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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지난 10월 청와대에서 만난 노무현 대통령(왼쪽)과 문희상 의원 | ||
이와 함께 노무현 대통령의 ‘복심’이라 일컬어지는 문희상 의원의 당권 도전 여부도 주목받고 있다. 문 의원이 출마를 선언하게 될 경우 정동영 김근태 두 ‘잠룡’을 당 의장 후보군에서 제외한 상태를 가정한다면 그 파괴력은 다른 어떤 후보보다 훨씬 클 것이라는 진단이 나오고 있다. 흥행여부가 불투명한 내년 3월 전당대회에 문 의원이 본격적으로 가세할 경우 여권 내 역학구도의 대대적인 재편이 이뤄질 전망이라 이에 기대를 거는 시각이 점차 늘어나고 있는 형국이다. 특히 ‘친노 직계’ 그룹이 문 의원의 당 의장 출마 당위성에 깊은 관심을 보이고 있어 향후 이들과 문 의원 간의 당권 레이스를 둘러싼 관계설정 여부에 정가의 관심이 쏠리고 있다.
문희상 의원은 ‘실질적인 정무수석’이란 평을 들을 정도로 그동안 철저하게 노 대통령의 입장에서 당내 문제 조율에 앞장 서 왔다. 대치 국면을 벌이고 있는 야당과의 국정 협조 측면에서도 소위 ‘정치권 마당발’이라 불리는 문 의원에 걸 수 있는 기대치가 높다는 평이다. 이는 곧 내년 전당대회 이후 치열하게 벌어질 당내 대권 주자 경쟁의 과열을 어느 정도 차단하는 동시에 여·야 협조의 장을 열 수 있는 인물로 각인될 수 있는 대목이다.
여권 내 친노그룹의 한 인사는 “아직 출마자들이 구체적으로 정해진 것은 아니지만 청와대 입장에서 고려한다면 문 의원 출마가 제일 좋은 카드가 될 것”이라 밝혔다. 최근 고위 당·정·청 협의회에서는 의견차를 견디지 못한 당 인사가 회의석상을 박차고 나가는 경우가 몇 번 있었다고 한다. 열린우리당 의원총회에서도 ‘우린 거수기가 아니다’라며 정부안을 받아들이지 않는 여러 의원들의 ‘소신 발언’이 터져 나오기도 했다.
친노 직계 인사들은 노 대통령의 의중을 가장 잘 알고 있는 문 의원 같은 인사가 지금처럼 ‘물밑’이 아닌 당의 ‘전면’에 나서야 여당이 청와대를 곤혹스럽게 하는 일이 줄어들 것으로 보고 있다. ‘친노 직계’로 분류되는 여권 내 한 인사는 “당내 영이 안 선다. 어차피 내년 전당대회 이후 대권주자들이 각개약진하면 지금보다 더 할 것이다. 여당이 노 대통령의 국정 보좌에 전력할 수 있는 분위기를 만들 수 있는 사람으로 그나마 문 의원이 제격일 것”이라 밝혔다.
친노 직계 그룹 내부에서 문 의원 당권 도전 필요성에 대한 목소리가 나오고는 있지만 머리를 맞대고 심도 있게 논의를 갖지는 못하고 있다. 4대 개혁입법 처리문제가 중심이 된 정기국회 상황이 여의치 않은 탓에 당권 운운하기가 조심스러운 것이다. 노 대통령 최측근인사인 서갑원 의원은 “아직 전당대회에 대해선 구체적으로 말할 수 있는 때가 아니다. 너무 이르다”고 밝혔다.
이에 대해 정세 분석에 밝은 열린우리당의 한 재선 의원은 “문 의원 출마를 상정했을 때 당 전반에 미치는 파장을 고려하면 청와대나 친노 그룹이 반길 수밖에 없다. 역대 대권주자들이 대통령을 정면 비판하면서 차기 주자로 발돋움해왔고 지금 여권 내 분위기를 볼 때 이번 정권에서도 차기를 노리는 주자들이 서로 앞 다퉈 노 대통령을 정면 공격할 가능성이 크다. 이런 분위기에서 노 대통령의 복심으로 통하는 문 의원 같은 사람이 당 중심에 자리잡고 있는 것을 청와대도 은근히 바랄 것”이라 밝혔다. 이른바 ‘노심’이 문 의원을 향할 것이란 예측이다.
이 의원이 전망했던 대권 주자들의 ‘노 대통령 밟고 가기’는 이미 시작됐다는 평이 여권 내부에서 나온다. 김근태 보건복지부 장관이 “뉴딜 정책에 국민연금을 사용해서는 안된다”며 현 정부의 시책을 정면 비판하고 나선 것에 주목하는 것이다. 차기 주자로 인식돼 온 김 장관의 이 같은 행보에 대해 이미 여권 내부에선 ‘장관직을 버리고 당에 복귀하기 위한 수순’ ‘국민연금 운용 부실 책임을 노 대통령에게 떠넘기려는 한다’는 등의 여러가지 분석들이 나돌고 있다. 정동영 장관에 대해서도 당권 도전설이나 전당대회 개입설이 나돌지만 측근들은 “전혀 그럴 가능성 없다”고 강력 부인하고 있다.
문 의원과 가깝게 지내는 한 열린우리당 의원은 “신기남 전 의장도 출마한다고 하고 천정배 원내대표도 출마를 하려는 것 같다. 당권파만 분열 양상을 보이는 게 아니다. 김근태 장관의 당 의장 출마설도 계속 나돌고 이부영 장영달 등 재야 출신 인사들도 모두 각개 약진에 나설 분위기다. 이렇게 혼란스러울 때 문 의원이 전격 출마선언을 한다면 여권 내부에서는 물론 정국의 최대 관심사로 부각될 수 있다. 이렇게 되면 차기 주자 간의 혼탁경쟁도 방지하는 동시에 흐트러진 당 분위기 수습도 가능하다”라고 전망했다.
한편 이 같은 분위기에 대해 문 의원측은 “지금 출마 문제를 논의하기에 적절한 시점이 아닌 것으로 보고 있다”라며 “정기국회가 끝난 다음에 거취 표명을 할 것”이라고 밝혔다.




