일을 도맡아온 용역노동자들은 윤장현 시장으로부터 수여받은 신분증을 바라보며 말없이 눈시울을 붉혔다. 전환자들은 마지막 기념사진촬영 순서 직후 윤 시장을 헹가래쳤다. <사진=광주시 제공>
이어 “광주가 먼저 결단하고, 시작한 이번 일은 상생과 화합의 시대를 여는 마중물이 될 것이다”며 “오랫동안 이 순간을 참고 기다려온 가족 여러분께 진심으로 축하를 전한다”고 말한 뒤 한동안 고개를 들지 못했다.
전환자들은 미리 준비한 감사 동영상을 통해 “매년 새로 썼던 이력서 대신 신분증을 받아들어 너무 행복하다”, “날씨는 춥지만 출근길이 가벼워졌다”며 화답했다.
아울러 전환자들은 마지막 기념사진촬영 순서 직후 윤 시장을 들어 올리는 헹가래 이벤트를 펼쳐 눈길을 끌었다. 오찬까지 함께 한 윤 시장은 “시민을 섬기는 자세로 함께 해달라”고 당부했다.
정성환 기자 ilyo66@ilyo.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